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현 단국대 부동산건설 대학원 외래 교수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거침없는 상승세(21주 연속 상승)에 힘입어 전국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요즘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는 누가 뭐래도 서울 아파트 시장 초강세 현상이다. 이는 실제로 각종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매매가격지수, 전세가율, 매매 거래량, 평균 거래 금액, 낙찰가율 등이 있다. 과거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처럼 가격과 거래량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다만 작금의 서울 아파트 초강세 현상을 주택 시장 전반에 걸친 대세 상승의 신호탄으로 볼 것인지에 관해선 전문가들조차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 초강세, 지방은 초약세
최근 주택 시장은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를 위해 돌아가고 있다. 지방 아파트 시장은 서울과 전혀 딴판이다. 반등은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공급과잉이 시장 침체와 맞물리면서 미분양·미입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 태반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 초강세, 지방 아파트 시장 초약세라는 사상 초유의 극단적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시장 초강세 현상은 각종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와 매매 거래량이 대표적이다. 먼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매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의 경우 지난 3월 넷째 주부터 8월 둘째 주 현재까지 21주 연속 매매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상승 폭이 커지는 추이로 볼 때 서울 아파트 강세장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다. 이는 서울특별시가 제공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련하여 최근 2년간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 거래량 추이를 들여다보면, 최근 서울 아파트 초강세 현상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평균 1000~2000건대에 머물렀던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 거래량이 지난 3월 4400여 건으로 증가했고, 다시 4월 4600여 건, 5월 5100여 건으로 증가하더니, 급기야 6월에는 7500여 건으로 급증했다. 부동산 거래 신고 기한 30일을 감안하면 7월 역시 7500여 건을 넘어 8000여 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말 그대로 거침없는 급증세다. 이는 과거 주택 시장 호경기 때나 볼 수 있는 월 7000~8000건대 매매 거래량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주택 시장 대세 상승? 기준금리 인하가 관건
작금의 주택 시장은 서울 아파트 초강세, 지방 아파트 초약세로 대별된다. 대한민국 주택 시장이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로 향하고 있는 모양새다. 돌이켜보건대, 지난 수년간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감히 누구도 예상치 못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여줬다. 과거 문재인 정부(2017년 5월 10일~2022년 5월 9일)는 집권 5년 내내 전국적인 집값 급등으로 골치 아파했다. 수많은 규제책을 쉼 없이 내놓았음에도 집값은 꺾일 줄 몰랐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2022년 5월 10일~)가 출범하자마자 집값은 저절로 꺾이게 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2022년 2월 발발)을 기화로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2022년 5월) 때문이었다. 고금리 여파로 집값 급등이 아닌 집값 폭락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말이다. 실제로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1년은 지역 구분 없이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급매가 쏟아져 나오던 시기였다. 당연히 주택 시장은 매수자 우위로 흘러갔고, 서울에서도 인기 많다던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마저도 급매물 거래로 인해 바닥 가격을 갱신하기 일쑤였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은 거래량 증가를 동반하면서 가격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현재의 주택 시장은 서울 아파트만 오른다는 말이 당연시될 정도로 서울 외 지역, 특히 지리적 거리를 두고 있는 지방의 경우 약세를 넘어 초약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큰 변수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구분 없이 주택 시장의 대세 상승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당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 그리고 인하 횟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대한민국 금리에도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반기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 초강세 유지는 물론, 지방 아파트 시장 반등(상승) 여부는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및 인하 폭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무주택자라면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할 듯
적어도 향후 2~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 생각은 이렇다. 먼저, 공급 부족(입주 물량 급감)이다. 서울의 경우 신도시를 공급할 만한 대규모 땅이 없고, 설령 재개발·재건축을 독려해 신규 공급을 늘리더라도 준공(입주)까지는 최소 3년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 10년간 평균 입주 물량이 약 3만5000여 건임을 감안하면 향후 2~3년간은 반 토막에도 훨씬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데이터가 속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단기적으로 아파트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둘째, 공사비 급등에 따라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설상가상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건설사의 공급 원가 역시 급등할 수밖에 없었다. 신축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 구축 아파트 가격 역시 ‘갭 메우기’를 통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셋째, 하반기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가운데, 대출을 통한 주택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은 본질적으로 거액의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대출을 활용해 매입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금리가 내린다면 당연히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
하지만 지방 아파트 시장의 경우 서울과 달리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실수요를 고려치 않은 과잉 공급 여파로 미분양·미입주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자금난에 봉착한 건설사 부도가 증가하고 있고, 입주민 간 할인 분양 분쟁 등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요컨대 서울 및 인접 수도권에 내 집 마련이 필요한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청약 시장을노려봄과 신생아특례대출 등 다양한 저금리 대출 상품을 활용한 내 집 마련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반면 지방의 경우 미분양·미입주가 완연히 해소되지 않는 한 보수적 관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작금의 서울 아파트 초강세 현상이 지방까지 포함된 주택 시장 대세 상승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인 듯하다.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등 향후 지켜봐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