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산업, ‘HS화성’으로 사명 변경
부동산 공급 과잉… 먹거리 찾아야
안정 경영 탈피, 도전해야 할 타이밍
이종원 HS화성 회장경북대 불어불문,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MBA, 현 한국주택협회 이사, 현 대구경북미래경영자회 회장, 현 KCGI자산운용 이사, 현 신세계라이브쇼핑 이사, 현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 사진 박지윤 기자
이종원 HS화성 회장
경북대 불어불문,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MBA, 현 한국주택협회 이사, 현 대구경북미래경영자회 회장, 현 KCGI자산운용 이사, 현 신세계라이브쇼핑 이사, 현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 사진 박지윤 기자

“대구 시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HS화성’을 수도권을 넘어 해외까지 더 큰 무대로 진출시키고 싶다.”

이종원 HS화성 회장은 6월 27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66년 만에 화성산업에서 HS화성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유는 신사업 발굴 등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일환”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 회장과 인터뷰는 대구 수성구 대구미술관에서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 회장은 2019년 3월 HS화성 대표이사사장에 오른 뒤 2022년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이 회장이 취임 이전부터 고려한 사안이었다. HS화성은 지난해 전국 시공 능력 평가액 43위로 대구 지역 1위 대표 건설사이지만, 수도권이나 해외에서 인지도는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회장은 “해외에서 화성산업을 소개할 때 사명만 보고는 외국인이 건설사라고 인식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사명과 함께 환경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HS화성은 화성산업의 헤리티지를 직접적으로 계승하되 영문 표기를 더해 해외시장에 대한 지향점까지 담아냈다. ‘HS’는 화성의 영문 이니셜과 회사의 미래 비전인 ‘인류의 지속 가능성(Human Sustainability)’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회장은 대구 지역 1위 건설사 타이틀을유지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대구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으로 시름하는 만큼 미래 먹거리 발굴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정비 사업 비중을 늘려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또 해외시장에서도 대형 건설 사업보다는 규모가 작더라도 정수, 폐기물 등 환경 관련 신사업을 수행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HS화성의 인지도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부동산 시장은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대구 역시 부동산 시장이 좋을 때는 건설 사업이 원활히 이뤄지지만, 반대로 지금처럼 주택 공급량이 많을 때는 일감이 크게 줄어든다”며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대구 지역에만 한정해서는 HS화성의 미래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해외로 진출해 환경 관련 신사업을 모색하고, 지방과 달리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수도권 정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회장은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을 방문해 HS화성을 알렸다. 그 결과 올해 1월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주거 환경을 개선해 탄소 배출권을 획득하는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6월 27일 대구 수성구에 있는 HS화성 본사 사옥 5층 입구에 고(故) 이윤석 옛 화성산업 창업주 흉상이 설치
돼 있다. /박지윤 기자
6월 27일 대구 수성구에 있는 HS화성 본사 사옥 5층 입구에 고(故) 이윤석 옛 화성산업 창업주 흉상이 설치 돼 있다. /박지윤 기자
이와 함께 HS화성은 대구 지역 건설 명가의 자존심을 걸고 서울과 수도권 주택 시장으로도 진출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기존 주택 브랜드 ‘파크드림’과 함께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서울에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발주로 진행하는 고덕강일3단지 공공주택 공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헌동 SH 사장이 추진하는 ‘반값 아파트’ 정책의 첫 작품인 데다 HS화성의 기술력을 서울에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업장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아파트도 사람들의 생활양식 변화에 맞춰져야 한다”면서 “예를 들면 아파트에서 음식이나 배달을 많이 시키는데, 주로 음식이나 물건을 문 앞 바닥에 놓는 것을 보고 개선점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현재 HS화성 기술개발팀은 택배 회사나 쇼핑몰 등과 협업해서 아파트에 배달 물품을 보관하는 공간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이후 위생이 강조되는 만큼 아파트 신발장 입구에 손 씻는 공간을 두거나 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신발을 말릴 수 있도록 설비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기존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있는 HS화성 본사 리모델링을 올해 안에 추진할 계획이다. 또 수도권 지역의 다양한 정비 사업 정보를 취합할 수 있도록 서울 HS화성 주택본부 지사 인력을 확충해 주택 사업의 전략적 기지로 삼는 투트랙 전략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현재 대형 건설사들도 대구에서 철수하는 추세로, 당분간은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울에서 규모가 작더라도 재개발, 재건축 수요가 있는 곳을 검토해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당장 서울 한강 변에 입지한 대규모 사업장을 수주하기는 어렵겠지만 모아주택, 신통기획 등 300~500가구 정도만 되면 사업성 검토 후 전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서울 주택본부 인력도 보강했고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 로고와 브랜드 이름을 구체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기존 파크드림 브랜드는 대구 지역민 사이에서는 평가가 매우 좋은 편이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7월 1일 오전 10시 HS화성 본사 7층 콘퍼런스 홀에서 열린 HS화성 사명 선포식에서 이종원 회장이 회사 깃발을 흔들고 있다. /HS화성
7월 1일 오전 10시 HS화성 본사 7층 콘퍼런스 홀에서 열린 HS화성 사명 선포식에서 이종원 회장이 회사 깃발을 흔들고 있다. /HS화성
그는 대구 신공항 건설 사업 등 대구 지역에 필요한 대형 공공사업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방향성에 맞게 HS화성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대구 지역에서 노후화가 심한 시설을 개선하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HS화성이 사업 다각화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한 건설사라는 뿌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시장에서도 가능하다면 HS화성만 일감을 독식하는 것보다는 다른 대구 지역 건설사와 함께 협업하면서 대구 건설 산업이 전체적으로 성장하도록 힘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산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구 건설사들이 오랫동안 안정적인 경영을 지속하는 이유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안전한 방향을 고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최근 몇 년간 대구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의 온상으로 꼽히고 있지만 대구지역 건설사들이 버티고 있는 힘이 바로 안정 경영을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HS화성이 언제까지나 안정 경영만을 고수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제는 도전 의식을 갖고 세계 무대로, 수도권 지역에서도 발을 넓혀 서울 강남 진출을 목표로 나아가야 할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 회장은 화성장학문화재단과 사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 지역뿐 아니라 사업장이 있는 지역에서도 사회 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매년 10여 곳을 방문해 사랑의 집수리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외롭게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너무 많고, 연탄불을 올려 생활하는 사람도 참 많았다” 면서 “도배, 장판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과 협업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돕고, 만약 아이가 있는 집이면 책상을 조립해서 선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가 대구에 소재하다 보니 봉사활동도 주로 대구에서만 했는데, 전국 곳곳에 있는 사업장 근처에 사는 이들도 다 우리 고객인데 HS화성의 진정성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봉사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며 “경기 평택, 남양주 별내, 서울 고덕강일3단지 등 사업장이 있는 곳이라면 HS화성 봉사단이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