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파괴적 변화의 시대이자 무한한 가능성의 시대다. 익숙했던 경계는 허물어지고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이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동시에 경이로운 시대이기도 하다. 조직 리더와 근로자 모두 미래에 대한 리스크와 희망을 동시에 목도하고 있다. 조직, 근로자, 사회 전체를 이롭게 할 인적 성과를 실현할 놀라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이 문턱을 넘으면 인적 역량에 새로운 가치가 부여될 것이다. 특히 공감과 호기심 같은 인적 역량은 불안의 해독제이자 상상력의 자양분이다. 조직과 근로자가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발휘하려면, 인적 역량을 성장·지속시킬 체계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인적 역량을 충분히 갖춘 조직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조직은 뒤처질 것이다. 과거의 조직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특정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과거의 비즈니스 환경은 지금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 환경에서는 규격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동일한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상호 연결성이 심화함에 따라, 변화하는 시장 여건에 적응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게다가 기술은 인간이 하는 일의 기능적, 기술적측면을 모방하는 일에 갈수록 능숙해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차별화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일에 달려 있다. 이미 AI는 여러 툴을 이용해 음악과 미술을 창작할 수 있고, 갈수록 한층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AI는 상상력을 촉발하고 창의적 발명으로 이어지는 인간의 호기심과 공감을 흉내 낼 수 없다. 미리 프로그램화된 목표를 수행하는 대신 실험정신을 가지고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탐구 활동, 서사 구성, 팀워크 등은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다.
상상력에 기반한 인적 역량을 키우려면 조직과 근로자 모두 행동해야 한다. 조직은 호기심과 공감 등 인적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체계적 운영 모델을 수립해야 한다. 또 근로자가 미래 가능성을 실험, 탐구, 상상할 수 있는 도구와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고, 근로자와 팀이 스스로 일의 형태를 구축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한편, 근로자는 AI 등 파괴적 기술이 업무에서 더욱 많은 역할을 차지하게 될 때 자신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상상하기 위해 인적 역량을 키우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AI 역할 커질수록 중요해지는 인간의 상상력
생성 AI는 과거 여느 기술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상상력의 역할이 특히 중요해졌다. 인터넷 브라우저나 워드 프로세서와 같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술과 달리 생성 AI의 효율성은 흑백으로 평가할 수 없다. 생성 AI는 다양한 수준의 정확성과 정밀도를 가진 결과물을 생성한다. 또 특정 임무나 영역에 국한돼 있지 않고, 거대한 데이터세트와 아이디어로부터 지식을 창출하고 연결점을 찾아내는 데 특히 탁월하다. 결과적으로 근로자를 수많은 방식으로 도울 수 있고, 그중 상당수는 아직 생각도 못 한 방식이 될 수 있다. 한편, 생성 AI의 오류와 편견을 바로잡으려면 이를 사용하는 근로자의 호기심과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생성 AI 활용법이 다양해지면, 생성 AI가 근로자의 진정한 창의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협업의 성공은 조직과 근로자가 호기심, 회복력, 확산적 사고, 정서, 지능 등 인적 역량에 얼마나 초점을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근로자가 갖춰야 할 핵심 스킬로 호기심, 창의적 사고, 공감, 회복력이 꼽혔다. 기술 관련 스킬은 ‘기술적 문해력’만이 10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 현황 사이에는 격차가 컸다. 응답자는 현재 인력 중 이러한 인적 역량을 갖춘 비율이 10%도 되지 않을 것이라 답했다.
상상력으로 가득 찬 미래를 향해
인적 역량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해결책을 우선시하는 접근법에서 적응력, 회복력, 상상력을 중시하는 장기적 접근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1ㅣ 인적 역량 개발을 체계화하라
조직의 집단적 인적 역량, 특히 공감과 호기심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인적 역량 측정은 하드 스킬 측정처럼 단순하지 않지만, 여러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우선 동료 및 관리자의 피드백과 평가, 의견을 수집할 수 있고, 정신 측정 및 시뮬레이션, 과제 등 디지털 측정 도구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인적 역량의 상대적 강점과 역량 격차를 파악했다면, 인적 역량 개발을 체계화해 격차를 좁힐 수 있다.
2ㅣ 인적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라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엔 외부 보상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결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때 가장 큰 보상이 이뤄진다. 근로자가 자신과 조직에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기 위해 인적 역량을 활용하도록 여건을 조성한다면 선순환이 강화될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이 인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큰 동기는 내면의 열정이다. 조직은 이를 일깨울 필요가 있다.
3ㅣ 구성원에게 인적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라
근로자가 하루아침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서 ‘내가 어떤 잠재된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가’로 태도를 전환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리더가 호기심과 공감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이러한 인적 역량의 효과적인 실천 방안을 몸소 보여주어야 한다. 리더와 관리자가 호기심과 관련해 모범을 보일 수 있는 행동은 근로자에게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진지하게 그 답변을 듣는 것이다.
일부 리더는 근로자 자율성과 피드백을 권장하는 운영 모델을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인적 역량에 대한 과거의 인식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의력과 호기심을 장기적으로 가치 창출의 잠재력이 크지만, 효율성과 안정성에 대립하는 자질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16개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대다수 응답자가 표면적으로는 창의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원치 않는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파괴적인 힘으로 간주했다. 또 근로자 65%는 호기심이 새로운 아이디어 탐색과 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이에 맞먹는 60%의 응답자가 일상 업무와 경색된 조직 구조 때문에 직장에서 호기심을 실현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하지만 조직 내 모든 직급의 구성원이 호기심과 상상력 등 자질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일상적으로 이러한 자질을 발휘한다면, 신뢰 문화가 형성돼 근로자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감소하고 자신의 역할 전환에 대해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근로자 역할 재정립에 투자한다면 현재 직원의 회복력을 강화해 채용 시장에서 매력적인 조직으로 자리매김해 인력 확보에도 유리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