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뿐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영업했다. 모바일 앱의 인터페이스 구성을 외국인 취향에 맞도록 구현하는 작업에도 집중했다.”

해외 송금 전문 핀테크 기업 한패스의 이근주 공동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국내 1위 송금 업체로 부상한 배경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타깃으로 한 영업 전략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7년 2월에 설립하고, 2018년 ‘모바일 해외 송금 서비스(플랫폼)’를 출시하게 된 계기가 개도국에서 한국으로 취업을 위해 온 외국인 근로자의 송금 문제를 해결해 주자는 바람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주요 취업 그룹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이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법무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인구 5132만5000명 대비 체류 외국인은 250만8000명이었다. 91일 이상 국내 상주하는 외국인은 143만 명으로 이 중 외국인 취업자는 92만3000명이다. 90일 이내 계절 근로자, 단기 근로자를 합하면 100만 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근로자 100만 명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 대표는 “외국인을 위해 법무, 노무, 세무서비스, 퇴직금, 임금 관련 법률 상담, 출입국 안내, 보험 등 행정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상담까지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다양한 생활 측면에서 도움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근주 공동 대표와 일문일답. 

이근주  한패스 공동대표 동국대 공학박사, 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전 한국간편결제진흥원장, 전 IBK기업은행  핀테크센터장·스마트금융부장 사진 이수진 인턴기자
이근주 한패스 공동대표
동국대 공학박사, 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전 한국간편결제진흥원장, 전 IBK기업은행 핀테크센터장·스마트금융부장 사진 이수진 인턴기자

해외 송금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미국 같은 선진국 국민은 대부분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어 국내 은행에서 송금해도 전혀 문제가 없고 누구나 쉽게 송금받을 수 있다. 그런데 동남아 국가의 경우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적지 않다. 통장 개설 시 요구되는 금액 수준이 있고, 적정 금액 이상이 잔고로 유지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 계좌를 만드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절대 쉽지만은 않다. 김경훈 공동 대표가 2013년 송금 사업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가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혁신적인 기술 기반의 테크 기업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도 이와 유사한 시장이 성장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판단해 한패스를 창업하게 됐다.” 

창업 이후 과정을 소개해달라.

“2017년 기획재정부의 소액 해외 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3개월 후부터 네팔,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의 본국 송금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액 해외 송금 서비스를 만드는 데 주력했고, 송금 서비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후에는 핀테크 각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싶어 ‘선불전자금융업’ ‘지급결제대행업’ 등의 전자금융라이선스를 취득해 사업 영역을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해외 송금 업계 1위 비결은.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빠른 송금 속도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도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송금을 희망하는 이용자가 시중 금융기관을 통해 해외 송금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중개 수수료, 수취 수수료, 전신료 등)를 내야 하고, 은행은 해외 송금 시 스위프트 망을 통해 수취인 계좌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한패스는 해외 은행 계좌 없이 수취인 이름과 휴대폰 번호만으로 송금 가능한 캐시픽업, 캐시딜리버리, 모바일 월렛 등 다양한 수취 방식이 가능하다. 고객 편의성은 높이면서 수수료는 대폭 낮췄다.” 

한패스의 경영 전략은.

“한패스의 핵심 역량인 송금 서비스뿐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 정착은 물론 자국을 떠나 외국에서 금융 활동을 해야 하는 내국인 소비자를 위한 글로벌 생활 금융 서비스 제공 전략이 사업을 안정적인 성장으로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현장을 찾아가는 영업도 활발히 해 왔다. 모바일 앱의 인터페이스 구성을 외국인 취향에 맞도록 하는 작업에도 집중했다.” 

한패스 공동 대표 취임 2년을 돌아본다면.

“메인 비즈니스인 소액 해외 송금업에 집중해 실적 증대를 이루었다. 개인 해외 송금액의 경우 7년간 누적 7조8000억원을 달성했고, 연평균 성장률은 81%를 기록했다. 지난해 송금액 전년 대비 증가율도 63%에 달한다. 최근 3년간 총자산 평균 증가율도 45%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경쟁도 만만치 않을 텐데.

“한패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여러 곳 있다. 사실 국내 동종 업계 기업은 한패스의 경쟁사라기보다는 추구하는 바가 다소 다르다. ‘글로벌 생활 금융 서비스 제공 기업’이 한패스의 방향이다. 글로벌 생활 금융 서비스 기업을 목표로 한다고 보면 선도적인 위치가 되려면 필리핀의 지캐시(GCASH) 같은 회사가 글로벌 경쟁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외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어떻게 높이고 있나.

“포용 금융을 실천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에서 행정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외국인을 위해 법무, 노무, 세무 서비스, 퇴직금, 임금 관련 법률 상담, 출입국 안내, 보험 등 다양한 분야의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 비거주자가 거주자가 되기 위한 준비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소외계층을 직접 방문해 한패스 모바일앱 사용을 안내하고 있다.” 

한패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경 없는 금융 서비스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가 한패스의 비전이다. 이제는 금융의 경계가 더 이상 국경으로 제한되지 않고, 은행 밖에서 더 많은 금융 거래가 일어나고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한패스가 중요한 역할을 해내는 것이 목표다. 최근 국가 간 거래나 결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패스 같은 기업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다. 까다로운 절차와 복잡한 서류 없이 모바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돈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IPO 계획은.

“내년 업계 최초 IPO를 목표로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기업의 회계, 재무 상태, 비즈니스 모델, 경영진 등을 일반에게 공개하는 것이 상장이기에, 이를 통해 한패스가 얼마나 경쟁력 있는 기업인지 확인할 수있다. 금융회사로서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다. IPO를 준비하며 안정적 서비스를 다져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려 한다.” 

국내 핀테크 업계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까.

“최근 금융 산업의 디지털 전환 정책이 지속되고 있고 비대면 금융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핀테크 기업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핀테크의 전통 금융사와 협업은 물론 핀테크와 이종 산업과 융합 역시 활발히 이뤄지며 금융의 영역이 더 확장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아가 핀테크 생태계가 국민의 금융 생활 수준을 끌어올릴 것으로도 기대한다. 토큰증권 등과 같은 디지털 자산 산업 제도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한 것을 볼 때, 이제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글로벌 트렌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