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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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현지시각) 스웨덴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 2022년 핀란드와 더불어 나토 가입을 신청한 지 2년 만이다. 애초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던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갈등으로 인해 지연됐다. 미국의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공급 재개 등의 조치가 취해진 다음에야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승인했고 마지막으로 헝가리의 동의로 스웨덴은 200년간의 중립을 뒤로하고 나토에 3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됐다. 

스웨덴은 과거 북유럽의 강대국으로서 자리 잡았지만 러시아와 잇단 대규모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강대국 지위를 내주고, 지금의 핀란드를 러시아에 넘겨주게 됐다. 하지만 스웨덴은 구원을 뒤로하고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 시 유럽 대륙에서 거의 유일하게 러시아와 협력을 선택했으며, 이후 나폴레옹의 몰락에 결정적이었던 그로스베렌, 데네비츠 전투 등에서 큰 활약을 하는 등 유럽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하던 국가였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친독일 성향의 왕실 구성에도 불구하고 중립을 유지했던 스웨덴은 제2차 세계대전에도 중립을 선언하고 독일 및 영국 양측과 교역 관계를 유지하면서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유럽 대륙의 전후 복구 과정에서 큰 이익을 보면서 지금 같은 복지국가로 변신했다. 

냉전 시기 스웨덴은 핵전쟁 상황에서의 중립은 의미 없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나토 가입 역시 소련의 침공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포기했다. 대신 스웨덴은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냉전 시기 공개적으로는 중립국 지위를 유지했지만, 1950년대부터 미국·영국 등이 주축이 된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과 정보 공유 비밀 조약을 체결하고 미군 항공기의 스웨덴 남부 영공 통과를 묵인하는 등 실제로는 미국과 강력한 유대 관계를 형성했다.

미국은 스웨덴의 독자적인 전투기 생산과정에서 미국 엔진을 허용하는 등 간접적인 지원을 지속해 왔으며, 이런 물밑에서의 협력관계가 이번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으로 공식화된 것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공학
박사, 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공학 박사, 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발트해, '나토의 호수'로 변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북유럽 지역의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발트해 전체가 나토 회원국에 의해 둘러싸인 ‘나토의 호수’로 변하게 된 것이다.

러시아 최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출발한 러시아 선박이 대서양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발트해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지역이 모두 나토 회원국의 통제를 받게 된 것이다. 러시아 원유 수출의 40%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발트해는 러시아로서는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지역인데 이 지역에 대한 나토의 통제력이 강화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러시아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역시 더욱 포위된 형태가 됐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이전까지 나토의 최대 약점은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사이의 수바우키 갭(Suwalki Gap)이었다. 폭 100㎞ 정도에 불과한 이 지역을 통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으로 구성된 발트 3국이 폴란드와 연결돼 있는데 러시아가 동맹국 벨라루스를 통해 칼리닌그라드와 연결 통로를 확보하겠다고 나설 경우 방어하기가 매우 곤란한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최근 폴란드가 우리나라로부터 도입한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수바우키 갭 인근에 집중 배치한 이유다. 

러시아가 이 지역을 장악하게 되면 발트 3국은 고립돼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럴 경우 나토는 발트해를 통한 해상운송에 의존해야 하는데 스웨덴이 중립을 유지할 경우 상당한 제약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웨덴이 나토 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됨에 따라 대량의 병력과 물자를 해상운송로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토로서는 발트해 지역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더해 스웨덴과 라트비아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고틀란드섬을 활용해 발트해 상공의 제공권을 장악하는 것도 훨씬 용이해졌다. 고틀란드섬은 지리적 입지로 인해 발트해의 불침 항공모함으로 간주되는 곳이다. 

과거 냉전 시기 전쟁 시나리오에 따르면, 소련군이 제일 먼저 이 섬을 점령하면서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여겨졌다. 냉전 당시 스웨덴은 소련군 침공에 대비해 2만5000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네 개 연대를 배치했다. 하지만 2000년 세 개 연대를 폐지한 데 이어 2005년 마지막 남아있던 한 개 연대도 폐지하면서 고틀란드섬은 비무장 상태가 됐다. 훈련장, 탄약고, 지하 지휘 통제 시설 등도 모두 철거되거나 민간에 매각됐다. 

2013년 러시아 공군기의 기습적인 영공 침공과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긴장이 높아지자 스웨덴은 다시 고틀란드섬에 병력을 파견하면서 재군사화에 나섰다. 2017년 미군과 대규모 합동훈련을 시행하는 등 대응 태세를 높여온 스웨덴으로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고틀란드섬 강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나토 확대, 러시아에 위협… 지역 분쟁 가능성 커져

나토의 확대는 러시아에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분쟁 가능성은 이전에 비해 더 커졌고, 칼리닌그라드에 대한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한 러시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13세기 쾨니히스베르크로 설립된 이래 요새 도시로 자리 잡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이 점령했고, 소련 붕괴 이후에도 러시아 영토로 남게 됐다. 

러시아 발트함대 관할 지역에서 칼리닌그라드에는 S-400 대공미사일 포대와 Su-27 등으로 구성된 네 개 비행대가 배치돼 있다. 지상군 역시 중화기로 무장한 2만 명을 배치하고 있다. 러시아는 발트해와 접하고 있는 칼리닌그라드에 강력한 레이더와 다수의 대공·대함미사일을 배치해 발트해에서의 나토 활동을 감시해 왔으며 유사시 발트해 제공권 장악과 인접 국가의 항만 봉쇄를 실시하는 전략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칼리닌그라드에 약 25만 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2016년 나토가 폴란드와 발트 3국에 4000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미사일 방어 체제 구축을 위한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자 이 지역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SS-26)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정거리 600㎞ 내외의 단거리 미사일이지만 마하 10에 이르는 고속과 높은 회피 기동 능력으로 인해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더해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배치 여부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핵무기 사용을 전제로 한 모의 훈련을 여러 차례 실시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러시아는 대부분 지역에서 병력이나 장비를 빼내어 우크라이나에 투입했지만, 칼리닌그라드에서의 움직임은 없었다. 그만큼 이 지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북유럽 지역은 평화로운 지역으로 여겨지지만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러시아를 포위할 수 있는 지역으로 간주돼 냉전 시기 조용한 충돌과 갈등이 빈번하던 곳이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단기적으로는 자국 안보를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발트해 지역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끝난 이후 러시아가 다음 행동에 나설 경우 그 지역은 발트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스웨덴과 러시아 갈등은 향후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