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오피스 제주, 오피스 제주 객실, 오피스 제주 1층 오피스. /심민관 기자
(왼쪽부터)오피스 제주, 오피스 제주 객실, 오피스 제주 1층 오피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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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오후 3시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워케이션(workation=work+ vacation·일과 휴가의 합성어) 민간 오피스 ‘오피스(O-Peace)제주’ 사계점을 방문했다.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45분가량 걸리는 거리였다. 3층으로 지어진 오피스 제주의 1층은 44석의 업무용 좌석과 2개의 회의실이 구비돼 있었고, 2층부터 3층까지는 총 18호의 객실을 갖추고 있었다. 객실은 복층으로 구성돼 있어 2명 이상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1층 오피스에 들어서자 20여 명의 이용자가 업무를 보고 있었다. 편한 티셔츠 복장에반바지, 눌러쓴 모자 차림의 이용자가 적지 않았다. 같은 회사에서 온 동료들로 보이는 20대 이용자도 눈에 띄었다. 기자도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펼쳤다. 오피스 주변에 소음을 일으키는 그 어떤 시설도 없어서 그런지 금방 집중력이 높아짐을 느꼈다. 무료로 제공되는 토스트와 커피 맛도 일품이었다. 오후 6시 퇴근 시간이 되자 자전거를 타고 근처 올레길 탐방에 나서는 이도 보였고, 인근 맛집 투어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현주 오피스 제주 공동 대표는 “원격 근무가 가능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단체로 워케이션을 오는 경우가 많다”며 “일과 휴식을 병행하기를 원하는 도시 사람이 많이 찾고 있다”고 했다. 

2명이 함께 오면 2박은 사실상 무료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의 지원 정책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박 대표는 제주도 워케이션 민간 오피스들이 제주도의 지원 덕에 자리를 잡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피스 제주는 제주도가 지정한 워케이션 민간 오피스 18개소 중 한 곳으로 2개 점을 운영 중이다. 18개소의 민간 오피스는 제주도로부터 시설 이용객 1인당 1일 5만원의 바우처(지원금)를 제공받는다. 박 대표는 “2인실은 1일 이용료가 15만원으로 2박 3일간 시설을 이용할 경우 비용은 30만원으로 계산된다” 며 “제주도가 제공하는 바우처를 2명이 5만원씩 3일간 받으면 총 30만원을 지원받게 돼 사실상 무료로 이용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가 지원하는 바우처 최대 지원 기간은 5일이므로 2명이 4박 5일간 오피스를 이용하면 이용료는 60만원, 제주도 지원금은 50만원이다. 2명이 최대 5일간 워케이션 오피스를 이용해도 1인당 5만원의 추가 비용만 발생하는 셈이다.

‘노마드 스태프’로 왔다가 제주도 정착

한 달간 워케이션을 왔다가 제주도에 장기 거주하게 된 사람도 볼 수 있었다. 서문모(33)씨는 서울에 있는 식음료(F&B)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다 작년 2월에 퇴사하고 사진작가로 전업을 했다. 서문씨는 지난 5월 오피스 제주의 ‘노마드 스태프(한 달간 오피스 제주에 머물며 업무를 돕는 역할)’로 선정돼 워케이션을 왔다가, 노마드 스태프를 끝내고 최근 근처에 원룸 계약을 해 제주도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 현재 서문씨는 오피스 제주로 출근해 본업인 사진작가 업무를 하고 있다. 서문씨는 “서울에 있을 때보다 마음이 편해지고, 일도 집중이 더 잘된다”면서 “노마드 스태프를 마치고 잠깐 서울에 돌아갔지만, 답답함을 느껴 다시 제주도에 방을 잡고 장기 거주를 하게 됐다”고 했다. 

제주=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