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셔터스톡

올해도 벌써 1분기가 지나가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더딘 것같이 느껴진다.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기대는 여전히 크지만, 실물경기 회복세가 확연하지 않아서 그런지 여전히 경기 저점 형성 시기에 대한 궁금증이 크기 때문인 것 같다. 더군다나 공식 발표되는 확장, 정점, 수축, 저점으로 이어지는 경기 순환 시기 판단이 사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보면 현 경기 상황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질 수밖에 없고 논란도 그만큼 강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문제는 매월 발표되는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보완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경기종합지수다. 이에 따르면 향후 경기 향방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2023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기준 100을 상회해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지만, 현 경기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경기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여전히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여전한데 실제 경기 흐름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경기 저점 형성 시기에 대한 판단 여부를 애매모호한 상태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생산이나 소비 등 주요 부문별로 전 고점과 전 저점을 중심으로 얼마나 회복되고 악화했는지를 판단해 보면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중 최고치를 정점으로 하고, 2023년 최소치를 저점으로 가정해 부문별 지수의 2023년 말 수준과 비교해 보면 생산은 저점에서 160% 정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서비스업 부문이 180% 정도 수준의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광공업 부문은 여전히 70%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난다. 소비는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 모두 저점에서 30% 미만의 회복세를 보여, 회복세가 더딘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정보기술(ICT) 품목 모두 저점에서 50% 내외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설투자는 건축을 중심으로 여전히 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등 수축 국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현시점에서 국내 경기 상황을 판단하자면, 종합적으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저점을 통과하는 중이거나 가까운 시일 내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다만, 부문별로는 회복 속도에 극명한 차이가 있고 소비나 건설투자 같은 부문은 여전히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즉, 그만큼 국내 경기 순환 시기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어렵고, 따라서 논란의 여지도 큰 것이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박사, 전 대구경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박사, 전 대구경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물론, 수출처럼 뚜렷한 경기 회복세가 기대되는 부문이 있기는 하다. 더욱이 이와 동반해서 제조업 부문에서의 출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재고가 감소하면서 제조업 재고 출하 순환도가 회복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반도체와 부품을 제외하더라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향후 고용과 소비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경기 저점 형성 시기를 앞당길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외 여건상의 불안 요인은 있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문은 정책 노력 여하에 따라 더 이상의 악화 우려는 작다고 할 수 있지만, 유럽과 중동에서 장기화하고 있는 전쟁이나 미국의 대외 정책 여건 변화 같은 지정학적 여건은 물론 중국 경제 상황 등은 언제 변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안타깝게도 국내 경기의 저점 형성에 대한 암중모색(暗中摸索)이 언제 끝날지 지금으로서는 단언하기 힘든 상황임이 지난해 연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