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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분당자생 한방병원 병원장동국대 대학원 한의학 박사, 한방내과 전문의, 현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교육위원
김경훈 분당자생 한방병원 병원장
동국대 대학원 한의학 박사, 한방내과 전문의, 현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교육위원

8월의 끝자락이지만, 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해 야외에 나가면 땀을 흘리기 일쑤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찬 음료를 손에 쥐고 외출하는 것이 일상이 된 요즘이다. 국내 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8월 아이스 음료 판매량이 전달 대비 3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더워도 음료의 얼음을 씹는 습관은 자제하길 권한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턱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안면 비대칭이나 부정교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50~60대 턱관절 장애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시니어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0만8444명이었던 50대 이상 턱관절 장애 환자 수는 2022년 13만8414명으로 27.6% 증가했다.

턱관절 장애란 턱을 둘러싼 근육과 뼈, 관절의 배열이 틀어져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 옆으로 누워 자거나 이를 가는 잠버릇 등이 턱관절 장애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입을 벌릴 때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거나, 입을 크게 벌릴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통증이 목과 어깨로 퍼지고, 심각할 경우 안면 비대칭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턱관절 장애 치료는 기능 장애를 완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발하지 않도록 근육과 뼈를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한방에서는 비수술 치료법 중 하나로 추나요법이 활용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틀어진 관절과 근육, 인대 등을 밀고 당기며 교정하는 수기 요법이다. 

턱관절 장애에 대한 추나요법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건강 및 의학 대안 치료(Alternative Therapies in Health and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을 받은 환자군이 물리치료, 초음파 치료 등 의과 통상 치료를 받은 환자군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추나요법을 받은 성인 턱관절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 강도와 삶의 질을 연구한 논문 총 12편을 분석했다. 그 결과 통증 정도를 나타내는 시각 통증 척도(VAS· Visual Analogue Scale) 평균차는 -1.17(95% 신뢰구간 -1.71, -0.64)로 추나요법군의 통증 개선 효과가 대조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VAS는 숫자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평균 차가 음의 값으로 나온다는 것은 추나요법의 통증 감소 효과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이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치료 전후 삶의 질에 대해서도 평가 측정을 진행했다. 삶의 질 평가 지표인 EQVAS(EuroQol VAS)와 SF-12 척도가 사용됐는데, 메타 분석 결과 평균 차가 각각 13.35(95% 신뢰구간 5.33, 21.37), 4.59(95% 신뢰구간 1.75, 7.43)로 추나요법군의 삶의 질이 대조군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턱관절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생활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얼음이나마른오징어처럼 단단하고 질긴 음식 섭취를 자제하고, 식사할 때 한쪽 턱이 아닌 양쪽 턱으로 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울러 수면 시 턱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장을 보고 바른 자세로 취침해야 한다. 

김경훈 분당자생 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