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의 두뇌에서 AI의 두뇌로
ARM, 모든 것의 마이크로칩
제임스 애슈턴│백우진 옮김│생각의힘│2만7000원│488쪽│2월 9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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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빅테크가 주목하는 한 회사가 있다. 애플, 아마존, 구글,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테슬라, 화웨이…. 이 기업들 모두 한 회사의 고객사이거나 투자사다. 바로 영국의 마이크로칩(프로세서류·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회사 ARM이다. ARM은 저전력 저비용 마이크로칩 솔루션으로 노키아의 휴대전화 혁명을 가능케 했고, 애플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됐으며, 이제 그 쓰임새가 데이터센터, 자동차 그리고 인공지능(AI)으로 확대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16년 ARM을 인수하면서 “기술 업계의 숨겨진 보석”이라 했고, AI 반도체 리더 엔비디아의 젠슨 황 회장은 2022년 ARM 인수가 좌절된 이후 “ARM이 다음 10년간 가장 중요한 중앙처리장치(CPU) 설계자가 될 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규제 당국과 다른 빅테크의 반대로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좌절됐지만, ARM은 결국 2023년 기업공개(IPO) 최대 규모로 미국 나스닥에 2023년 9월 상장했다. 상장 이후 주가는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ARM은 그야말로 모든 곳에 존재한다. 아이폰과 갤럭시 등 스마트폰의 프로세서(AP)는 거의 100% ARM 설계 기반이다. 테슬라 전기차, 후가쿠 슈퍼컴퓨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MS와 구글도 ARM 기반 칩을 장착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ARM의 설계는 인텔 영역이던 PC로도 확장하고 있다. ARM 기반 칩은 2024년 1월 기준 누적 2700억 개 출하됐고, 매초 900개가 늘어난다. 

ARM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리스크(RISC)라는 아키텍처에 기반한 덕분이다. RISC 아키텍처는 인텔이 채용한 시스크(CISC) 아키텍처에 비해 저전력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덕분에 커다란 휴대전화의 배터리 사이즈가 줄게 되어 1990년대 후반부터 노키아가 이끌었던 휴대전화 혁명이 가능했고, 아이폰이 열어젖힌 스마트폰 시대가 가능했다. 오늘날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기 소모량과 발열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ARM 기반 칩이 활용될 여지가 생긴다. 

ARM은 미·중 무역 전쟁의 한복판에 놓여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2016년 ARM이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이후, 중국 정부는 ARM을 압박하는 수위를 높였다. 2017년 중국에서 설계된 첨단 칩의 95%가 ARM의 기술 기반이었다고 한다. 반도체가 미·중 무역 전쟁의 핵심으로 떠오르던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ARM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기를 원했다. ARM으로서도 중국은 중요한 시장이었다. 매출의 20%를 차지할뿐더러 앞으로 미국보다 중국에서 매출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둬야 했다. 수십 년 동안 중국 사업을 해온 손정의 회장은 분사를 통해 중국 사업의 미래를 확보하고자 했다. 그 결과 ARM은 ARM 차이나의 경영권을 현지 투자자 그룹에 양도한다고 발표했다. ARM이 서방과 중국 사이 반도체 긴장의 한복판에 놓이게 된 것이다. 

또한 2020년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고자 했을 때 빅테크들이 뭉쳐 인수 시도를 좌절시키기도 했다. 구글, MS, 퀄컴 등으로 이뤄진 빅테크 그룹은 2021년 2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엔비디아가 중요한 공급 업체를 장악함으로써 ARM의 핵심 설계에 대한 다른 기업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ARM 기반 맞춤형 칩을 직접 개발하는 업체들에 심각한 이슈였다. 중국 정부도 이 인수 시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의 신생 칩 업체 중 다수가 ARM 고객인데, 미국 기업이 ARM을 소유하게 될 경우에 대한 우려였다. 미 연방거래위원회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2022년 2월 중대한 규제 문제로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무산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ARM은 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2023년 9월 역대 17번째 규모로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브랜드로는 이기지 못한다
초월기업의 법칙
스탠 버나드│박홍경 옮김│북스토리│2만2000원│296쪽│1월 15일 발행

현재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초월기업들은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스타벅스가 미국 가정과 직장 사이에 ‘제3의 공간’을 만든다는 어젠다를 계획·실행해 커피 전문점 사업 판도를 바꾼 게 대표적 사례다. 애플의 ‘다름을 생각해 보라’, 아마존의 ‘고객 집착’도 마찬가지다. 기업 사례 연구를 통해 초월기업이 시장을 어떻게 선점했는지 분석했다.

위기의 순간을 혁신의 기회로 만든 위대한 모험
누가 배를 흔들었는가?
커티스 베이트먼│권영교 옮김│김영사│1만3800원│132쪽│1월 30일 발행 

순항하던 배가 폭포를 만나 침몰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선장과 선원들의 선택은? 변화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개성 넘치는 선원 캐릭터로 보여주고, 변화를 혁신의 도구로 삼는 방안을 담았다. 변화가 시작되기 전 미래를 대비하는 단계부터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고, 개선하는 방법을 찾는 등 ‘변화 관리 4단계 모델’을 제시했다.

굿바이 파이썬! 코딩 없이 말로만!
ChatGPT로 하는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김성민│서울경제경영출판사│2만5000원│274쪽│1월 25일 발행

기업 임직원들이 코딩 한 줄 못 해도 챗GPT를 이용해 전문가 수준으로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았다. 이직할 직원을 예측하는 인사 데이터 분석, 팀별 생산성을 예측하는 생산 데이터 분석, 미래 주문 수요를 예측하는 판매 데이터 분석 등 실제 비즈니스에 필요한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기업 경영에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미 시작된 우주 자본의 시대
뉴스페이스
이임복│퍼블리온│1만9000원│276쪽│2월 7일 발행 

우주는 어떻게 돈이 되는가? 저자는 달 탐사부터 우주 인터넷 시대를 연 저궤도 위성, 눈앞에 다가온 우주여행, 기업들이 다음 먹거리로 손을 뻗고 있는 우주 광물까지, ‘우주 시대’를 눈앞에 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무엇이 기회가 되고,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분석했다. 저자는 2024년 최고의 키워드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우주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직 의사가 알려 주는 맨발걷기 제대로 하기 로드맵
맨발걷기, 뭐가 맞는 거죠?
김정훈│망고나무│1만8000원│284쪽│1월 15일 발행 

현직 의사인 저자가 자신이 앓았던 고지혈증을 이겨낸 경험을 토대로 ‘맨발걷기’를 알려 주는 책. 단순히 ‘맨발로 걸으니 건강해지더라’ ‘어디에 좋더라’ 하며 사실을 나열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왜 맨발로 걸으면 건강해지는지, 어떤 곳이 특히 추천할 만한지, 어떤 질환에 특히 좋은지에 대해 근거를 들어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초보 맨발러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다.

100만달러 규모의사업을 시작하라
100만달러 주말(Million Dollar Weekend)
노아 케이건·탈 라즈│포트폴리오│22.09달러│240쪽│1월 30일 발행 

글로벌 소프트웨어 마켓 플랫폼 앱스모(Appsumo)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노아 케이건이 자신의 창업 노하우 ‘100만달러 주말’을 제시했다. 저자는 지금은 역사상 창업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라며, 100만달러(약 13억원) 규모의 사업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또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재미있게 즐기라’ ‘당신이 자는 동안 성장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자동화하라’고 강조한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