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어서 워라벨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워케이션을 떠나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 직원 대상인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서울 기업 워케이션 참여자는 2022년 2057명에서 2023년 3249명으로 60% 이상 증가했다. 부산 워케이션 참여자도 2022년 1200명에서 2023년 1980명으로 65% 증가했다. 강원도의 기업형 강원 워케이션 참여자도 같은 기간 963명에서 1004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봉쇄 기간 중 비좁은 아파트 대신 탁 트인 여행지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나타나면서 유행하게 된 워케이션은 최근 들어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인구 소멸 대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국 16개 지자체가 20개의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자체는 1일 5만~10만원가량 보조금을 지급하며 워케이션을 떠나고자 하는 직장인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직장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워케이션 신청 공지가 올라오면, ‘예산 소진되기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오픈런(openrun=open+run·매장이 문 열자마자 뛰어들어 구매하는 행위)이 일어나고 있다. 지자체가 워케이션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저출생으로 인한 정주 인구 감소를 워케이션을 위해 지역을 방문하는 생활 인구 증가로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관광공사의 ‘워케이션 활용 국내관광 활성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워케이션의 생산 유발효과는 약 4조5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약 2조1000억원, 소득 유발효과 약 9000억원, 고용 유발효과 약 2만7000명 등으로 추산됐다. 현재 일부 사무직과 정보통신(IT) 서비스 개발직 등으로 국한된 원격 근무가 전 직종으로 확대될 경우 워케이션 지출 효과가 35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기업도 근로자의 워라밸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으로 워케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배희건 SBA 교육지원팀장은 “워케이션이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 직원의 이탈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워케이션이 지속 가능한 유연 근무 시스템으로 직장 내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업무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역 관광과 연계 등 휴식 비중이 높은 현재의 지자체 프로그램으로는 생산성 손실 우려 등 워케이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떨쳐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기진 충남문화관광재단 관광사업본부장은 “워케이션이 효율적인 업무 방식이라는 인식을 강화하기 위해 업무 공간 확충, 전문적인 사무 가구 배치 등 개선 사항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