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부산 글로벌 잡매칭데이’에서 구직자가 면접
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5월 2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부산 글로벌 잡매칭데이’에서 구직자가 면접 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 박사, 전 대구경북 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 박사, 전 대구경북 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지난 5월 국내 15~64세 이상 고용률이 처음으로 70%에 달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3% 후반대까지 상승하던 실업률도 3% 수준으로 안정됐다고 한다. 갈수록 악화하는 국내 실물 경기 여건과 미약한 수출 환경 개선세 등을 고려하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 같은 고용 추세가 이어지길 기대하는 바가 크지만, 동시에 개선돼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취업자 증가세 둔화

먼저, 경제활동인구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어떤 이유이건 통상 일자리 공급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게 되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의 이동이 늘면서 단기적으로는 실업률도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5월 경제활동인구는 17만6000명 증가에 그쳐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고, 실업률은 전년 동월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 즉, 현재 고용 시장은 겉보기와는 달리 일자리 증가 기대가 낮아지는 가운데 실업률은 상승하는 국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신규 취업자 수 증가세 둔화도 우려되는 바다. 2021년 이후 월평균으로 적게는 30만 명 이상, 많게는 80만 명 이상의 신규 취업자가 증가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지난 5월 8만 명은 너무도 작은 규모다. 물론 지난해 기저효과가 클 수 있겠지만, 이런 현상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국내 고용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빠지지 않는 15~29세 청년층 실업 문제도 다시 심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청년층 실업률은 6.7%로, 전년 동월에 비해 0.9%나 높아졌다. 당연히 신규 취업자도 17만3000명이나 감소해, 지난해 11월부터 19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는 60세 이상 실업률 2.4%, 신규 취업자 26만5000명 증가와 크게 대비된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좋은 일자리 열세

임금, 고용 안정성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른바 좋은 일자리 증가세도 미약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일자리가 지난해 12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추세적으로도 열세다. 지위별로도 상용 임금 근로자 증가 규모가 5월 들어 7만5000명으로 급감했다. 반면 임시 임금 근로자 규모는 24만9000명으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주당 취업 시간대별로도 이런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5월 기준으로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약 898만9000명 감소한 데 반해 일시 휴직을 제외한 주당 35시간 미만 취업자는 907만7000명 증가했는데, 이런 현상은 올해 2월부터 지속하고 있다.

늘어나는 구직 단념자

이처럼 경제활동인구로 본 국내 고용 시장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상당히 많지만, 비경제활동인구로 볼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을 쉬고 있는 사람이나, 구직 단념자처럼 일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일을 쉰 인구는 8만7000명 증가했는데, 이는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모든 연령층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같은 기간 구직 단념자도 36만4000명으로 올해 들어서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본의 아니게 통계 중심의 논의가 됐지만, 반대 의견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용 여건을 따지거나 부분 최적화는 무시한 채 전체 최적화에만 무게를 실어 논의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의식이 어제오늘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전체 최적화에만 초점을 맞춰 논의를 이끌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래서는 역대 최고 고용률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