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열린 '용인 반도체 콘퍼런스'에 참석한 이상일(오른쪽) 용인특례시장. 용인특례시
2023년 4월 열린 '용인 반도체 콘퍼런스'에 참석한 이상일(오른쪽) 용인특례시장. 용인특례시

“세계 최대·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은 산업단지를 만드는 차원을 넘어 미국 실리콘밸리 같은 기업 도시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4월 4일 인터뷰에서 “중세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문화 혁신 운동)가 촉발된 것처럼 반도체를 중심으로 산업과 인재·교육, 교통, 문화 등이 융성하는 ‘용인 르네상스’를 실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용인특례시는 중앙정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함께 반도체 벨트를 조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00조원을 투입해 용인 이동·남사읍 일대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반도체 캠퍼스·연구개발(R&D)단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122조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개발 중이다. 두 회사의 투자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는 650조원, 고용 창출 효과는 350만 명이 기대된다. 

이 시장은 “올해부터는 도로, 철도 등 교통인프라를 확충하고 정보기술(IT) 인재가 거주할 수 있는 배후 도시 조성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용인특례시의 투자 유치 실적을 소개해달라.

“2023년 3월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삼성전자)를 유치했고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SK하이닉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미래연구단지) 등 세 곳이 2023년 7월 반도체 국가첨단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받았다. 용인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엔 150여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또 세메스와 램리서치 같은 글로벌 반도체 소부장 기업도 입주한다.”

대규모 인력 양성 및 공급이 필요할 것 같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성공을 위해서는 최고 수준의 인력을 충분히 공급해야 하고 산·학·연 협업이 활발하게 일어날 체제를 갖춰야 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반도체 교육‧산학 허브’를 열었다. 학생과 정책 담당자는 물론 반도체 기업 임직원 대상 전문가 과정도 열린다. 반도체마이스터고 설립을 위해 40개 기업, 경기도교육청, 반도체산업협회 등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2026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서울대 무역학,
전 중앙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 전 국민의힘 용인시병 당 협위원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서울대 무역학, 전 중앙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 전 국민의힘 용인시병 당 협위원장

185개 초‧중‧고 학교 교장을 모두 만났다고 들었다. 이유는.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관내 초·중·고 교장 및 학부모 회장단과 간담회를 열어 모두 만났다. 단순한 기업 도시가 아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과 인재가 모이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핵심이다. 교장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등하교 안전과 교육 환경 개선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결과, 폭우 때마다 빗물이 쏟아져 진흙탕이 되는 동백고의 통학로를 개선하고. 통학로 위험을 호소했던 용인고에는 승하차 베이를 설치했다. 백암면 장평초는 아토피 전문 치유 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용인세브란스병원, 용인교육지원청과 협약을 맺었다. 용인바이오고 기숙사 건립을 위해 경기도교육청에서 85억원을 지원받아 왔다. 나아가 과학고와 예술고 설립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한 교통 인프라 구축 계획은.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필수적이기에 도로 확충과 국가철도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연결되는 국도 45호선, 82호선, 지방도 321호 확장과 신설을 추진 중이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와 관련해선 국도 17호선, 국지도 318호선의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벨트를 연결하는 반도체 고속도로는 국토부에 적격성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 3월 민생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 의지를 밝힌 만큼 올해 하반기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경강선 등 철도망 확충도 필요한 것 같다.

“110만 대도시인 용인은 철도망 확충이 필수다. 국가철도인 경강선 연장 노선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하도록 광주시와 함께 국토부에 건의했다. 이 노선은 비용 대비 편익이 0.92로 높게 나왔다. 또 반도체 특화 신도시를 통과하는 반도체 국가철도 성격이 있어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광역철도인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과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안)도 국토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6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구성역이 개통돼 시민의 서울 진입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정부의 고속철도 수도권고속선(SRT) 복복선화 사업에 맞춰 SRT 구성역 설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용인 시민 90% 이상이 ‘지역 생활에 만족한 다’고 답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2023년도 사회 조사에서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 시민 90.9%가 ‘만족한다’고 했다. 전반적인 만족도가 9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시민 65%는 ‘10년 후에도 용인에서 살겠다’고 답했다. 용인시를 더 발전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한 점을 용인 시민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기쁘게 생각한다.”

산업단지 배후 신도시가 필요할 것 같다.

“국토부에서는 2023년 11월 IT 인재들의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할 1만6000가구 규모의 이동읍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용인시도 2040년 용인도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IT 인력 유입을 반영해 도시 기본 계획에서부터 개발 가능 용지 분석, 공간 구조 재검토를 진행할 방침이다.”

공무원 노조가 시장을 칭찬하는 경우는 드문데.

“공무원 노동조합이 2023년에 이어 올해도 시장을 칭찬했는데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보람을 느낀다. 작년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했을 때 노조는 ‘시장이 큰일을 했다’며 성명을 냈다. 시장이 시 발전을 위한 일에 열성이고 직원 사기 진작과 근무 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보이니 좋아하는 것 같다.”

대한민국 연극제 개최 배경은.

“6월 28일부터 7월 23일까지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와 제1회 대한민국 대학연극제가 용인에서 열린다. 연극의 황금시대를 다시 열어간다는 염원을 담아 연극제의 슬로건을 ‘연극, 르네상스를 꿈꾸다’로 정했다. 경기도에서 연극제가 열리는 것은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문화 창달에도 기여하고, 시민에게 수준 높은 연극을 즐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연극계의 거목인 이순재 선생을 명예대회장으로 모셨다.”

임기 2년이 돼 간다. 남은 기간 중점 추진 사안은.

“2023년 말 기준으로 212건의 공약 사업 가운데 61건(29%)을 완료했으며 134건(63%)을 정상 추진하고 있다. 16건(7%)은 일부 추진 중이다. 한정된 재원으로 많은 일을 해야 해 앞으로도 공모 사업에 적극 응모하는 등 정부와 도의 지원을 최대한 끌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