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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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에 축축 처진다. 한 해의 전반전이 끝나고 그동안의 피로가 쌓일 만도 하다. 휴가라도 가서 몸도 마음도 새롭게 충전하고 싶은 때다.

‘번아웃(Burn-out)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다. 번아웃 증후군은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를 의미한다. 번아웃의 의미가 ‘다 타버리다’ ‘완전 소진하다’라는 의미라서 ‘탈진 증후군’ ‘소진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양적으로 과다한 업무가 지속되거나 질적으로 부담되는 일이 반복될 때 발생한다. 자신이 번 아웃 상태인지를 파악하려면 ‘활력’ ‘감정’ ‘생각’ ‘생활’ 등 네 영역에서 평가해야 한다.

‘활력’ 영역에서는 쉽게 지치고 피곤해지고 늘 하던 일이 힘들게 느껴진다. 흥미나 의욕이 떨어지고 때로 두통, 근육통, 가슴 답답함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감정’ 영역에서는 짜증과 화가 많이 나거나 긴장되고 불안한 상태가 된다. 심하면 우울감이나 슬픔까지 올 수 있다. ‘생각’ 영역에서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든다. 자책감과 열등감도 심해진다. 특히 괜찮은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반복되면 확실한 번아웃 상태로 봐야 한다. ‘생활’ 영역에서는 불규칙한 식사, 수면 등 일상적인 리듬이 깨지고,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에 빠져서 지내게 된다. 이렇게 활력·감정·생각·생활 네 영역에서 이전과 다르게 부정적인 상태가 지속된다면 현재 상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봐야 한다. 번아웃이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넘어갈 수 있다. 사실 번아웃과 우울증은 일정 부분 교집합처럼 섞여 있다. 특히 무기력, 무의욕, 무관심, 무감동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저자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저자

번아웃은 일을 대충대충 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대개 ‘완벽주의’ 성향의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런 성향의 사람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안 해도 될 일까지 손을 대고, 남들이 그 정도면 됐다고 해도 강박적으로 일을 한다. 작은 실수나 약간의 빈틈도 용납 못 하니 자책과 열등감에 쉽게 빠진다. 또한 타인 시선을 많이 의식해서 긴장감과 불안감이 늘 따라다닌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이 정도면 괜찮다’가 잘 안되는 성격이 번아웃에 걸리기 쉽다.

번아웃을 피하려면 두 가지 훈련을 해야 한다. 우선 내가 안 해도 크게 문제 안 될 일은 두 눈 감고, 뒷짐 지고 그냥 놔두는 훈련을 해야 한다. 꼭 해야 할 일이 아님에도 남들을 위해, 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하는 일은 단호하게 중단해야 한다. 또 하나는 자신에게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누군 그러고 싶지 않나? 직장 일이 많고 시간이 없는데? 이렇게 항변할 수 있다. 그러면 맨날 그 모양으로 살게 된다. 마음만 먹으면 자기만의 시간을 낼 수 있다. 마음을 못 바꾸면 상황도 못 바꾼다. 더운 여름, 일 때문에 더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