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팟캐스트, 오디오북, 오디오 스트리밍, 라디오까지 오디오 엔터테인먼트가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2024년 전 세계 오디오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월평균 팟캐스트 청취자는 17억 명, 오디오북 청취자는 2억7000만 명,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7500만 명, 라디오 청취자는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인 40억 명으로 예상된다.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연 매출은 대체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 증가해 750억달러(약 103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세부적으로 팟캐스트는 35억달러(약 4조8000억원), 오디오북은 70억달러(약 9조6000억원), 오디오 스트리밍은 230억달러(약 32조원), 라디오는 420억달러(약 58조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오디오 엔터테인먼트는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기간부터 그 이후까지 기대 이상의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소비자 범위가 방대하고 소비자의 엔터테인먼트 시간에서 청취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업계의 수익은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여러 성장 기회가열려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용·콘텐츠·편리성 주목하라
글로벌 소비에 탄력이 붙으면서 2024년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시장도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 특히 스트리밍 등 유료 오디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전 세계 14%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청취자를 끌어들일 기회가 그만큼 많다. 또 밀레니얼과 Z 세대는 오디오 스트리밍을 들으며 청소년기를 보냈고 새로운 기술,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수용력이 높기 때문에 오디오 시장의 주 타깃층이 되고 있다.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성장하려면 비용, 콘텐츠, 편리성이 관건이다. 우선 상당수 오디오 엔터테인먼트가 무료 또는 저가에 제공되는데, 이는 물가 압력에 소비자의 엔터테인먼트 지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청취자를 늘리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오디오는 콘텐츠 자체도 매력적이다. 음악, 팟캐스트, 책, 각종 관심사와 틈새 문화까지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되는 폭 넓고도 새로운 콘텐츠가 끊임없이 제공된다. 하지만 오디오 엔터테인먼트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접근성, 휴대성, 용이성이다. 그리고 이러한 장점은 스마트 스피커와 헤드폰, 이어폰의 사용이 늘면서 더 부각되고 있다.

메릴랜드대 언론학 박사
1│팟캐스트
통합과 혁신으로 성장 가속화
팟캐스트는 청취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운영 비용이 많이 들고 광고 매출을 얻기가 어려워 매출 성장이 더디다. 딜로이트는2024년 전 세계 월평균 팟캐스트 청취자 수가 17억 명에 달하겠지만, 광고 매출은 전년보다 약 30% 증가한 3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청취자 한 명당 연 매출 2달러(약 2750원)에 불과하다.
팬데믹 이후 신규 팟캐스트 쇼의 숫자는 줄었지만, 새 에피소드 수는 줄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팟캐스트를 한 번 들어보면 계속 듣게 되는 청취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비디오 팟캐스트를 제공해 시각 엔터테인먼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공략하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이런 혁신 추세가 계속되면 더 많은 청취자를 유인해 수익 창출의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2│오디오북
팬데믹 계기로 증가한 책에 대한 관심을 AI 기술로 증폭
팬데믹을 계기로 독서를 즐기는 인구가 늘며 도서 판매가 탄력을 받았으나, 팬데믹이 끝나자 소비자의 관심이 다른 엔터테인먼트로 분산되며 오디오북이 독서를 일상생활에 접목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부상했다. 딜로이트는 2024년 월평균 전 세계 오디오북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15% 증가한 2억7000만명, 이용자 한 명당 연 매출은 26달러(약 3만6000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기가 높아지면 경쟁도 가열된다. 최근 7개 오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이 오디오북 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생성 AI 또한 오디오북 시장의 성장을 촉발할 요인이다. 애플북스와 구글플레이는 AI 생성 보이스가 읽어주는 오디오북 서비스를 출시했고 구글플레이는 일부 선정된 책에 대한 자동 내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통합과 콘텐츠 품질이 관건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미 견고한 소비자층을 형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과 혁신 기회가 많다. 딜로이트는 2024년 월평균 오디오 스트리밍 가입자 수가 전 세계 7억5000만 명을 넘고,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한 2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입자 한 명당 31달러(약 4만3000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고에서 다루는 네 가지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가 가입자와 매출을 늘리려면 묶음형 서비스를 강화해 가입자가 더 많은 가치와 매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광고 보기, 약정 등 구독 서비스를 다양화해 가입자 수를 늘리는 스트리밍 업체도 증가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업체들은 AI 기술을 도입해 사용자 개인 맞춤형 음악 감상 경험을 혁신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4│라디오
무료·접근성 장점 강력하지만, 디지털 서비스 모색 필요
라디오는 광고 기반 무료 엔터테인먼트라는 강점을 무기로 유료 서비스가 급증하는 오디오 생태계에서도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인기가 꺾이지 않고 있다. 딜로이트는 2024년 월간 라디오 청취자 수가 전 세계 인구 중 약 절반인 40억 명에 달하고, 광고 매출이 420억달러로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청취자 한 명당 연 매출이 10.50달러(약 1만4000원)인 셈이다.
이처럼 라디오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라디오 방송국은 시장 전반의 변화에 적응해야한다. 대부분 오디오 엔터테인먼트가 디지털 서비스로 전환되는 가운데, 스마트 스피커나 자동차에서 음악을 듣는 청취자를 놓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경쟁을 벌이려면 방송국이 어떠한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또 AI로 증강된 생방송 디제잉과 AI가 만든 광고 등을 활용하면 광고 매출 등 방송국의 뿌리 깊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듣기' 의미 고찰하면 성장 기회 무한대
오디오 엔터테인먼트는 시각 엔터테인먼트에 비해 비주류로 폄하되기 쉽다. 사람들은 시간을 따로 내어 오디오만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이다.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듣고, 빨래를 하면서 오디오북을 듣고, 반려견을 산책시키면서 팟캐스트를 듣고, 일하면서 오디오 스트리밍을 듣는다. 하지만 다른 활동을 하면서 부차적으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라는 점이 바로 오디오만이 가진 최대 강점이다.
우선 오디오 플랫폼들은 스트리밍, 오디오북, 팟캐스트 등 여러 가지 포맷을 통합해 단일 앱 또는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로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면, 구독료를 올릴 수도 있고 더욱 광범위한 가입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 하나의 서비스에서 오디오북과 팟캐스트, 음악을 모두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한 비율이 70%에 육박했다. 첨단 광고 기술에 투자해 오디오 엔터테인먼트의 ‘쇼퍼블(shop-pable)’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청취자가 제품 광고를 듣고 무리 없이 즉각 구매까지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광고주를 유치하고 현금 흐름을 강화할 수 있다.
성장하는 오디오 시장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M&E) 기업들은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영화 및 TV 제작사, 출판사, 게임 개발업체 등 콘텐츠 창작자와 제공자는 선제적으로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지식재산권, 프랜차이즈, 캐릭터, 소설 속 세계의 생명이 연장돼 새로운 청취자를 유인하고 지속해서 충성스러운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 2024년 M&E 전략에 오디오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