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AP연합
/AP연합

중국 민주화 시위를 지도부가 무력으로 진압한 톈안먼(天安門) 사태 35주기를 맞은 6월 4일 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 중정기념당 인근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한 여성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큰 사진).

톈안먼 사태는 앞서 1986년 일어난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 탄압에 반대했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 사망(1989년 4월 15일)이 촉발한 추모 집회가 민주화 시위로 확산하면서 발생했다. 1989년 6월 4일 중국 정부는 군을 동원해 베이징 톈안먼 광장 일대에서 민주화를 외친 학생과 시민을 유혈 진압해 수많은(국제적십자 추정 약 3000명) 희생자가 발생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한다. 소셜미디어(SNS)에서 6월 4일을 뜻하는 ‘류쓰(六四)’나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5월 35일’ 등은 검색조차 안 된다. 톈안먼 광장(사진 1)을 내려다볼 수 있는 성루 입장권 예약 사이트에는 6월 4일 하루 성루를 폐쇄한다는 공지가 떴다. 이날 로이터는 “붉은 완장을 두른 ‘안정 유지 자원봉사자’들이 지난주부터 베이징에서 시민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이날 위챗과 더우인 등 중국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프로필 사진을 교체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비교적 언론·집회 자유가 보장되던 홍콩에선 2020년 중국 당국이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이후 집회를 막았다. 코로나19 방역도 핑곗거리였다. 코로나19는 종식됐지만 톈안먼 사태 이후 줄곧 추모 집회를 주최해 온 ‘홍콩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연합회’가 2021년 9월 공식 해산한 탓에 지난해부터는 주최자조차 없는 상황이 됐다. 올해 3월엔 홍콩이 직접 제정한 홍콩판 국가보안법까지 발효됐다. 하지만 민간의 저항을 완전히 꺾지는 못했다. 홍콩에선 6월 3일 톈안먼 사태 추모 시위를 벌인 8명이 경찰에 붙잡혀 갔다. 또 이날 밤 코즈웨이베이의 번화가에서 허공에 손가락으로 ‘8964’를 쓴 행위 예술가 산무 첸(사진 2)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8964는 중국 당국이 톈안먼 시위를 유혈 진압한 1989년 6월 4일을 뜻한다. 홍콩의 기독교인 361명은 ‘6월 4일 기념일 기도문’을 크리스천타임스에 6월 4일 자 전면 광고로 게재했다. 이들은 ‘우리가 겁먹지 않게 하시옵소서’라고 적었다.

대만에서는 6월 2~4일 톈안먼 사태를 다룬 연극 ‘5월 35일’이 공연됐다.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은 페이스북에 “톈안먼의 기억이 역사의 격랑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