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급 과잉… 먹거리 찾아야
안정 경영 탈피, 도전해야 할 타이밍
“대구 시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HS화성’을 수도권을 넘어 해외까지 더 큰 무대로 진출시키고 싶다.”
이종원 HS화성 회장은 6월 27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66년 만에 화성산업에서 HS화성으로 사명을 변경한 이유는 신사업 발굴 등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일환”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 회장과 인터뷰는 대구 수성구 대구미술관에서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 회장은 2019년 3월 HS화성 대표이사사장에 오른 뒤 2022년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이 회장이 취임 이전부터 고려한 사안이었다. HS화성은 지난해 전국 시공 능력 평가액 43위로 대구 지역 1위 대표 건설사이지만, 수도권이나 해외에서 인지도는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회장은 “해외에서 화성산업을 소개할 때 사명만 보고는 외국인이 건설사라고 인식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사명과 함께 환경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HS화성은 화성산업의 헤리티지를 직접적으로 계승하되 영문 표기를 더해 해외시장에 대한 지향점까지 담아냈다. ‘HS’는 화성의 영문 이니셜과 회사의 미래 비전인 ‘인류의 지속 가능성(Human Sustainability)’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회장은 대구 지역 1위 건설사 타이틀을유지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대구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으로 시름하는 만큼 미래 먹거리 발굴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정비 사업 비중을 늘려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또 해외시장에서도 대형 건설 사업보다는 규모가 작더라도 정수, 폐기물 등 환경 관련 신사업을 수행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HS화성의 인지도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부동산 시장은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대구 역시 부동산 시장이 좋을 때는 건설 사업이 원활히 이뤄지지만, 반대로 지금처럼 주택 공급량이 많을 때는 일감이 크게 줄어든다”며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대구 지역에만 한정해서는 HS화성의 미래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해외로 진출해 환경 관련 신사업을 모색하고, 지방과 달리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수도권 정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회장은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을 방문해 HS화성을 알렸다. 그 결과 올해 1월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주거 환경을 개선해 탄소 배출권을 획득하는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회장은 기존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있는 HS화성 본사 리모델링을 올해 안에 추진할 계획이다. 또 수도권 지역의 다양한 정비 사업 정보를 취합할 수 있도록 서울 HS화성 주택본부 지사 인력을 확충해 주택 사업의 전략적 기지로 삼는 투트랙 전략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현재 대형 건설사들도 대구에서 철수하는 추세로, 당분간은 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울에서 규모가 작더라도 재개발, 재건축 수요가 있는 곳을 검토해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당장 서울 한강 변에 입지한 대규모 사업장을 수주하기는 어렵겠지만 모아주택, 신통기획 등 300~500가구 정도만 되면 사업성 검토 후 전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서울 주택본부 인력도 보강했고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 로고와 브랜드 이름을 구체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기존 파크드림 브랜드는 대구 지역민 사이에서는 평가가 매우 좋은 편이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화성장학문화재단과 사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 지역뿐 아니라 사업장이 있는 지역에서도 사회 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매년 10여 곳을 방문해 사랑의 집수리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외롭게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너무 많고, 연탄불을 올려 생활하는 사람도 참 많았다” 면서 “도배, 장판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과 협업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돕고, 만약 아이가 있는 집이면 책상을 조립해서 선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가 대구에 소재하다 보니 봉사활동도 주로 대구에서만 했는데, 전국 곳곳에 있는 사업장 근처에 사는 이들도 다 우리 고객인데 HS화성의 진정성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봉사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며 “경기 평택, 남양주 별내, 서울 고덕강일3단지 등 사업장이 있는 곳이라면 HS화성 봉사단이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