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선도지구 물량이 최대 1만2000호에 이르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 연합뉴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물량이 최대 1만2000호에 이르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 연합뉴스

정부는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를 개시하며 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1기 신도시는 1990년대 초에 조성된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부천시 중동으로 총 29만2000호다. 입주 후 약 30년이 흐른 시점에서 재정비에 나선다는 것은 서울시 등과 비교 시 이른 감도 있다. 하지만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주거 안정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1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이 주목받는 이유

정부는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신도시별 평가 기준을 발표했으며, 특별 정비 예정 구역도 지정한다. 선정 기준에 의한 동의율 확보 등을 거쳐 9월 하순 신청서를 접수한 후 11월에 최종 선정한다. 물량은 분당 8000호, 일산 6000호, 평촌 4000호, 산본 4000호, 중동 4000호 등 2만6000호에 달한다. 각 지자체가 지역별 주택 재고, 주택 수급 전망 등을 고려하여 기준 물량 내외에서 선정한다. 추가로 1~2개 구역(기준 물량의 50% 이내)을 선정할 수도 있다. 최대 3만9000호까지 가능한 셈이다. 2024년 선정 규모는 정비 대상 주택 물량의 10~15% 수준이다. 2024년 선도사업 선정 이후에도 매년 일정 물량의 사업을 추진하고, 시장 여건에 따라 선정 물량 조정, 인허가 물량 관리, 이주 시기 분산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2차 이후 선정이 조기에 이뤄져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궁극적인 공급 확대 등 목적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도지구는 2027년에 착공하여 2030년 입주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6년 만에 재정비 사업이 완성된다는 건 보기 드문 일 이다. 그야말로 초스피드다. 

노후 계획도시 특별법을 통한 재정비 사업은 각종 부담금에 대한 감면책을 마련했다. 그런데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 차원인 ‘재건축부담금’에 대한 감면은 없다. 선도지구도 2030년 입주 시점에 납부해야 한다. 재건축 부담금은 제도가 완화되어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 주택 시장 안정과 사회적 형평성 달성이라는 법의 목적이 무색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급을 저해하고 시장 안정을 해치는 부작용만 크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 재정비는 수도권 GTX(광역급행철도) 개통과 더불어 개발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 수도권 어디서든 20~30분 만에 서울 도심 접근이 가능하여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실상 수도권 메가 시티의 완성이다. 그때가 되면 신안산선 등 진행 중인 수도권 광역철도 상당수가 개통하게 된다. 또한 3기 신도시(고양 창릉, 부천 대장,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사업장에서도 입주가 진행된다. 여러모로 주택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 겸임교수 현 ㈜박합수부동산연구소 대표, 전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 겸임교수
현 ㈜박합수부동산연구소 대표, 전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지역별 접근 전략은

분당의 규모는 9만7600호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곳이다. 전통적인 선호 지역은 시범 단지가 있는 중앙공원 인근인 수내동과 서현동 일대다. 이곳은 선도지구 선정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신분당선이 판교~정자~미금역에 정차하고, GTX 성남역이 판교역과 이매역 사이에 개통하여, 수인분당선 서현역에서는 환승을 통해 이용해야 한다. 정자동 탄천변 일대도 관심 지역이다. 신분당선 추가로 강남 진입이 한결 수월해졌다. 유사한 지역으로 미금역 주변 까치마을 등이 있다. 무엇보다 핵심 지역으로 부상한 곳은 이매동 일대다. 판교에 접해 있는 데다 수인분당선, 경강선, GTX 성남역을 통한 서울 도심 접근이 수월해 경쟁력이 뛰어나다. 분당은 8000호에서 최대 1만2000호까지 선정될 수 있어 선도지구도 3~4곳이 될 수 있다. 

일산은 6만9000호로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6만9000호), 광명시흥(7만호)과 비슷한 규모다. 서울과 사이에 고양 창릉(3만8000호)이 개발되고 있다. 일산은 길게 선형으로 개발된 도시 형태로 중간 지대에 상업지역과 단독주택이 밀집된 정발산동이 있다. 북쪽은 일산역 주변의 후곡마을이 관심이다. 

물론 일산 킨텍스 맞은 편인 문촌마을도 있다. 남쪽은 경의중앙선 백마역과 3호선 마두역 인근이 주목된다. 지역을 배분한다면 남쪽과 북쪽에서 각각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GTX 킨텍스역이 있지만, 기존 철도(3호선, 경의중앙선)를 활용한 대곡역(3호선, 경의중앙선, GTX, 서해선 등) 접근성이 중요하다. 일산은 강남 접근 소요 시간이 1시간 20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 단축이 절대적이다. GTX가 2024년 말 서울역, 2025년(삼성역 무정차, 수서역 하차), 2028년 삼성역 하차로 해결된다. 지금보다 1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분당의 절반 가격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가격 상승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촌은 4만2000호로 안양의 주력 지역이다. 상권 등이 발달한 4호선 범계역 주변이 선호 지역이다. 학원가가 형성된 꿈마을도 교육 차원에서 관심이다. 철도 교통이 인덕원역(4호선, GTX, 월곶~판교선, 인덕원~동탄)을 중심으로 형성됨에 따라 무엇보다 접근성이 중요해졌다. 인덕원역에서 GTX를 이용한다면 과천~양재~삼성역을 10분 만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선도지구는 범계역을 중심으로 남북 쪽에서 선정될 수 있다. 

산본은 역시 4만2000호로 타 도시와 비교해 중소형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금정역(4호선, 1호선)에 GTX가 개통함에 따라 어떻게 빨리 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금정역 인근 산본2동 주변이 우선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4호선을 활용한 산본역 일대도 주목해야 할 지역이다. 

중동은 4만1400호로 평촌, 산본과 마찬가지로 4000호가 선정된다. 중동은 도시 가운데를 지하철 7호선이 양분한다. 중심 지역인 부천시청을 기점으로 남쪽인 중앙공원과 북쪽 지역 선정이 유력해 보인다. 모두 7호선을 이용하여 부천종합운동장역에 도착하면 GTX B노선을 활용하여 신도림~여의도~용산~서울역까지 연결된다. 서울역에서 환승 시 다음이 삼성역이다. 물론 7호선을 타고 계속 가면 강남이고, 신도림역에서 2호선, 여의도역에서 9호선, 용산역에서 신분당선을 활용할 수 있다. 부천 중동 북쪽, 김포공항의 서남쪽에는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1만7000호), 부천 대장(2만 호)이 들어선다. 

1기 신도시 재정비 목적은 수도권 주택 공급 확충을 통한 시장 안정이다. 총 10만 호 순증을 기대한다. 국민의 진정한 행복은 주택 가격 안정이고, 그 목적은 오로지 공급 확대를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