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인공지능(AI) 도구를 사용하려면 전문가 수준의 컴퓨터 과학 지식이 필요했다. 그러나 채팅형 AI 챗GPT 등 사용자가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 도구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과 조직이 쉽게 AI에 접근하고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AI 민주화’다. AI 민주화는 사용, 개발, 혜택 등의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사용, 개발의 민주화는 더 많은 대중이 AI를 사용하고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는 1월 16일(현지시각)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화두였다. 이날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AI는 기업의 경쟁력 유지 필수 요소”라며 “소수 기업만이 혁신할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혁신할 권리를 갖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방적인 AI 생태계 구축”도 강조했다. AI 혜택의 민주화는 AI로 얻은 부를 고루 분배하는 개념이다. AI 민주화에 있어 필자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필자는 “기존의 불평등을 줄인다는 분명한 목표로 AI 기술을 도입,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우리 선택에 따라 AI가 소수에게만 혜택과 풍요로움을 줄지, 아니면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위한 강력한 힘으로 진화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AI의 급속한 발전은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AI를 경탄과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세주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이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을까’다.

샤를 고린틴 
알란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
미스트랄 AI 공동 창업자
샤를 고린틴 알란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
미스트랄 AI 공동 창업자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AI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는 인간이 기술 진보에 발맞추기 위해 스스로 적응하고 작용 또는 활용한다는 기능주의(functionalism), AI를 실존적 위협으로 묘사하는 선정주의(sensationalism), 이익을 위해 AI를 이용하려는 냉소주의(cynicism), AI의 필연적 부상을 체념하는 운명주의(fatalism) 등 단순화된 서술을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미래는 여전히 우리가 만들어간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은 ‘AI의 혁신적 잠재력을 소수가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AI를 민주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평한 접근은 기술 진보의 이익이 광범위하게 공유되도록 보장하고, AI가 취약한 사회 내의 분열을 악화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는 힘으로 작용하도록 보장하는 열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AI의 도입과 미래의 영향을 둘러싼 이야기를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중요하다. ‘AI가 세계 기아를 해결할 것이다’ 같은 거창한 약속 대신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점진적이지만 의미 있게 개선할 수 있는 능력에 집중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기술의 기능이 빠르게 확장하고 비용이 감소하면서 소규모 모델에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으며, 개별 사용자가 인터넷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초창기를 반영해 AI 솔루션을 개인화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불과 2년 전만 해도 대표적인 오픈소스 AI 모델은 메타의 ① OPT(Open Pretrained Transformer)-175B였다. 오늘날 선도적인 오픈소스 모델인 미스트랄 7B(Mistral 7B)는 이전 모델보다 40배 더 작고 운영 비용은 40배 이상 저렴하며 성능도 뛰어나다. 놀랍게도 이 제품은 단 18명으로 구성된 회사에서 개발됐다.

베르트랑 바드레 
블루 라이크 언 오렌지 
서스테이너블 캐피털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전 세계은행 매니징 디렉터
베르트랑 바드레 블루 라이크 언 오렌지 서스테이너블 캐피털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전 세계은행 매니징 디렉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현재 AI는 전화와 텔레비전 보급과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② 무어의 법칙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가속화된 프로세스는 비용 절감에 집착하기보다는 실용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위험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AI의 부상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이 기술은 어떻게 활용하고 누가 통제하느냐에 따라 강력한 평등화 도구가 될 수도 있고 분열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이전의 기술 혁명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보고서는 이 점을 강조하며 AI 혁신으로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개인과 뒤처질 위험이 있는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에 대한 우리 이해는 복잡성과 인간의 창의력을 반영해야 한다. 특히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서 필수 서비스를 크게 향상시키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촉진함으로써 그 이점을 널리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불평등을 줄인다는 분명한 목표로 AI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동시에 AI가 특정 서비스와 관련된 비용을 줄임으로써 전체 ③ 소비자 잉여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익이 대다수 사람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이러한 가치를 로컬에서 활용하고 전체 이익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재분배할 수 있는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AI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실현 가능하고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 교육, 환경 지속 가능성 및 거버넌스같이 AI가 상당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특정 분야를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올바른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술 솔루션을 구현하려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공익을 위한 AI의 개념은 개발 기관과 다자간 조직의 전략이 통합돼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단순한 매혹에서 벗어나 AI가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과제를 파악하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의 교육 및 사회 시스템에 통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 AI로 증강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뿐만 아니라 명확한 윤리적 기준도 확립하고, 관련 정책도 보완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AI 리터러시(문해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 따라 AI가 소수에게만 혜택과 풍요로움을 줄지, 아니면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위한 강력한 힘으로 진화할지가 결정될 것이다. 

ⓒ프로젝트신디케이트

Tip

메타가 2022년 5월 공개한 AI 오픈소스 모델. 방대한 양의 텍스트로 사전 학습된 자연어 처리 시스템으로 복잡한 설정이나 준비 작업 없이 AI를 만들 수 있다. 사전 훈련된 모델과 함께 이를 훈련하고 사용하는 데 필요한 코드도 제공한다. 다만 책임 있는 연구를 위해 모델에 대한 액세스 권한은 전 세계 정부, 시민사회 및 학계 학술 연구자에게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1965년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반도체 칩의 용량이 매년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측하며 만든 법칙. 무어의 법칙은 IT 전문 잡지 ‘일렉트로닉스’에 처음 소개됐으며 CPU 업계의 기술혁신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됐다. 1975년 24개월로 수정됐고 그 이후 18개월로 다시 정의됐다. 무어의 법칙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가 아니라 전문가들이 IT 산업의 성장세를 그처럼 가파르게 예상하고 있고, 실제 현장에서 엄청난 경쟁을 통해 그런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지불할 용의가 있는 가격에서 실제 지불한 가격을 뺀 금액(지불 용의 가격-실제 지불 가격). 이는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함으로써 얻는 이익의 크기를 나타낸다. 소비자 잉여는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사려고 할 때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보다 그 물건을 사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크면 생기게 된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잉여는 감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