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대한민국 인구와 노동의 미래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이철희│위즈덤하우스│2만원│312쪽│ 5월 22일 발행
한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한 중·장년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한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한 중·장년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에 따르면 2020년 518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한국의 인구는 2070년 3766만 명까지 떨어진다. 50년 뒤 한국의 인구가 일제강점기였던 1910년대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 같은 인구 감소는 출산율 저하와 맞닿아 있다. 2022년 0.78명, 2023년 0.72명까지떨어진 한국의 합계 출산율(가임 여성 1명의 출생아 수)은 2024년에는 0.6명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수치를 접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조앤 윌리엄스 명예교수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라고 말한 인터뷰 영상은 유명한 인터넷 밈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중반기 최대 어젠다로 ‘저출산대응기획부’라는 부처 신설을 제시할 정도로 총력 대응하는 모양새다. 한국의 인구 감소를 14세기 유럽 인구 3분의 1을 줄인흑사병 대재앙과 견주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인구와 경제’ 과목을 강의한 인구경제학자인 저자는 흑사병이 초래한 집단적 죽음의 공포를 넘어, 살아남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자고 제안한다. 그래야 인구 감소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보인다는 것이다. 

흑사병으로 말미암은 유럽의 인구 감소는 농노제를 근간으로 한 봉건제도를 붕괴시켰다. 그러나 그것이 유럽 사회와 경제의 몰락을 불러왔을까. “역병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망자(亡者)와 봉건영주에게는 재앙이었을지언정, 살아남은 일반인에게는 축복이었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흑사병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값싼 농민 노동력을 노예처럼 쓸 수 있었던 봉건영주의 농노제를 종결시켰지만, 살아남은 사람에게는 실질임금이 두 배 넘게 증가하는 보상을 선사했다. 인구 감소로 줄어든 경작지는 양을 키울 수 있는 드넓은 목초지로 전환됐고, 양모의 질은 높아졌다. 이런 변화는 영국 모직물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게다가 임금 상승으로 비싸진 노동력은 기술 개발과 분업이라는 생산 혁신의 유인을 제공했다. 18세기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가 흑사병으로 인한 인구 감소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14세기 흑사병으로 중세 유럽의 봉건제는 무너졌지만, 그 폐허 위에서 근대국가가 태동했고, 이는 유럽의 부흥과 팽창의 시작을 알렸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인구 감소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과도한 비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생산 가능 인구 감소 문제는 더욱 그렇다. 저자는 앞으로 15년이나 20년 동안 ‘총량’에서 노동 인력 부족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여성과 장년 인구(55∼6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선진국 하위권인 노동생산성을 개선하는 것도 노동력 투입 저하를 상쇄할 수 있다. 

문제는 너무 빠른 인구 감소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전될 수 있다는 점이다. 2072년까지 현재보다 65세 이상 인구가 두 배 이상 늘어나고 유소년과 청년 인구는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당장 4∼5년 후부터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 인력이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운전 및 운송 관련직, 조리 및 음식 서비스직, 제조 관련 단순 노무직, 건설 및 채굴 관련 기능직 등 이른바 블루칼라 일자리에서 노동 공급 감소를 초래한다. 반면, 고령 노동자가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에 사무직 등 화이트칼라 일자리에서는 초과 노동 공급이 예상된다. 저자는 “지금은 총량적인 노동력 감소로 발생하는 문제보다 부문 및 유형 간에 발생하는 노동 수급 불균형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세계경제를 뒤바꾼
7번의 대전환
해롤드 제임스│정윤미 옮김│ 21세기 북스│2만9800원│ 568쪽│6월 5일 발행

지난 200년간 세계경제를 뒤흔든 일곱 번의 굵직한 전환점을 ‘좋은 위기’와 ‘나쁜 위기’로 구분해 설명한다. 세계경제에 도움을 줬는지가 기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경제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1970년대 오일쇼크와 대인플레이션 시대, 대공황, 제1·2차 세계대전 사이의 초인플레이션까지 현대 경제사를 아우르고 있다. 경제 대전환 시대에 활약한 경제학자들의 견해와 행동을 재구성하고 있다.

상속세의 저주에 걸린 한국경제 구출작전
상속세를 폐하라
서채종│글통│1만6800원│ 234쪽│5월 30일 발행

상속세 폐지론을 집대성했다. 상속세가 옳지 못한 세금인 동시에 바보 같은 세금임을 밝히는 데 주력한다. 상속세가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및 기업 밸류업 논의에서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왜 상속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인지, 상속세 폐지 없이 실효적인 밸류업 정책은 불가능한지, 설명한다. 저자는 세율 인하가 아니라 상속세라는 제도 자체의 완전한 폐지가 진짜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AI 비즈니스와 투자를 위한 격이 다른 현장 분석
AI 예감
권기대│베가북스│2만3000원│ 384쪽 │6월 17일 발행 예정

월스트리트 출신 경제 전문가인 저자가 AI 혁명의 첫 1.5년을 비즈니스와 투자 관점에서 되돌아봤다. AI에 관심을 두고 있는 직장인, 투자자, 학생, 경영자, 정책 입안자 등에게 객관적인 자료와 현장감 넘치는 분석을 제공한다. AI 생태계 및 산업에 관한 기초 개념을 이해하고 AI 산업 현장의 구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1800조원 AI 시장과 생태계, 비즈니스의 현주소를 조망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성공 메이커로 살아보자
이태교의 성공학 개론
이태교│솔과학│2만2000원│ 276쪽│1월 22일 발행

한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성공학의 황금률’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 역사와 세계사를 통해서 전해오는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대표적인 사례 그리고 저자가 만났던 성공자, 실패자 그리고 저자가 체험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담았다. 한 사람의 성공에 미치는 영향의 70%는 사람과의 인적 네트워크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도 소개한다. 성공에는 절대로 우연이나 기적이 없다고 강조한다.

오윤희 신화 SF 장편소설
사라진 올림푸스
오윤희│그래비티북스│ 1만5000원│276쪽│ 6월 10일 발행

그리스신화를 바탕으로 삼되, 비튼 시각으로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발전한 SF 세계관을 설정, 새롭고 독창적으로 조형해 낸 신화적 SF 판타지다. 그리스 고전 신화와 SF적 상상력을 섬세하게 직조한 세계를 창조해 냈다. 최첨단 테크놀로지로 우리 삶이 물들어가고 있는 지금, 작가의 상상력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SF 속 신화가 전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숙고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화폐와 시장의 실제 작동 방식 (How Money & Markets Really Work)
이 경제에서? (In This Economy?)
카일라 스캔론│모건 하우셀│ 19.19달러│304쪽│5월 28일 발행

각종 수학적 증명과 끔찍한 용어로 가득 찬 경제학에 대한 그림 가이드. 국가 부채가 정말 위협적인가, 온화한 경기 침체란 정확히 무엇인가, 은행 계좌 잔고, 고용 안정성 또는 모기지 이자율이 걱정된다면 어떤 데이터를 주시해야 할까 등을 알려준다. 재치 있는 일러스트와 창의적인 비유, 행동경제학, 문학, 철학에서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돈과 시장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