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스트 오브 2024’ 수상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2 대한민국 주류대상 이모저모. 사진 조선비즈
1 ‘베스트 오브 2024’ 수상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2 대한민국 주류대상 이모저모. 사진 조선비즈
해마다 4월이면 대한민국 주류대상의 결과가 기다려진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하는 주류대상은 1061개 브랜드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그중 와인 출품작 수는 527종. 눈에 띄는 것은 올해 수상작 중 다수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와이너리가 만들었거나 친환경 와인이라는 점이다. 
김상미 와인 칼럼니스트
김상미 와인 칼럼니스트

회를 거듭할수록 출품작의 품질이 좋아진다는 방증이다.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부문별 최고점을 받은 와인은 과연 어떤 것들일까. ‘베스트 오브 2024’ 를 수상한 8종을 소개한다.

구대륙 레드

체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체키(Cecchi)는 1893년에 설립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전역에서지속 가능 농법으로 건강하게 포도를 기르며 테루아 본연의 맛에 충실한 와인을 만들고 있다. 금번에 수상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는 몬탈치노에 위치한 밭에서 가장 우수한 산지오베제 포도를 골라 연 3만 병만 생산하는 와인이다. 잘 익은 체리와 자두 등 풍부한 과일 향과 함께 야생화, 마른 허브, 감초 향이 복합미를 더하고 부드러운 타닌이 입안을 기분 좋게 채운다. 돼지고기 목살이나 프로슈토 햄과 잘 어울리고 버섯 리소토에 곁들여도 좋다.

신대륙 레드
파머스 립, 더 브레이브

파머스 립(Farmers Leap)은 남호주 패서웨이에서 4대째 농업에 종사해 온 롱보텀 가족이 설립한 와이너리다. 포도 재배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석회질 토양이 내어주는 순수한 맛을 와인에 담아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더 브레이브(The Brave)는 가장 좋은 밭에서 수확한 시라즈로 만든 싱글 빈야드 와인이다. 농익은 베리의 진한 아로마와 향신료 향의 조화가 아름답고 묵직한 보디감과 긴 여운이 인상적이다. 육류 중에서도 소고기나 양고기와 궁합이 잘 맞고 구운 소시지와 즐겨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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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륙 화이트
루돌프 뮐러, 아이스바인

루돌프 뮐러(Rudolf Müller)는 1886년에 설립된 독일의 짐머만-그래프 & 뮐러의 대표 와인 브랜드다. 짐머만 그래프 & 뮐러는 연간 와인 판매량이 5000만L에 달하는 대형 와이너리로 포도 재배부터 와인 양조까지 친환경을 추구하며 품질 관리가 철저하다. 아이스바인은 포도가 나무에 달린 채 언 상태로 수확하고 착즙해서 만들기 때문에 풍미가 진하고 달콤한 여운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곶감처럼 말린 과일이나 디저트류와 잘 어울리고 짭짤한 스낵이나 매콤한 음식에 곁들여도 별미다.

스파클링
샹파뉴 오트로, 레스 페를레 드 라 뒤 그랑 크뤼 밀레짐 브뤼

1670년부터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포도를 재배해 온 오트로(Autréau) 가문이 만든 샴페인이다. 오트로의 와인들은 지속 가능 농법으로 재배한 건강한 포도로 만들기 때문에 많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선택을 받고 있다. 금번 수상작은 오트로의 최상급 샴페인으로 샤르도네 80%와 피노 누아 20%를 블렌드해 6년간 숙성을 거쳐 출시한 와인이다. 싱그러운 과일 향이 입맛을 돋우고 꽃 향이 우아하며 브리오슈와 버터 풍미가 고급스럽다. 식전주로도 좋지만 해산물 등 다양한 메인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로제
라 바흐쥬몬느, 퀴베 컬렉션 로제

라 바흐쥬몬느(La Bargemone)는 로제 와인 산지로 유명한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에 자리한 와이너리다. 이들은 13세기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해 온 곳에서 자연을 건강하게 지키며 유기농으로 재배한 다양한 포도를 블렌드해 와인을 만들고 있다. 퀴베 컬렉션(Cuvée Collection) 로제는 자몽, 복숭아, 크랜베리, 라즈베리 등 과일 향이 산뜻하고 은은한 향신료 향이 우아함을더한다. 가볍게 식전주로 즐겨도 좋지만, 다양한 음식과도 두루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신대륙 화이트
킹스 오브 프로히비션, 샤도네이

20세기 초 미국 금주령 시대에 주류를 불법으로 제조하고 유통하던 알 카포네 등 범죄 집단의 수장들을 가리키는 재미난 이름의 와인이다. 병 모양도 독특해서 외견상으로는 모던하고 가볍게 즐기는 와인처럼 보이지만 품질이 상당하다.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포도를 밤에 수확했고 섬세한 향을 살리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발효했다. 맛을 보면 묵직한 보디감과 열대 과일, 버터, 견과, 꿀 향 등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화이트 와인이지만 해산물보다 육류와 더 잘 맞고 볶음이나 부침 요리와 즐겨도 좋다.

주정 강화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 알람브레 20년산

1834년에 설립된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José Maria da Fonseca)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모스카텔이라는 포도로 만든 주정 강화 스위트 와인으로 유명하다. 알람브레(Alambre) 20년산은 20년 숙성시킨 와인부터 80년 숙성시킨 것까지 무려 19개의 빈티지를 블렌드한 와인이다. 영롱한 호박색이 뿜어내는 오렌지 마멀레이드, 커피, 캐러멜, 헤이즐넛 등 복합적인 아로마가 한 번 맛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약과나 양갱 같은 한과에 곁들이면 동서양이 어우러진 독특한 궁합을 경험할 수 있다.

내추럴
게쉭트, 원 드롭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게쉭트(Geschickt)는 이미 15년 전에 포도밭 주위에 나무를 심어 생물 다양성을 보존해온 와이너리다.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기른 여러 종류의 청포도를 블렌드해 만든 원 드롭(One Drop)은 레몬과 복숭아 등 과일 향이 신선하고 카모마일과 아카시아의 향긋함이 느껴지는 내추럴 스파클링 와인이다. 질감이 탄탄하므로 식사에 곁들여도 균형이 잘 맞고 날씨가 더울 때는 차갑게 식혀 별다른 안주 없이 와인만 마셔도 손색이 없다. 미처 소개하지 못한 와인을 포함해 역대 수상작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대한민국 주류대상 공식 애플리케이션인 ‘요즘이술’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