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외국어를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왔다” “어문학과가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다” “인공지능(AI)이 언어의 장벽을 없앨 것이다”, 올해 1월 네트워크 연결 없이 AI를 통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전자의 첫 번째 AI 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소개하는 언론 보도에 달린 댓글이다. AI가 손쉽게 외국어를 통·번역해 주는 만큼 더는 힘들게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을 수 있다는 기대다. 이에 대해 로버트 파우저 언어학자(전 서울대 국어교육과 부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외국어를 단순히 실용적 기능으로 본다면, 그런 주장이 나오는 게 자연스럽다” 라며 “정보를 얻기 위해 외국어를 읽어야 하는 시대는 AI로 인해 막을 내리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인지 및 다문화적인 관점에서 외국어 학습을 본다면, 언어를 넘어 다른 문화를 배우고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외국어 교육은 이문화(異文化)에서 오는 갈등을 줄여 서로를 이해하는 데 여전히 도움 줄 것이다”라고 했다. AI가 단순히 외국어를 해석해 정보를 전달하는 실용적 기능에서는 외국어 교육을 대신할 수 있지만, 언어와 함께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부분에서는 여전히 외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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