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사진 박진우 기자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사진 박진우 기자

현대차가 2021년 내놓은 스타리아는 학원차로 유명한 승합차 스타렉스의 후속 제품이지만 외관과 실내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해 기존 제품의 느낌은 전혀 나지 않는다. 용도 역시 그간 주로 사용됐던 학원차나 짐차 외에도 사람의 이동을 편하게 돕는 등 다목적차(MPV)로 변모했다. 길이 5255㎜, 너비 1995㎜, 높이 1990㎜의 큰 차체를 통해 현대차는 스타리아에 ‘이동하는 공간’이라는 가치를 부여했다. 

지금까지의 스타리아는 가솔린과 디젤, LPG 등 내연기관만 장착해 왔다. 하지만 스타리아 역시 친환경·고효율 기조를 거스를 수 없었고, 이에 따라 1.6L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새롭게 추가됐다.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 풀옵션을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시승했다.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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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사진 박진우 기자

첫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 차량

스타리아는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 테마 ‘인사이드 아웃’이 가장 먼저 적용된 차다. 인사이드 아웃은 실내 공간성과 개방감을 외관까지 확장한 것으로, 기존의 상용차와는 전혀 다른 감성 품질을 보이는 특성이 있다. 간결한 면과 산뜻한 선 처리, 문의반 이상을 창문으로 하는 등 존재감을 낸다. 

LED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눈을 어지럽게 하는 복잡한 선은 지양했다. 앞쪽은 후드(엔진룸 덮개)와 범퍼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LED 램프를 넣었다. 이른바 ‘끊임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심리스 호라이즌)’다. 이 디자인은 스타리아에서 시작해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 코나 등 현대차의 패밀리룩(브랜드의 여러 차종이 디자인 특징을 공유하는 것)을 형성하고 있다. 우주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LED 헤드램프(전조등)는 작은 정사각형(픽셀)이 여러 개 이어져 있는 모습인데 이른바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으로, 역시 모든현대차에 들어가 있다. 픽셀 형태 LED는 세로 모양의 리어램프(후미등)에도 적용됐다. 

측면은 거대한 창문이 눈에 들어온다. 실내 공간감의 확장을 위한 디자인이다. 탁 트인 시야가 높은 개방감을 준다. 

휠하우스(바퀴를 둘러싼 부분)를 따라 살짝 부풀린 펜더는 역동성을 위한 디자인으로, 흔히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볼 수 있는데 승합차에도 이 디자인을 쓴 건 특이하다. 후면은 칼로 자른 것처럼 반듯하다. 빗물 등을 털어낼 와이퍼가 보이지 않는다. 후면 가장 상단의 스포일러(날개)에 깔끔하게 숨겨 놓았다.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사진 박진우 기자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사진 박진우 기자

실내는 외관의 미래 지향적 디자인을 잇는다. SUV보다 높은 좌석 위치는 운전을 더욱 쉽게 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듯 운전하는 느낌이 좋다. 스타리아는 상용차로 분류되지만, 수평 디자인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추구한 부분은 여느 고급차 못지않다. 기아 카니발이 이 분야에서는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런 특성을 스타리아도 잘 갖고 있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스티어링휠(운전대) 뒤쪽이 아니라 위로 올려붙였다. 유리창에 반사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역할을 한다. 운전 중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진행 경로, 주행 상태 등 차의 온갖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앞좌석 중앙에는 10.25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최근 승용차는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디지털성을 강조하는데, 이와 비교하면 살짝 아쉬운 부분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되면서 엔진에서 바퀴, 전기모터에서 배터리로 흐르는 에너지 흐름을 산뜻한 그래픽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납공간은 넉넉하다. 운전석 계기판 앞, 모니터 뒤, 센터 콘솔 곳곳에 사물함이 들어갔다. 실내 중앙을 가로지르는 센터 터널을 없애 실내 이동이 편하다. 실내 여기저기에는 무드등이 들어가는데, 64색으로 변한다. 옵션으로 마련한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승합차답지 않은 양질의 음향을 제공한다. 

실내는 꽤 넓다. 뒷좌석이나 적재 공간 모두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시승한 7인승 라운지는 2열 좌석에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가 들어간다. 거의 눕는 것처럼 좌석을 젖힐 수 있는데, 이 차가 단순 승합차가 아닌 이동하는 공간으로서의 편안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라운지 9인승에는 2열에 180° 회전하는 스위블링 시트가 들어간다. 3열 좌석은 앞으로 접히고, 뒤로 눕혀지며, 세로로 세워지기도 한다.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 장점이다.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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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사진 박진우 기자

전기모터가 엔진 보완, 기존 동력계보다 힘 좋아

새로 장착된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현대차의 다른 차종에도 사용하는 동력계다. 싼타페, 쏘렌토 등에 들어가며, 최근에는 카니발에도 장착됐다. 가솔린 엔진만으로 최고 180마력을 내고, 전기모터가 54㎾의 힘을 더한다. 시스템 총출력은 최고 245마력이다. 시스템 최대 토크는 37.4㎏f㎏f.m다. 

기존 내연기관 동력계에 비해 힘이 풍부하다. 저속에서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모터 힘만으로도 주행한다. 이때 연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 엔진은 용량이 작지만, 가속력이 부족하지는 않다. 전기모터가 엔진의 부족한 힘을 잘 보완한다는 느낌이 든다. 

차 높이는 2m에 육박하나 저중심 플랫폼을 적용해 좌우 흔들림이 크지 않다. 중형 SUV에 버금가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소음과 진동 역시 잘 잡아낸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으로, 이전 제품보다 승차감을 개선하기 위해 시트 레일 설계를 새로 했다. 그러나 맨 뒷좌석에서는 승합차 특유의 투박한 승차감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위아래 반동이 크다. 차가 높아 옆바람에 차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한 특별한 설계도 이뤄졌다. 연료 효율은 복합 기준 리터당 12.4㎞로, 디젤(11.3㎞), LPG(6.7㎞)보다 뛰어나다. 

스타리아는 현대차가 선보일 목적기반차(PBV)의 단초가 되는 제품이다. 이미 학원차, 앰뷸런스, 휠체어리프트차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리아 기반 전기 상용차 ST1의 디자인이 최초 공개됐다. 

스타리아 라운지는 사람의 이동에 초점을 맞춘 차로, 넓은 실내와 편안한 주행 감각이 돋보인다. 스타리아 라운지 하이브리드 7인승 인스퍼레이션(풀옵션) 가격은 4614만원으로, 옵션으로 마련된 빌트인캠(59만원),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64만원), 컴포트2(52만원), 듀얼와이드선루프(89만원), 후석 전동식 사이드 스텝(68만원) 등을 넣으면 4946만원(개별소비세 5% 기준)까지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