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워케이션(workation=work +vacation·일과 휴가의 합성어) 목적의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 방문객 10만 명(누적)을 넘기는 게 목표다. 10만 명 유치 시 344억원의 직접적인 경제 효과와 900억원의 소득 유발효과가 있고, 43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2600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7월 19일 인터뷰에서 제주도가 추진 중인 워케이션 활성화로 인한 경제 효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오 지사는 2022년 7월 제주도지사 취임 이후 워케이션 활성화 사업을 추진했다. 대표적인 게 워케이션 목적의 방문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민간 바우처(지원금) 사업이다. 제주도는 워케이션용 민간 오피스 18개소를 지정해 이용객을 대상으로 1인당 1일 5만원의 바우처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바우처는 3일 이상 민간 오피스를 이용하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지급되며, 지원 기간은 최대 5일까지다. 반면 제주도가 운영하는 공공 오피스 2개소는 최장 두 달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제주도는 2025년 함덕해수욕장 인근에 지상 2층 규모의 공공 오피스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오 지사는 “워케이션이 활성화되면 정체된제주도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며 “고용 창출뿐 아니라 기업 유치로 인한 세수 증대가 가능하고,특히 제주도에 젊은 인구를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주도가 워케이션 최적지로 꼽히는 이유는.
“제주도는 차별화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청정한 자연경관과 섬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일상에서 벗어나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우수한 인프라도 한몫한다. 제주 전역에 걸쳐 휴양·관광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제주 지역의 특색을 살린 민간 워케이션 시설들이 조성돼 있어 다양한 워케이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제주도가 ‘(비행기를 타고) 섬으로 떠나는 일과 쉼의 휴양지’라는 점이 부각된 점도 워케이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해외 방송에도 소개됐다고.
“지난 1월 영국의 BBC 방송이 제주도를 한국 워케이션 인기 장소로 소개했다. 지난 6월에는 산업정책연구원이 주최하는 2024년 ‘국가서비스대상’ 워케이션 부문에서 제주도가 수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서비스 경쟁력과 운영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CJ ENM, KB국민카드를 포함한 7개 대기업이 제주도에 분산 오피스를 설치하고 워케이션을 실시하고 있는 점은 제주도가 워케이션 최적지임을 입증하는 구체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2023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장인 11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도가 워케이션 선호도 전국 1위(32%)였다. 강원도(20%), 서울(19%), 부산(14%), 경기도(6%)가 뒤를 이었다.”
제주도가 워케이션 사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제주도가 워케이션 사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워케이션을 통해 관광산업 발전뿐 아니라 고용 창출과 기업 유치로도 이어져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어서다. 2021년 발표한 한국관광공사의 연구 결과를 보면, 워케이션 참가자 1인당 평균 여행 경비는 34만4000원, 동반 인구는 2.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10만 명 유치 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계산했다.”
어떤 정책 목표를 갖고 있나.
“제주의 워케이션 정책은 워케이션 인프라 확충을 통한 기업 유치 지원과 투자 촉진을 목표로 한다. 제주도 내 민간 부문을 지원해 체류 인구를 늘리고 이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것도 목표다.”
조례를 개정했다고.
“도지사 취임 이후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기업 유치 활성화 및 투자 지원 조례’를 개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업 유치와 지원 대상 기업 범위가 본사에만 한정됐던 기존 조례를 지난해 개정해 원격 근무와 분산 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와 시설 지원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어떤 성과를 거뒀나.
“2023년 9760명이 워케이션 목적으로 방문했고, 올해 6월 기준 이미 9000명의 워케이션 방문객 유치 성과를 거뒀다. 이 수치는 바우처 지원을 받는 18개 민간 오피스와 제주도가 운영하는 2개의 공공 오피스를 방문한 사람만 집계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워케이션 목적으로 제주도를 방문한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외에서 제주도로 워케이션을 위한 방문도 증가하는 추세인가.
“해외에서도 제주도 워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다. 제주도는 중국 하이난성과 공직자 워케이션 교류를 추진하는 등 해외 방문객 유치 노력도 하고 있다. 제주도는 30일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무사증 입국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외국인에게 워케이션 목적지로서 큰 매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정부가 시범 운영하고 있는‘디지털 노마드(일하는 공간 제약 없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원격 근무를 하는 사람들) 비자’ 제도는 향후 외국인의 워케이션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는 오는 10월 영미권의 디지털 노마드를 대상으로 한 워케이션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 발급 대상이 궁금하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 발급 대상은 해외 기업에 소속된 외국인으로서 원격 근무가 가능한 사람 중 1년 이상 같은 업종에 근무한 자와 그 가족(만 18세 이상, 동반 가족 자녀 제외)이다. 연 소득이 8000만원 이상이어야 하고, 병원 치료 및 본국 후송 보장액이 1억원 이상인 개인 의료보험에 가입하는 등 요건도 갖춰야 한다. 이 비자를 받으면 최대 2년간 한국에 체류하며 원격 근무가 가능하다.”
제주도는 인구가 2019년 이후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워케이션이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을 막는 대안이라고 생각하나.
“제주도 역시 인구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인구 소멸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한 시점으로, 워케이션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보고 있다. 워케이션을 통해 청년층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이 증가하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나아가 이들 중 일부가 제주에 정착하게 된다면 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 제주도에 기업을 많이 유치하면 세수 확대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어 청년 인구의 외부 유출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