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림대 의대, 현 정형외과 전문의, 현 대한견주관절학회 평생회원, 전 영월의료원 정형외과 과장, 전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견주관절 전임의
석회화란 간단히 말해 우리 몸에 석회가 침전돼 돌처럼 딱딱해지는 과정과 현상을 말한다. 석회는 신장, 뼈, 관절 및 주변 조직 등 신체의 다양한 부위와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다. 석회가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으며 대사 이상, 과거 어깨 부상, 유전적 요인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석회화건염은 힘줄 부위에 석회가 쌓여 염증이 발생하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특히 어깨 힘줄에 잘 생겨 어깨의 3대 질환 중 하나로 꼽히며 오십견, 회전근개파열과 함께 어깨의 주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누구나 몸속에 석회를 가지고 있을 수 있는데 석회가 있다고 하여 모두가 알아차리는 것은 아니다. 그 크기나 위치에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증상이 없거나 통증이 미미할 수 있다.
석회는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천천히 쌓인다. 작은 석회는 자연스럽게 몸에서 흡수되거나 배출될 수 있지만 석회가 크거나 특정 부위에 계속 쌓이고 움직임이 많은 힘줄 부위에 박혀 염증이 생기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석회화건염의 주된 증상은 매우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다. 특별히 다친 적 없는데 갑자기 어깨가 빠지거나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모든 방향에서의 어깨 운동이 제한되며 특히 팔을 올리는 동작이 힘들어진다.
석회화건염의 통증은 낮보다 밤에 특히 심하다. 잠을 자는 동안 특정 자세에서 어깨에 압력이 가해지거나 특정 움직임이 발생할 때 통증이 증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잠결에 아픈 어깨 쪽으로 돌아눕다가 극심한 통증으로 깜짝 놀라 잠에서 깨는 등 한밤중에 어깨를 부여잡고 응급실에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극심한 통증에 비해 치료 과정과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본 엑스레이(X-ray) 검사 또는 초음파 검사만으로 뿌옇게 석회화된 조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초기인 경우 통증과 염증을 줄이기 위한 약물 치료로 석회가 재흡수되기를 기다리면서 통증 관리를 중심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석회가 크고 돌처럼 딱딱하게 굳은 경우엔 체외 충격파 물리치료가 효과적이다. 석회가 쌓인 부위에 집중적으로 강력한 충격파 에너지를 전달함으로써 석회를 잘게 분쇄해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석회가 재흡수되면서 극심한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힘줄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면 혈류가 개선되고 재생 기능을 촉진시켜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대부분 이와 같은 보존적 치료에 회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석회가 너무 크거나 깊이 침착된 경우에는 체외 충격파 물리치료나 약물 주사 치료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드물게 최소한의 피부 절개로 석회를 빼내는 관절 내시경으로 치료한다.
어깨 힘줄에 석회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어깨 움직임이 많고 반복적인 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어깨 부상, 퇴행성 변화가 석회화건염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복적인 운동이나 활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과 인대, 힘줄에도 적절한 회복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깨 주변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포함해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을 시행하여 균형 있는 어깨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