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국에서 온 네 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하지만, 우리는 공통의 임무를 가진 단합된 팀입니다. 서로 조화를 이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습니다.” 지난해 8월 26일(이하 현지시각) 새벽 스페이스X의 일곱 번째유인우주선 ‘크루-7’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 올랐다. 이때 우주비행사 중 한 명인 미국인 재스민 모그벨리가 지구 궤도를 떠나면서 무선으로 보낸 감격적 메시지다.
이 유인우주선에 탑승한 비행사들은 국적과 소속이 모두 다르고 성도 다르다. 미국인 여성 비행사 재스민 모그벨리는 이란계이며 해병대 중령으로 헬리콥터 조종사 출신이고 현재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이다. 안드레아스 모겐센은 덴마크인이며 유럽우주국(ESA) 소속이고, 일본인 후루카와 사토시는 일본우주항공개발기구(JAXA) 소속이다. 콘스탄틴 보리소프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소속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 각을 세우고 있는데 양국 비행사가 함께 탑승하여 한 팀을 이룬 것도 주목할 일이다.
이들은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우주국제정거장(ISS)에서 197일 동안 머물며 과학 실험, 기술 시연, ISS 설비 유지·보수 등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2024년 3월 12일 오전 5시 47분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감동적 축하 메시지를 내놓았다. “우리는 다국적 우주비행사들을 통해 함께 일할 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미국은 우주개발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 지출과 고위험성을 피해 갈 방안을 민간기업과 협업에서 찾았다. NASA는 2014년 보잉, 스페이스X와 각각 42억달러(약 5조6419억원)와 26억달러(약 3조4926억원)에 유인우주선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스페이스X가 개발한 ‘드래건’이 2020년 시험비행을 했고 이번까지 일곱 번의 비행을 성공시켰다. 보잉이 개발 중인 우주캡슐도 5월 첫 번째 유인비행을 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지금 뉴스페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NASA 같은 국가기관이 아니라 민간기업이다. 테슬라 창업자이자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인류의 우주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우주탐사선, 인공위성을 확대하고 있고 화성에 신도시 건설 계획까지 발표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우주산업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은 민관군이 협업하는 뉴스페이스를 통해 앞당겨지고 있다.
이번 ‘크루-7’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과 무사 귀환은 협업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극적으로 보여줬다. NASA와 스페이스X가 협업했고 4개국이 협업했으며 남녀가 협업했다. 인간의 협업 성공 사례 중 가장 위대한 사례의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뉴스페이스 사례를 들여다보면 소중한 협업 성공 요인을 찾아낼 수 있다.
첫째,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함께 인식하라. 큰 목표와 과제는 협업으로 풀어야 한다. 우주 개척은 인류 공동의 목표다. 감염병 퇴치, 기후변화 대응, 인공지능(AI) 위험 등 큰 과제는 협업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둘째, 강한 위험을 함께 인식하라. 작은 실수나 방심으로도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서로 돕게 된다. 우주선에서는 작은 실수만 해도 영원히 우주 미아가 된다.
셋째, 서로 다른 강점을 인정하고 연결하라. 미국도 우주 강국이지만 러시아도 우주 강국이다. 일본도 소프트웨어 기술이 있다. 서로 다른 강점이 있다. 이걸 연결해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넷째, 방해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라. 러시아는 상대방의 인공위성을 파괴하거나 교란할 수 있는 우주 무기를 지니고 있다. 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처음부터 러시아를 끌어들이는 게 최상책이다.
이번 우주비행 프로그램 사례를 분석하면 협업의 위대함과 성공적 추진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가장 큰 임무는 협업에 길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협업으로 피할 수 있다. 협업이 성공의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