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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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통’이라는 말이 있다. 아기를 낳을 때의 통증인 ‘산통(産痛)’이나 ‘산통이 깨졌다’의 ‘산통(算筒)’이 아니라, 심한 경련성 통증이 몇 분이나 몇 시간의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옛날에는 가장 흔한 산통의 원인이 급성 담낭염이나 급성 담도염이었지만, 현재는 수술의 발전으로 요로결석이 가장 흔한 산통의 원인이 됐다. 요로결석은 신장과 방광을 잇는 관인 요로에 돌이 생겨 박혀서 심한 산통을 일으키는 병이다. 소변은 그냥 단순히 노란색의 액체로 보이지만, 실제로 소변에는 칼슘과 인산염, 요산, 수산염 등 다양한 물질이 녹아 있다. 만약 이들 중 특정 성분의 농도가 높아지면, 이들은 소변에 더 이상 녹아 있지 못하고 결정화돼 결석이 된다. 신장결석은 성분에 따라 흔히 요산결석, 시스틴결석, 칼슘결석, 스트루바이트결석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요로결석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한국의 요로결석 유병률은 11.5%다. 가장 흔한 종류인 칼슘결석은 물이 미끌미끌한 경수이거나 유제품의 섭취에 영향을 받지만, 최근 증가하고 있는 요산결석의 원인은 서구화된 식단과 비만 증가와 관련이 있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학회 부회장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학회 부회장
요로는 좁아지는 부분이 세 곳 있다. 신장과 요로가 만나는 부위, 요로가 장골 동맥을 넘어가는 부위, 요로가 방광으로 들어가는 부위 등이다. 주로 여기에 돌이 박히는데, 그에 따라 통증이 생기는 위치가 다르다. 신장과 요로의 접합부에 걸린 결석은 옆구리에 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장골 동맥 부위의 요로에 걸린 결석은 아랫배가 아파서 맹장이나 다른 병과 구분될 필요가 있다. 방광 부위에 걸린 결석은 외음부에 통증이 오므로 성병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만약 여기를 다 지나 방광에 들어간 결석은 때로 혈뇨를 일으키기도 한다. 요로결석은 같은 강도로 계속 유지되는 지속성 통증보다는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간헐적 통증을 보인다. 칼슘으로 된 요로결석은 X-ray에서 잘 보이지만, 최근에 늘어나는 요산결석은 단순 X-ray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요로결석의 표준진단법은 조영제를 쓰지 않는 CT로 보는 것이다. 전형적인 증상에 혈뇨가 있으면서 CT상 돌이 보인다면 요로결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요로결석 치료는 결석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아주 작은 크기의 결석은 자연 배출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강한 진경제를 사용하여 산통을 가라앉히고, 수분을 충분히 제공해 자연 배출을 유도한다. 그러나 1㎝ 이상의 큰 결석은 이런 대기 요법으로는 잘 산통이 없어지지 않아 체외충격파쇄석술이나 내시경 시술 또는 수술로 결석을 제거해야 한다.

연성 신장요관 내시경을 이용한 역행성 신장 내 결석 수술(RIRS)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방광으로 내시경을 넣어 거꾸로 진입시켜 결석을 확인하고 레이저로 제거하는 수술로, 결석의 크기가 2㎝ 미만인 경우에 매우 효과적이다. 2㎝가 넘는 큰 신장결석은 옆구리를 1㎝로 작게 절개한 후 피부를 통해 소형화 신장 내시경을 진입시키는 경피적 신장 내시경 수술이 효과적이다. 보조적으로 연성 신장요관 내시경을 사용해 잔석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도 있어 수술 후 2~3일이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요로결석 환자의 약 50%는 치료 후에도 재발을 경험하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결석은 성분에 따라 위험 인자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예방 요법을 해야 한다. 우선 하루에 최소 2L 이상 수분을 섭취해 소변의 양을 늘리면, 결석의 발생을 줄이고 생긴 결석을 배출하는 데 유리하다. 만약 소변이 산성이라면 주로 요산결석과 시스틴결석이 생기기 쉬우므로 아몬드, 채소, 우유, 미역 등 알칼리성 식품을 섭취해서 예방해야 한다. 알칼리성 소변에서는 칼슘결석과 스트루바이트결석이 생기므로 육류, 생선, 크랜베리, 쿠키 등 산성 식품을 먹어 결석을 예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