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미니 코리아
사진 미니 코리아

미니(MINI)는 1959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1961년부터 생산됐는데, 인기를 얻었던 건 스포츠 랠리에 나오면서부터였다. 1964년부터 1967년까지 열린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미니는 3회 연속 우승하며 최고의 소형차 반열에 오른 것이다. 당시 존 쿠퍼 컨스트럭터가 미니를 레이싱카로 개조했고, 영국 레이서들이 애용하면서부터 쿠퍼(Cooper)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때 카트를 타는 듯한 느낌을준다고 해 미니 특유의 ‘고-카트’라는 단어가 붙기도 했다.

BMW그룹이 브랜드 미니를 인수한 뒤 미니는 2000년대 들어 또 진화했다. 특유의 둥근 헤드라이트 등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차 전면부에 검정 가로선 등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고 BMW그룹은 설명했다. 또 BMW그룹의 엔진 기술이 더해지면서 마니아층을 확보한 미니는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똑같은 미니는 없다’는 미니 브랜드의 정신처럼 개인 선호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점도 소비자를 사로잡는 요인이었다.

미니 브랜드의 대표 모델 컨트리맨이 새롭게 돌아왔다. 2017년 2세대 모델 이후 7년 만에 3세대 완전 변경 모델로 출시된 것. ‘미니다움’을 강조하는 특유의 디자인 등 기존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한 것이 매력이다. 여기에 몸집도 더 커졌고 강력한 주행 성능과 다양한 디지털 사양도 추가됐다. 소형차를 넘어 ‘온 가족을 위한 차’를 지향하면서다. 새롭게 바뀐 뉴 미니 컨트리맨의 페이버드 트림을 약 80㎞ 시승했다.

소형차 아닌 준중형 SUV로 진화

두툼해진 보닛과 넓어진 범퍼가 눈에 띄었다. 기본 클래식 트림의 차체는 전장 4445㎜, 전폭 1845㎜, 전고 1660㎜, 휠베이스(앞바퀴 중간과 뒷바퀴 중간의 거리) 2690㎜다.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150㎜, 25㎜, 105㎜ 늘었다. 고유의 둥근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그릴은 조금 더 각진 형태로 변했다. 후면부 번호판 위치를 트렁크 아래로 내리면서 전체적인 디자인은 전작보다 깔끔한 느낌을 준다. 브랜드 미니의 ‘미니멀리즘’이라고 BMW 코리아 측은 설명했다.

내부에서도 미니멀리즘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시동과 기어, 주행 모드 변경, 비상등을 제외한 물리적 버튼이 모두 사라져 간결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운전석 창문 아래부터 대시보드, 조수석 창문 아래까지 전반적으로 청록색과 황토색의 직물 소재(재활용 폴리에스테르)가 적용돼, 브라운 시트와 조화를 이뤘다. 계기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대체됐다. HUD에는 속도와 간략한 내비게이션 정보가 표시된다. 계기판이 사라졌다고 해서 주행 중 불편함은 없었다.

운전석에 앉으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4년간 공동 개발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선보인 직경 240㎜ 원형 디스플레이다. 속도와 내비게이션, 출력, 연료량이 표시돼 직관적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공조기와 시트 조절 등도 디스플레이로 조작할 수 있다. 기존 원형 디스플레이보다 터치 반응성도 빨랐고, 터널 등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게 빛났다.

페밀리카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처럼 트렁크 공간도 여유롭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05L에서 최대 1530L까지 확장 가능하다. 운전석도 넓은 느낌을 줬다. 시트 위치를 높였음에도 머리 공간이 남았다. 이전 세대 대비 앞좌석 시트의 어깨와 팔꿈치 공간도 3㎝가량 넓어지면서 운전 시 불편함은 없었다. 뒷좌석은 앞뒤 위치 조절과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도 패밀리카로서의 장점으로 꼽힌다.

뉴 미니 컨트리맨. 사진 김지환 기자
뉴 미니 컨트리맨. 사진 김지환 기자

치고 나가는 힘은 매력 포인트

왕복 80㎞의 시승 코스에는 일반 도로와 고속도로가 모두 포함돼 있었다. 직선 주행 시 미니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미니 특유의 레이싱하는 느낌을 줬다. 중저음의 묵직한 배기음이 들리며 약간의 시차를 두고 속도를 냈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핸들링은 미니 특유의 드라이빙감각을 전달해 줬다. 트윈파워 터보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뉴 미니 컨트리맨은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0.6㎏·m를 자랑한다.

다만 노면이 느껴지는 등 정숙과는 거리가 있는 주행감이 미니의 오랜 고객과 패밀리카 수요층에게 다르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시승 당시 차량 이동이 많은 시간대여서 브레이크를 자주 밟아야 했는데, 제동력은 밀리는 느낌 없이 정확했다. 빨리 달리다가도 속도를 순식간에 줄여야 할 때 재빨리 차를 잘 잡았지만, 울렁임은 있었다. 급격한 코너에서 차가 중심을 잃지 않았다. 다만 약간의 쏠림 현상이 있어 부드럽다는 느낌은 없었다.

원형 디스플레이는 주행에 재미를 더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는 ‘익스피리언스 모드’ 덕분이다. 단순히 주행 모드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모드에 따라 OLED 화면 그래픽뿐 아니라 프로젝션 타입으로 대시보드에 비치는 그래픽도 다양하게 바뀐다. 고-카트 모드로 설정하자 빨간색 그래픽이 대시보드에 나타났고, 배기음 사운드를 냈다. ‘코어’ 로 모드를 바꾸자 사운드가 약해졌고, 대시보드 그래픽이 푸른색으로 변하기도 했다.

주행을 마친 이후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1L당 13㎞였다. 복합 기준 1L당 10.8㎞보다 높았다. 뉴 미니 컨트리맨의 시작 가격은 4900만원이다. 페이버드 트림은 5700만원, JCW는 6700만원부터 시작한다.

한편 미니 코리아는 6월 13일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완전한 전동화 브랜드로 전환을 앞둔 미니 브랜드의 ‘뉴 미니 패밀리’를 선보였다. 공개된 모델은 순수 전기 ‘뉴 올 일렉트릭 미니쿠퍼’와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새로운 가솔린 모델인 3도어 ‘뉴 미니 쿠퍼’다. 이들 모델은 7월 뉴 미니 쿠퍼를 시작으로 국내에 순차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