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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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경제의 향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근래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우리 경제에 대한 수정 전망 방향이 전자는 상향 조정, 후자는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그런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박사, 전 대구경북
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박사, 전 대구경북 연구원 동향분석실장

다만, 두 기관의 조정 폭이 0.1%포인트 정도로 미세하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데 정작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수년간 경기 회복을 제대로 체감할 수 없었다는 점만큼은 개선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장기 저성장 우려를 고려하면 국내 경제주체들의 체감 경기회복감을 개선함으로써 내수 기반을 확충해 나가는 것은 매우 시급한데 그나마 최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한다면 아예 기회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글로벌 피벗(pivot·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미국을 필두로 시기와 정도에 차이는 존재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와 더불어 장기 통화 긴축의 누적 효과 등에 따르는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이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국내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기업의 투자 및 가계의 소비 심리 회복을 통해 지표 경기는 물론 체감 경기의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는 국내 경제주체의 위기 적응력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가계의 경우, 부채 축소와 함께 평균소비성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했고, 기업 역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를 낮추는 등 재무 안정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생산 및 설비투자 전망이 상승하는 등 소비와 투자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통화 및 재정은 물론 미시적인 규제 개선 등과 같은 정책 노력이 강화된다면 내수 부문의 회복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 경기회복 기대도 크다. 올해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과 함께 교역 부문 역시 상당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출 경기 개선이 내수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투자와 고용 등으로 이어지는 실물경기 선순환 고리 형성 가능성이 크다. 최근까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왔던 수출 다변화, 경제 외교를 통한 수출 촉진, 금융 등 수출 지원책 등의 정책 노력이 지속된다면 수출 경기 개선이 내수 회복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올해도 콘텐츠(문화) 산업의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점 역시 기회다. 최근 콘텐츠 산업은 매년 역대 최고 수출 및 매출 규모를 기록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그 자체로도 우리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재, 관광 등 관련 산업으로의 파급 영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올해도 한류(韓流)를 중심으로 이런 분위기가 유지될 전망이지만, 정책 당국과 국민 개개인의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경기회복을 가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정상 외교를 중심으로 한 세일즈 외교에 대한 기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약 600억달러 내외 수준의 외국인 투자 신고와 계약 및 수주 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집계됐고 수백 건 이상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 도출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 바 있다. 이처럼 그동안의 세일즈 외교를 통해 맺은 국가 간 협력 현안에 대한 관리 및 후속 사업 추진 등과 같은 정책 노력이 강화된다면 수출 및 투자 유입 증대를 통해 우리 경제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향방을 논할 때 리스크에 먼저 주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을 넘어 지속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회 요인의 활용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