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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한 인간 사회의 변화… 위협일까, 기회일까

이주형 기자

548호

2024.07.08 11:00

최정상 인공지능 전문가의 15가지 미래 예측

생성형 AI는 어떤 미래를 만드는가

제리 카플란│정미진 옮김│

한스미디어│2만5000원│392쪽│

6월 20일 발행

2022년 말 오픈AI의 채팅형 인공지능(AI) 챗GPT의 출현 이후 AI는 인간의 일상에 급격하게 파고들었다. 의료, 금융, 예술, 전쟁, 법조 등 인간 고유 영역으로 남을 줄 알았던 분야까지 AI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AI 기술이 인간의 지능과 감성 수준에 이르는 인공 일반 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시대도 머지않았다는 전문가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월 텍스트 방식의 소통을 뛰어넘어 ‘감정이 담긴 음성 대화’ 가 가능한 GPT-4o의 등장은 마침내 AI 초지능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그렇다면 AI는 현대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AI가 생산성을 높여주는 유용한 도구임은 여러 산업에서 생성 AI(Generative AI) 도입이 가속화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도구를 넘어 인간 존재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경고 또한 빗발친다.

로만 얌폴스키 미국 루이빌대 사이버보안연구소 교수는 100년 내로 AI가 인간을 멸종시킬 확률이 99.9%라는 ‘AI 종말론’을 제기했다. 가짜 뉴스를 활용한 선거 조작, 전쟁 확산 등 생성 AI 발전의 부작용도 우려 사항이다. 딥러닝의 아버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인류가 자신들보다 지능이 높은 디지털 존재에 의해 인간 사회를 빼앗길 것이라는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선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5년 이내에 AI가 수학·독해 문제와 의사 및 변호사 시험에서 대부분 사람보다 8% 정도 뛰어난 응답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저자는 대중에게 AI 시대의 개막을 알린 베스트셀러 ‘인간은 필요 없다(Humans Need Not Apply)’를 펴낸 저명한 AI 전문가다. 그는 이번 신간을 통해 ‘생성 AI의 탄생과 발전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생성 AI는 인간 사고를 뛰어넘는 속도로 인간의 모든 지식을 학습하고,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도구를 사용한다. 생성 AI의 진화 방향을 인간이 미리 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생성 AI로 인한 사회 변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책에서 생성 AI가 만들 15가지 미래에 대해 예측한다. ‘생성 AI가 초래할 최악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규제가 생겨날 것’ ‘생성 AI는 카메라, 마이크 등으로 실제 세계를 직접 학습해 인간이 만든 콘텐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 ‘노인 등 고립된 사람들은 정서적 위안을 생성 AI 챗봇으로부터 얻을 것’ ‘의료·법률 서비스에 생성 AI가 도입돼 의사나 변호사를 대체할 것’ 등이 바로 그 예측이다.

책에는 생성 AI가 실제로 대규모 실업을 유발할 것인지, 생성 AI가 인류에게 미칠 위협은 무엇인지 등 인간의 우려에 대한 고찰뿐 아니라 AI에 대한 인문학적 관점의 분석도 담겼다. 컴퓨터가 과연 생각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을까. AI는 창의성과 자유의지를 보일 수 있을까.

저자는 책을 펴낸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기계 지능을 인간 지능과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점점 더 진보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인간에게 잠재적으로 실존적 위협을 가하는, 초기의 지각이 있는 존재로 생각하려는 유혹은 오랫동안 계속돼 왔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