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와 함께하는 도쿄 여행
도쿄를 바꾼 빌딩들
박희윤│북스톤│1만9000원│296쪽│3월 18일 발행

모리빌딩이 설계한 도쿄 롯폰기 힐스 모리 타워 전망대의 관광객들 /블룸버그
모리빌딩이 설계한 도쿄 롯폰기 힐스 모리 타워 전망대의 관광객들 /블룸버그

일본은 우리나라의 최대 관광수지 적자 국가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231만 명이었지만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695만 명이나 됐다. 올해 들어서도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14만 3000명에 불과했지만 방일 한국인 관광객은85만7000명에 달했다.

JNTO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외국인 2506만6100명이 일본을 찾았고, 이들이 일본 내에서 지출한 총액은 5조3000억엔(약 46조6000억원)에 달했다. 1월 방일객 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79.5% 급증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급증은 코로나19 엔데믹과 ‘엔저(엔화 약세)’ 장기화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신간 ‘도쿄를 바꾼 빌딩들’은 일본, 그중에서도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도쿄의 매력을부동산 개발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일본 부동산 개발 회사 모리(森)빌딩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사해 수석 컨설턴트까지 지낸 박희윤 HDC현대산업개발 본부장이 저자다. 모리 빌딩은 롯폰기 힐스와 일본 최초 대규모 민간 재개발 사업인 아크 힐스 롯폰기 힐스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디벨로퍼다. 저자는 사회에 미치는 건물의 영향력에 주목한다. 어떤 건물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모일지 그리고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모일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형성된 도시의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모리빌딩은 도쿄의 도시 개발을 계획하면서 △출퇴근 지옥 벗어나 저녁이 있는 여유로운 삶이 가능한 도시 △아이를 낳고 키울수 있는 동네 △재해에 안전한 도시 △글로벌 플레이어가 모여 생활하고 일하고 교류하는 도시를 그렸다. 이 같은 관점에서 저자는 도쿄에서 꼭 가봐야 할 10개 지역과 그 중심이 되는 빌딩을 꼽았다. 35년의 건축 끝에 지난해 11월 문을 연 아자부다이 힐스가 대표적이다. 모리빌딩의 대표작인 ‘힐스’ 시리즈는 ‘직(職), 주(住), 락(樂)이 어우러진 수직 녹원 도시’를 목표로 했다. 소모적인 장거리 출퇴근에 시달리던 도쿄 시민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고, 사람과 자본이 모여들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산업을 창출한다는 창업자 모리 미노루의 구상을 입증한 실험장이었다. 그 시작은 아크 힐스(1986)였다. 아시아의 높은 인구밀도에 대응하는 고층 건물에 주거·업무 시설을 넣고 나머지 저층부에 상업 시설과 녹지를 조성해 생활환경을 개선했다. 이런 접근법을 기본으로 ‘문화 도심’을 표방한 롯폰기 힐스(2003)를 거쳐 도쿄의 글로벌 커뮤니티로 설계된 아자부다이 힐스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책에는 모리빌딩 외에 일본의 다른 회사들이 주도한 개발 프로젝트도 등장한다. 미쓰이 부동산의 니혼바시 재개발은 에도시대부터 상업 중심지였던 지역의 역사를 콘텐츠로 삼았다. 중심 건물인 ‘코레도 무로마치’엔 230년 된 부엌칼 공방 ‘기야’, 320년 역사의 가쓰오부시 전문점 ‘닌벤’ 같은 노포들이 입점해 있다. 취향이 분명하고 품격을 중시하는 소비생활을 주제로 설정한 결과다. 1969년 미국식 쇼핑센터를 본떠 개장한 도쿄 교외 후타고타마가와의 다카시야마 쇼핑몰은 최근 아케이드를 식물로 단장하고 요리교실 같은 체험형 매장을 입점시켰다. 물건은 온라인에서 사고 오프라인에서는 머무르고 참여하는 경험을 중시하는 변화를 반영한 전략이다. 모리빌딩은 한때 사업 과정에서 ‘동네를 파괴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에 대해 더 새로운 마을을 만들고자 주민 등 이해 관계자와 끊임없이 소통했고 그 결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격변하는 글로벌 경제·안보, 최대 변수는 ‘에너지’
세계 에너지 전쟁 지도
하라타 다케오│양하은 옮김│지식노마드│2만5000원│488쪽│3월 29일 발행

에너지는 전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핵심 변수가 된 지 오래다. 일본 와세다대 자원 전략 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에너지 전략이 경제·환경 문제 해결은 물론 안보와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책은 자원대국 러시아의 횡포,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수출국이 된 미국,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급속히 영향력을 키우는 최대 에너지 수입국 중국, 에너지 확보가 시급한 세계 1위의 인구 대국 인도의 에너지 전략 등을 집중 분석한다.

비정상적 욕구 따라가야 정상인 현대사회의 아이러니
정상이라는 환상
가보 마테│조용빈 옮김│한빛비즈│3만7000원│604쪽│3월 15일 발행

스트레스와 중독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우리가 겪는 정신적·신체적 문제의 근원을 물질주의 문화가 왜곡해놓은 ‘정상’ 개념에서 찾는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정상으로 여겨지는 많은 것이 건강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다면서, 현대사회의 정상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비정상적인 욕구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신체적·정신적으로 해롭다고 강조한다. 정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때 치유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운이 좋았다고? 뿌린대로 거둘 뿐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행운의 법칙
브라이언 트레이시│박병화 옮김│김영사│1만9800원│336쪽│3월 14일 발행

매년 25만여 명이 찾는 성공학 전문가인 저자가 행복의 구성 요소를 정리한 책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명강사지만 그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고교 중퇴 후 접시닦이, 공사장 인부, 화물선 선원 등 일용직을 전전했다. 빚더미에 시달리며 여인숙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스물세 살 방문 판매원 시절도 있었다. 저자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말은 거짓말”이라며 “세상은 ‘원인과 결과의 법칙’이 지배하며, 뿌린 대로 거둘 뿐”이라고 강조한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갈 길 먼 ‘우리 두뇌’ 연구 
뇌의 흑역사
마크 딩먼│이은정 옮김│부키│1만9000원│324쪽│3월 27일 발행

최첨단 인공지능(AI)의 시대에도 정작 우리의 뇌에 관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것이 많다. 신경과학 교수인 저자는 뇌가 오작동을 일으키면 인간의 행동과 감각, 정체성까지 뒤바뀔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생한 사례도 등장한다. 자신이 죽었다고 믿고, 오른손으로 잠근 단추를 풀어헤치는 왼손을 통제하지 못하며, 이름과 성(性), 나이 등이 각기 다른 여러 인격이 번갈아 나타나는 이들이다.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겪은 일이다. 

우리 아이 과학 공부, 재밌게 할 수 없을까?
다시 보는 과학 교과서
곽수근│포르체│1만9800원│236쪽│3월 6일 발행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학생의 과학 흥미도는 ‘바닥’ 수준이다. 딱딱하고 지루한 교과서도 한몫했다. 책은 중학교 3년 교과 과정에 등장하는 과학 개념을 만화와 이야기로 재밌게 풀어낸다. 가상 인물 ‘싸이 박사’와 현직 과학 담당 기자인 저자의 분신 ‘곽기자’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전달하는 기본 과학 개념 학습서다. 과학 상식은 물론 세계 곳곳의 과학계 소식 등 다채로운 내용을 담았다.

피묻은 돈: 왜 권력자들은 중국이 미국 죽이는 걸 외면하나
(Blood Money: Why the Powerful Turn a Blind Eye While China Kills Americans)
피터 스와이저│하퍼│20.21달러│320쪽│2월 27일 발행

저자는 미국의 보수 성향 연구 기관인 정부책임연구소 소장이자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연구원이다. 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자문을 맡기도 했다. 그는 책에서 국제 정치의 이면에 숨은 권력과 자본의 커넥션이 어떻게 평범한 미국인을 희생양으로 삼아왔는지 파헤친다. 정치권과 기업이 권력과 이익에 눈이 멀어 중국을 위시한 열강의 팽창 전략에 눈을 감는 것이 미국에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