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 경제를 꼭 구축하세요.” 1999년 당시 오라클의 수석 부사장 마크 베니오프가 세일즈포스를 세울 때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건넨 세 가지 조언 중 하나입니다. 베니오프는 잡스의 조언을 ‘구독료를 내면 소프트웨어를 빌려 쓸 수 있는 사업 모델’로 구체화해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 시대를 엽니다. 세일즈포스가 고객관계관리(CRM) 분야 세계 1위 업체로 등극한 배경입니다. 세일즈포스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지낸 티엔 추오는 ‘구독 경제’란 신조어를 만들고 구독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주오라를 2007년 창업했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일상으로 들어온 구독 경제’는 신문과 우유 배달에서 시작한 전통적인 구독 경제가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SaaS(Software as a Service·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넘어 생활에 파고드는 현상과 전망을 짚고 있습니다. 이통사가 제공하는 구독 상품 부문은 영화관이나 청소 같은 라이프스타일부터 교통, 여행, 쇼핑, 음식, 콘텐츠, 카페, 디저트까지 다양합니다.
클릭 한 번에 해외 상품도 받아볼 수 있는 이커머스 폭발, 주문 하루 만에 배달이 이뤄지는 물류망 확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속화한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맞춤형 기술 발전 같은 환경 변화가 구독 경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고, 여러 신상품을 쓰고 싶어 하고, 고장으로 인한 불편함을 싫어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고, 비용을 분산해 적은 부담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구독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합니다. 알렉산더 마누 온타리오예술디자인대 교수가 “구독 경제가 빠르게 발전한 배경엔 기술 발전뿐 아니라 소비자 행동 변화, 경제적 요인 등이 있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기업으로서는 장기 고객뿐 아니라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전 업계는 첨단 기술의 평준화로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LG전자가 구독 서비스 가전을 23종으로 늘리고 무상 사후 서비스(AS)와 세제 정기 배송 등 연계 서비스를 결합하면서 가전 구독 서비스 선두 주자가 된 배경입니다. 구독 경제가 기존 산업의 판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민 접근성 높아지는 법률 산업
몇 년 전부터 유튜브를 보면 교통사고가 난 후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는 채널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만큼 변호사의 유튜브를 보고 상식을 키우려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신기술이 법에 대한 서민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니 학생도 쉽게 법에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품게 됐다.
-이석우 학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인공지능(AI)이 법률 산업에 파고들고 있지만, 여전히 인간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눈길을 끌었다. 의뢰인에 대한 감정적 교류는 AI가 대체할 수 없다. 기술로 법률 산업의 효율성이 증대된다면, 인간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 퀄리티도 덩달아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AI의 편향성 같은 문제도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
-김영후 직장인
AI가 바꿀 법률 시장 기대
AI가 변호사 수임료를 낮추고 재판 지연 현상도 줄일 수 있다고 하니 기대된다. 다양한 분야에 AI가 도입되고 있는데, 법률 산업에선 판결문 공개 범위가 좁은 것이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외국에선 판결문을 전면 공개한다고 하니 우리도 판결문 공개를 확대했으면 한다. AI가 앞으로 법률 산업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
-엄주영 직장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