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두히그의 8년 만의 신작

대화의 힘

찰스 두히그│조은영 옮김│갤리온│1만9000원│364쪽│6월 25일 발행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서른두 살의 나이에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갓 입사한 짐 롤러란 인물이 있었다. 스파이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곧바로 유럽에 현장 요원으로 파견됐다. 그의 임무는 외국 관료와 인맥을 형성하고, 친분을 쌓아 내부 사정을 얘기해 줄 정보원을 발굴하는 것. 몇 달에 걸쳐 그는 최선을 다해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러나 목숨 걸고 자국 정보를 내줄 정보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포섭에 공들여왔던 한 러시아 인사는 알고 보니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소속으로, 역으로 그를 포섭하려 들었다.

절망하던 롤러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한 중동 국가 외무부에서 일하는 ‘야스민’이란 젊은 여성과 사이가 가까워지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신분을 CIA 요원이라고 밝히자, 야스민은 위험해지고 싶지 않다며 그를 피했다. 이미 상부에 보고돼 돌이킬 수도 없는 상황. 자포자기 심정으로 야스민에게 마지막으로 만나자고 설득한 뒤, 그간 자신이 겪은 좌절과 실망을 털어놨다. 그러자 이를 가만히 듣던 야스민이 그에게 나직하게 속삭였다. “당신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 야스민의 생각을 바꾼 것일까. 알보 고니 야스민은 모국이 아닌 타지에서 불안정했던 상황이었고, 롤러 역시 불안정한 상황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그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른바 ‘동기화’다. 타인과 정서적으로 연결된 것이다. 상대와 나의 마음가짐이 일치하면 서로 대화가 통하게 되고, 이해 또는 설득도 쉽게 이뤄지는 셈이다. 야스민은 이후 20년 동안 CIA와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현지 정보를 넘겨주는 정보원으로 활약했다. 롤러 역시 CIA에서 가장 성공적인 해외 정보원 포섭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고, 은퇴할 때까지 수십 명의 해외 관료를 포섭했다고 한다.

이 책은 3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습관의 힘’을 쓴 찰스 두히그의 8년 만의 신작이다. ‘습관’에 이어 이번엔 ‘대화’에 주목했다. 어떻게 하면 최고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전 세계의 ‘슈퍼 커뮤니케이터’를 통해 그 비결을 찾아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대화의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히그에 따르면, 대화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의사 결정을 위한 대화 △감정을 나누는 대화 △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대화 등이다. 문제는 대화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오해는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하면서도 서로 다른 유형의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발생한다는 점이다. 남녀 간의 싸움도 여기서 비롯된다. 여성은 감정적인 대화를 하고 싶지만, 남성이 현실적인 방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 아내가 상사를 욕했는데, 남편은 ̒점심을 한번 대접하면 어때?’라며 솔루션을 들이미는 식이다. 두 사람은 본질적으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게 앞서 롤스와 야스민 간에 이뤄졌던 동기화다. 상대방이 감정적인 대화를 한다면, 자신도 감정을 나누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두히그가 연구했던 슈퍼 커뮤니케이터들도 다른 사람보다 더 상대와 동기화가 잘되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세 가지 대화의 유형을 파악하고 각각의 유형에 필요한 기술을 세분화해 보여준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면 그 사람과 연결돼야 한다는 본질적인 진리를 명확하게 밝힌다. 어떻게 대화하고 어떻게 관계 맺고 살 것인가. 그 해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살펴 보자.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의 힘

AI 경제학: 경제 시스템의 판도 변화

어제이 애그러월 외 2인│ 천형석 옮김│에코리브르│ 2만2000원│384쪽│ 6월 21일 발행

세상이 AI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랫동안 AI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해 연구해 온 저자들은 ‘예측’이라고 봤다. 일례로 금융권에서 AI 기업을 탐내는 이유도 금융 부정을 예측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신기술의 잠재력을 확인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승자와 패자는 이때 나뉘는 법이다. 이 책에는 AI 시대 승자의 조건이 담겼다.

은행개혁과 금융의 제자리 찾기

부채로 만든 세상

신보성│이콘│ 2만7000원│424쪽│ 6월 24일 발행

“은행 제도는 실패한 제도다.”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인 저자는 방대한 역사적 증거와 치밀한 이론적 분석을 통해 현대 은행 제도의 모순을 파헤쳤다. 우리가 필수 불가결하다고 여기는 은행 제도가 사실은 과잉 부채, 저성장, 양극화, 사회 분열, 기후 위기 등 현대 사회의 수많은 부작용의 원인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른바 과잉 금융의 시대를 가져온 은행 제도를 파헤쳐 보자.

복잡한 도시를 떠나도  여전히 괜찮은 삶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조여름│미디어창비│ 1만6000원│208쪽│ 7월 1일 발행

‘영끌’로 은행 대출받아도 턱없이 부족한 서울 집값, 혼잡한 대중교통, 미세먼지 가득한 공기 질 등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은 환경에 지쳐 서울을 떠나 남쪽으로 도망친 직장인이 있다. 서울 밖 도시를 옮겨 다니며 대도시 생활을 포기해도 작은 도시의 봉급 생활자로서 잘 지낼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행복에 도착하는 법을 확인해 보자.

우리는 유토피아로 가고 있는가

20세기 경제사 

브래드퍼드 들롱│홍기빈 옮김│ 생각의힘│3만7800원│728쪽│ 7월 19일 발행 예정

20세기는 경제 발전이 압도적으로 주도한 최초의 세기였다. 일부 국가의 1인당 소득은 전 세기에 비해 20배 이상 증가했고, 하루 2달러로 살아가는 최극빈층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이적인 경제성장에도 인류는 아직 유토피아에 도달하지 못했다. 번영의 과실은 불균등하게 분배됐고, 두 차례 세계대전과 경제 위기를 겪어야 했다. 경제적 맥락에서 20세기의 성공과 실패는 무엇인가.

AI 시대를 헤쳐갈 리더에게 

인공지능 시대 무기가 되는 생각법 

변창우│세이코리아│ 2만2000원│368쪽│ 7월 1일 발행

바야흐로 AI 시대다. 지금 직장인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AI가 우리의 일과 직장을 어떻게 바꿀지다. 그렇다면 AI를 활용해 성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답함과 동시에, 우리가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어떤 관점과 역량을 가져야 하는지를 담아냈다. 인간이 AI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하고, 그것을 위해 AI를 잘 써먹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최악의 폰지 사기범 

버니 메이도프는 누구인가메이도프: 최종 발언 (Madoff: The Final Word)

리처드 베하르│사이먼앤드슈스터│ 32달러│384쪽│7월 9일 발행

무려 600억달러(약 82조7700억원)에 달하는 월가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를 저지른 금융 전문가 버니 메이도프. 메이도프는 2009년 150년형을 선고받고 2021년 사망했지만, 여전히 그가 어떻게 수천 명을 속일 수 있었는지 제대로 밝혀진 바 없다. 탐사 보도 전문 기자인 필자가 수감 중인 메이도프와 주고받은 수백 통의 편지, 수차례의 대면 인터뷰를 통해 그의 사기 행각 전말을 파헤쳤다. 

김우영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