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주 강국의 비밀 

하야부사

쓰다 유이치│서영찬 옮김│동아시아│ 1만8000원│276쪽│6월 12일 발행

2018년 6월 27일 쓰다 유이치(앞줄 가운데)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하야부사 2호기 프로젝트 매니저가 하야부사 2호기의 류구 도착을 기념해 연구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JAXA
2018년 6월 27일 쓰다 유이치(앞줄 가운데)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하야부사 2호기 프로젝트 매니저가 하야부사 2호기의 류구 도착을 기념해 연구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JAXA

“해냈다!” 2019년 2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관제실에 환성이 울려 퍼졌다. 마치 맹금류 매(일본어로 하야부사)처럼, 우주 탐사선 하야부사 2호기는 지구에서 3억㎞가량 떨어진 소행성 류구(龍宮)에서 포획물인 ‘별의 부스러기’를 꽉 움켜쥔 후 드넓은 우주로 다시 날아올랐다. 지구에서 쏘아 올린 탐사선이 3억㎞ 떨어진, 지름이 여의도보다 작은 0.7㎞에 불과한 소행성에 정확히 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야부사 2호기 프로젝트를 11년간 총괄한 저자는 일본 도쿄 스카이트리 전망대 꼭대기에서 후지산 정상에 사는 물벼룩을 식별하는 추적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비유한다.

하야부사 2호기 탐사선은 류구에서 총 두 차례 착륙에 성공했다. 5g짜리 탄탈럼(Ta) 탄환을 발사해 지표면의 부스러기를 채취한 몇 달 뒤에, 스몰 캐리온 임팩터(SCI)라 불리는 충돌 장치를 사용해 소행성의 표면을 기폭하고 충돌구의 지하 물질을 채취했다. 하나의 소행성에 두 번 착륙한 것과 소행성의 지하 물질을 채취한 일은 과학사에서 전례 없는 성과였다.

저자는 프로젝트 참여 시점에서의 고민, 탐사선 발사 전후로 펼쳐진 치열한 훈련 과정, 류구에 도달한 후 마주한 위기와 대처 순간 등 우주탐사의 대장정을 고스란히 되살린다. 지구와 소행성을 오가는 탐사선의 비행 방식, 탐사선이 탑재한 이온 엔진, 레이더, 충돌 장치 등 신기술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친절하게 설명된다. 우주탐사가 시작된 뒤 연구진과 팀원들이 겪은 우여곡절과 고군분투는 소설처럼 흥미진진하다. 특히 탐사선이 류구에 도착한 후 전개되는 운용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탐사선이 하강 도중 돌연 상승하거나, 탐사선 카메라 렌즈와 레이저 고도계(LRF) 센서에 흙이 묻어 착륙이 곤란해지는 등 난관을 만났을 때 대응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극한의 임무를 수행하는 탐사선의 고군분투와 과학자들의 긴장, 한숨, 기쁨, 환호는 독자를 깊이 몰입시킨다.

일본이 탐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전 세계 우주 항공 관련 기구와 진행한 기술 교환과 협력의 방식, 지난 사례를 바탕 삼아 절차와 비용을 단순화하는 과정,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실패에 익숙해지고자 하는 과감한 도전 정신 등은 우주탐사 실천의 교본과도 같다. 이는 우주항공청을 신설하며 탐사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는 우리나라에 더없이 소중한 자료다. 특히 세계는 우주 행성을 단순히 기술 경쟁의 장이나 인류의 정착지가 아닌 새로운 광물과 신물질이 가득 찬 무한한 자원의 원천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은 철, 니켈, 코발트 등 각종 금속광물로 이뤄진 소행성 ‘16프시케’의 경제적 가치를 1000경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별에 닿고자 하는 하야부사 2호기의 흥미롭고 박진감넘치는 탐사 과정을 따라가면 도전하는 인간의 역동을 체험하게 된다. 저자는 하야부사 2호기 프로젝트가 수많은 실패 위에 이뤄진 성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앞선 2003년 발사된 하야부사 1호기는 극소량의 행성 물질을 싣고 7년 만에 극적으로 지구로 돌아왔지만, 무수한 결함과 실패를 경험했다. JAXA 연구진은 탐사 로봇 미네르바를 우주 미아로 만들어 버린 분리 타이밍 조절 실패, 탄환 발사의 오작동, 무리한 착륙으로 인한 본체 파손 등 하야부사 1호기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하야부사 2호기를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미지에 대한 열정과 즐거움이 아니라 절망적 상황에만 집중한다면 또 다른 하야부사는 탄생할 수 없을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심해지는 경기 

변동불황기 면역력

맹명관│지음과깃듬│ 2만3000원│414쪽│ 6월 27일 발행

한국형 ‘스몰 자이언트(작은 거인)’ 기업 21곳의 ‘불황기 면역력’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창출한 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심도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소개한다. 마케팅·리서치·창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불황기 진단과 솔루션도 담았다. 자영업자나 기업의 대표이사(CEO)라면 이 책을 불황기를 대처하는 길잡이로 삼을수 있다. 사업을 하고 있거나 꿈꾸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경제학자의 눈으로 차별의 막대한 비용을 분석하다

차별 비용: LGBT 경제학

리 배짓│김소희 옮김│ 글항아리│1만6800원│288쪽│ 6월 27일 발행

30년 이상 LGBT와 경제학을 엮어 탐구한 저자는 ‘성소수자를 포용하면 실질적인 이득이 뒤따른다’고 주장한다. 이해타산적이기만한 접근으로 비칠 수 있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방대한 양의 통계와 당사자들이 직접 겪은 경험을 접하면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소수자를 포용하는 것이 손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이들에게, 포용에 함축된 실질적 이득을 통계적으로 알려준다. 또 차별의 비용이 생각보다 훨씬 막심했음을 보여준다.

전혀 다른 세상의 인류

AI 사피엔스

최재붕│쌤앤파커스│ 2만2000원│480쪽│ 6월 1일 발행

인공지능(AI) 시대가 두려운 사람을 위한 ‘미래 준비 설명서’다. 챗GPT 사용법 얘기가 아니다. 저자는 산업별·분야별로 AI 태풍의 진로를 예측한다. 반 발짝 먼저 가서 사업의 길목을 선점하는 통찰을 담는다.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AI에 대한 막연함을 의욕으로, 두려움을 낙관으로 바꿔 준다.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성균관대 부총장의 신작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하이브리드 시대를 위한 브랜딩 안내서

소셜 비헤이비어

김성준, 홍현경│웨일북│ 1만8500원│268쪽│

6월 5일 발행

김성준 시몬스 브랜드전략부문 부사장이 급변하는 시대의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소셜 비헤이비어’는 직역하면 ‘사회적 행동’이라는 뜻이다. 인간의 사회적인 행동이 개인의 특성과 사회적으로 처한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소셜 비헤이비어를 이해하면, 소비자의 패턴을 파악해 심리를 유발할 수 있다. 소비자가 자신도 모르게 브랜드를 선택하고, 열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이 쭉쭉 모이고, 매출 쑥쑥 올라가는

공간 이미지 경영

오선미│비엠케이│2만9700원│288쪽│6월 5일 발행

공간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노하우를 세세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놓치거나 소홀히 하기 쉽지만, 사업 성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공간 이미지다. 저자는 10㎡(약 3평)짜리 식당부터 삼성물산·금강기획 등 대기업 매장에 이르기까지 30여 년 동안 수없이 많은 비즈니스 공간을 연출해 왔다. 색채부터 조명, 간판, 소품, 동영상, 유니폼, 홍보물, 소리, 향기 등에 이르기까지 공간 이미지 경영에 필요한 요소를 빠짐없이 담았다.

정부 개입 증가로 왜곡된 자본주의

자본주의는 무엇이 잘못되었나(What Went Wrong with Capitalism)

루치르 샤르마│사이먼앤드슈스터│ 30달러│376쪽│6월 11일 발행

미국 자산운용사 록펠러 인터내셔널의 회장인 저자는 ‘작은 정부’ 시대가 최근 100년간 미국에서 존재하지 않았다고 표현한다. 작은 정부는 애초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누구도 경제적 고통을 겪지 않도록 과도하게 지출하고 간섭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한다. 미국, 유럽, 일본에 이르기까지 각국 정부가 너무 많은 돈을 경제에 쏟아부어, 금융시장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