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제주 프로젝트에 선정된 후 식당 주인들의 인생이 뒤바뀌는 것을 보면서 요리사로서, 또 한 가족 같은 마음으로 큰 보람을 느낀다.” 박영준(44) 제주신라호텔 메인 셰프는 5월 18일 제주도 애월에 있는 ‘맛있는 제주 만들기(맛제주)’ 9호 식당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호텔신라의 맛제주 프로젝트 총괄 셰프다.
![박영준 제주신라호텔 셰프 제주대 대학원 관광학 박사제주신라호텔 조리부, 호텔신라 양식주방, 메인주방, 조리기획 등 근무. 사진 호텔신라](https://economychosun.com/site/data/img_dir/2024/06/07/2024060700010_0.png)
제주대 대학원 관광학 박사제주신라호텔 조리부, 호텔신라 양식주방, 메인주방, 조리기획 등 근무. 사진 호텔신라
![박영준 제주신라호텔 셰프가 맛제주 선정 식당주에게 조리법을 교육하고 있다. 사진 호텔신라](https://economychosun.com/site/data/img_dir/2024/06/07/2024060700010_1.png)
맛제주 식당은 제주도청 주관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호텔신라는 공정성을 위해 선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식당이 선정되면 박 셰프는 이 식당을 방문해 개선할 점을 찾는다. 신메뉴를 개발하고, 식당 인테리어부터 싹 뜯어고친다. 올해부터는 세스코와 계약을 맺어 위생 관리도 강화했다. 통상 경쟁률은 10 대 1 이상이다. 한 프로젝트당 예산만 1억원이 훌쩍 넘어간다고 한다. 그는 “들어가는 돈이 큰 사업인데 오랜 기간 지속된 것은 대표이사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면서 “호텔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에 장기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함께 맛있는 제주 만들기 25호점 탄생을 축하하며 25호점 동문칼국수 이윤지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호텔신라](https://economychosun.com/site/data/img_dir/2024/06/07/2024060700010_2.png)
맛제주 식당에 선정되면 매출이 이전과 비교해 평균 3~5배 이상 뛰기 때문에, 호텔신라 직원들도 한 가족의 운명을 통째로 바꿔준다는 책임감과 보람을 가지고 참여한다. 맛제주는 단순 선정뿐 아니라 사후관리도 진행되기에 박 셰프는 초창기 점주들과는 10년 가까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희로애락’도 내내 함께했다. 박 셰프는 “소위 ‘대박집’의 경우 25평 매장에서 하루 매출이 최대 500만원을 기록하는 등 환골탈태하는데 경제 사정이 나아진 사장님들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며 “생활고로 인해 대학 진학이나 예체능 전공을 포기할 뻔했던 자녀를 대학과 유학 보내고, 자녀를 결혼시켰다는 소식 등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참여 식당 중 한 곳의 점주는 박 셰프의 배려로 건강 문제를 해결한 적도 있다. 호텔신라는 식당 주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듣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줬다. 병원 진료 때마다 서울 신라스테이를 숙소로 제공했다.
박 셰프는 이 같은 선의의 힘은 선순환된다고 강조했다. 박 셰프는 최근 맛제주 식당 주인들과 ‘좋은 인연’이란 봉사 모임을 만들었다. 아동복지센터 등을 찾아 요리를 선보이는 등 함께 재능 기부를 하는 식이다.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넓혀 가는 게 목표다. 그는 “맛제주는 식당 매출을 올려주는 것뿐 아니라 치열하게 살아온 사장님들에게 또 다른 가족이자 울타리가 생기는 것” 이라면서 “요구한 적도 없는데 이들이 모여 자신들이 받은 행운을 다시 나눠주고자 하는 것을 보면서 호텔신라 직원들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2 맛제주 식당 점주들과 박영준 셰프가 만든 봉사 모임 활동. 사진 호텔신라](https://economychosun.com/site/data/img_dir/2024/06/07/2024060700010_3.png)
향후 박 셰프는 맛제주를 통해 제주 음식 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비계 삼겹살 등 바가지 논란으로 제주도 자영업자들이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 같은 편견을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물가가 오르고 있어 재료를 직접 수급할 수 있는 식당에 강점이 있는데, 맛제주 식당 중에는 채소를 직접 재배하고, 해산물을 직접 잡아서 요리하는 진짜 제주의 맛을 전달하는 식당이 많다”면서 “맛제주를 통해 제주도 음식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