홍성호 한국지멘스에너지 대표
현 한국지멘스가메사리뉴어블에너지 대표, 
전 삼성전자 세일즈 매니저, 
전 효성그룹 세일즈 매니저 사진 한국지멘스에너지
홍성호 한국지멘스에너지 대표
현 한국지멘스가메사리뉴어블에너지 대표, 전 삼성전자 세일즈 매니저, 전 효성그룹 세일즈 매니저 사진 한국지멘스에너지

“성장 중심의 효율적인 한국 문화와 소통·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여기는 선진국 문화를 동시에 경험한 세대라고 본다.”

글로벌 에너지 전문 기업 한국지멘스에너지의 홍성호 대표는 1970년대생 리더의 경쟁력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1977년생인 홍 대표는 2023년 4월 당시 마흔여섯의 나이로 한국지멘스에너지의 대표를 맡았다. 역대 최연소였다. 그만큼 독일 지멘스에너지 본사에서도 젊은 경영인에 대한 기대가 컸을 수밖에 없다. 홍 대표는 “전 세계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장의 변화에 맞춰 조직 문화가 유연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라며 “1970년대생이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를 동시에 경험했기 때문에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뿐 아니라 독일 지멘스에너지 본사 내 이사회도 1970년대생 이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에너지 산업 트렌드에 우리가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멘스에너지는 어떤 회사인가.
“지멘스에너지는 순수 에너지 전문 기업이다. 풍력·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송·변전 설비, 대형 가스터빈 등 에너지 가치 사슬 전반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세계 전력 시장의 6분의 1이 지멘스에너지의 기술을 기반으로 전력을 생산할 정도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90여개국에서 9만2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선 민자 발전사 및 발전 자회사와 협력해 대형 발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고효율 가스터빈을 통해 한국의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 실천을 지원하고 있다.”

2023년 4월 지멘스에너지의 한국 대표로 선임됐다. 입사 전에는 삼성과 효성에 있었다고.
“2004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영업부서에서 근무하며 기초를 다졌다. 국내 풍력 발전 시장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2009년 효성그룹으로 옮겨 풍력발전 관련 해외 영업 매니저로 경험을 쌓았다.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과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보유한 국내 기업에서의 경험 덕분에 문제를 대하는 긍정적 자세와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력을 기를 수 있었다.”

그러다가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에너지에서 일하게 됐다.
“국내 에너지 산업의 미래 성장 기회와 탄소 중립(net zero·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량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지 않는 상태)이라는 한국이 당면한 과제에 주목했다. 그래서 2014년 한국지멘스에너지에 입사해 한국 육상·풍력 시장 영업을 맡으며 시장 발전을 주도해 왔다. 2020년부터는 한국지멘스가메사리뉴어블에너지 대표이사로, 2023년 4월부터는 한국지멘스에너지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다. 현재 지멘스에너지의 기술 경쟁력과 유럽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목표 달성에 일조하고 있다.”

1977년생으로 한국지멘스에너지 역대 최연소 대표다. 1970년대생 경영인의 장점은 무엇인가.
“국제화 시대에 성장할 수 있었던 시대적 배경이 아닐까 싶다. 1970년대생 경영인들은 해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덕분에 글로벌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과거 성장 중심의 효율적인 한국 문화와 소통·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여기는 선진국 문화를 동시에 경험하고 수용할 수 있었던 셈이다. 특히 조직 중심, 성장 우선, 성과주의가 강조된 시대부터 책임 경영, 사회적 책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을 강조하는 시대로 진화하며 이 두 가지 측면의 가치를 모두 경험했다. 아울러 학업과 업무 현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익숙하게 사용하면서도 아날로그 감성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을 이해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런 경험들이 업무에서 어떻게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가.
“세대 간 소통에 있어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주요한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경영 측면에서도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적극성을 겸비하고 있다.”

실제 경영 현장에서도 이런 강점을 활용했는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1970년대생 경영인들은 누구보다 소통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지멘스에너지와 한국지멘스가메사리뉴어블에너지에는 195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에 이르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래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배들과 신선한 에너지를 가진 후배들이 서로 이해하고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한다. 

일례로 다양한 부서의 동료들을 무작위 소규모로 조합해 사무실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회식을 배제한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선후배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양방향 소통 커뮤니티 ‘커피 룰렛’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소속감을 높이면서도 동료 간 친밀감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업무적으로도 원활하고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본다.”

지멘스에너지 글로벌 본사 상황은 어떤가. 그곳에서도 세대교체 현상이 이뤄지고 있나.
“지멘스에너지는 2020년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경영진의 빠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변화에 맞춰 조직 문화가 유연하게 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본사 이사회에는 크리스천 브루흐(1970년생), 마리아 페라로(1973년생), 카림 아민(1977년생), 비노드 필립(1974년생) 등 1970년대생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덕분에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맞춰 조직 문화의 유연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었다. 지멘스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와 전통 에너지의 복합적인 활용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보급을 목표로 한다. 경영진 중 다수를 1970년대생으로 배치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에너지 산업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전 세계가 에너지 전환에 성공하려면.
“에너지는 사회 발전과 경제성장의 기반이다. 최근 주요국의 선거 결과에 따른 에너지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탈탄소로의 에너지 전환은 속도의 문제일 뿐 방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전 세계가 에너지 전환에 성공하려면 경제적 보편성, 안정적 공급, 환경적 지속 가능성 간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지멘스에너지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지멘스에너지는 전력 생산, 송·변전, 저장을 포함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며, 특히 천연가스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HL클래스 가스터빈’은 높은 에너지 효율로 탄소 절감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지멘스에너지가 에너지 전환을 산업혁명 이후 가장 중대한 변혁의 기회로 보는 이유다.”

새해 한국지멘스에너지의 포부는.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시장이다. 한국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친환경 에너지나 친환경 가스터빈 발전소로 대체하고자 목표하고 있다. 한국지멘스에너지도 이런 한국 정부의 기조에 맞춰 친환경 에너지 발전을 위한 기술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또 한국의 에너지 안보 확보 및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데도 일조하고자 한다. 내부적으로는 한국지멘스에너지의 수평적 기업 문화와 경쟁력 있는 성과·보상 시스템을 구축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게 목표다.”

김우영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