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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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FP연합 
2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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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배치된 이란제 탄도미사일들을 보여주는 대형 옥외 광고판이 4월 15일(이하 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 중심가에 걸려 있다(큰 사진). 그림에는 아랍어로 ‘진실된 약속’이라는 문구와 함께 페르시아어로 ‘이스라엘은 거미줄보다도 약하다’라고 쓰여있다.

같은 날 이스라엘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 거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마블의 슈퍼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로 둔갑시킨 그라피티 작품이 등장했다(사진 1). 바이든 대통령의 뒤편에 이스라엘 국기를 배치했고, 방패에도 국기 디자인을 적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이 굳건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이란은 4월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300여 기를 발사했다. 테헤란 거리 광고판에 등장한 ‘진실된 약속’ 은 당시 이란의 작전명이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4월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인사 등 13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이스라엘과 미국·영국·요르단 연합군은 이란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 99%를 요격했다(사진 2).  또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과 영국군이 일부 드론을 격추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란은 “목표물 타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은 대부분 이스라엘 방공망을 교란하는 용도였고, 핵심 공격 목표는 이스라엘군의 F-35 전투기가 배치돼 있는 네바팀 공군기지였다는 의견도 있다. 네바팀 공군기지는 이번 공격에 피해를 보았지만, 이스라엘군은 “기지는 계속 운영 중” 이라며 피해가 경미했음을 시사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 대규모 충돌을 내심 원할 가능성이 있다. 가자 지구 전쟁 장기화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석방이 지연되면서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방의 제재로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이란 입장에선 대규모 충돌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평화가 재선에 도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반격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두 나라가 전면전을 벌일 경우 파장은 가늠조차 어렵다.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가장 막강한 공군력을 보유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란은 사정거리 2000㎞ 수준의 탄도미사일을 대거 보유한 ‘미사일 강국’이다. 공격용 드론도 러시아에 수출할 만큼 경쟁력이 높다. 현재까지 양국은 전면전 대신 상대를 고통스럽게 하는 보복과 대응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