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의 빵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10개월이 넘게 명장과 소통했다. 체감 반응도 뜨거운데, 1차 고객인 점주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베이크하우스405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발주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
김고니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빵디저트 MD BGF리테일 전 PB스낵 MD 사진 최효정 기자
김고니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빵디저트 MD
BGF리테일 전 PB스낵 MD 사진 최효정 기자

“우리 경쟁 상대는 편의점이 아니라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 같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라는 생각으로 빵을 만들었다.”

김고니(32)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빵디저트 MD(책임)는 최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베이크하우스405’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체인 CU는 2023년 8월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베이크하우스405를 출시했다. 베이크하우스405는 CU가 해외 기술 제휴와 제과·제빵 명장의 노하우 전수 등을 통해 제조한 빵이다. 현재 2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 편의점 빵이 인기를 끌자, 자체 프리미엄 PB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베이커리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기존 양산 빵보다 월등한 맛으로 승부를 보자는 전략이다.

전략은 적중했다. 베이크하우스405 시리즈는 출시 10개월 만에 1000만 개가 팔렸다. CU 빵 전체 판매량의 30%까지 치고 올라왔다. 앞서 편의점 빵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연세우유 크림빵을 내놓은 CU가 자체 PB도 성공하면서 편의점 빵 강자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이크하우스405는 기획에만 3년 이상이 소요됐다. 앞서 2021년 처음 출시했던 프리미엄 PB 빵 브랜드인 ‘뺑 드 프랑스’가 출시 반년 만에 단종됐는데,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차기작에 공을 들였다.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이름에 BGF리테일 본사 주소(강남구 테헤란로 405)를 넣었다.

“편의점 빵의 새 경지 열기 위해 노력”

김 MD는 “베이크하우스405로 편의점 빵의 새로운 경지를 열기 위해 노력했다. 싸구려 빵이란 인식을 깨고 좋은 맛과 품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빵을 선보이고 싶었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좋은 재료를 썼다”고 설명했다.

베이크하우스405의 목표는 양산 빵이 낼 수 있는 최고의 맛을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발품을 팔고, 수십 번의 시식을 거듭했다. 김 MD는 “하루에도 20~30번 빵을 시식하고, 최고의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황치즈 크루키 등 트렌디한 제품을 고품질로 빠르게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MD는 베이크하우스405가 맛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 상생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협업을 통해 유통 마진을 줄였고, 수작업으로 빵을 만들어 맛도 다른 대기업 양산 빵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이다.

CU는 편의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SPC 등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협업해 PB 빵을 생산하고 있다. 베이크하우스405 빵 가격은 평균 2000원대로, 시중 베이커리에서 판매하는 빵 대비 최대 50%가량 저렴하다.

그는 “빵을 만드는 작업은 섬세함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은데 중소기업은 이를 기계화하기보다 직접 사람 손으로 만들어서 빵 맛이 더 뛰어나다”면서 “중소기업은 판로를 확보하고, BGF리테일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서로 윈윈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명장이나 유명 제과 업체와 협업도 비법이다. 소프트롤링빵 제품은 이 빵을 최초로 개발한 일본 제빵사에게 제조 기술력과 원물까지 직접 전달받아 제작했다. 최근엔 국가 공인 명장 중 한 명인 송영광 명장과 손잡고 그의 빵집인 ‘명장텐’ 인기 빵 네 종을 베이크하우스405 라인으로 출시했다.

김 MD는 “명장의 빵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10개월이 넘게 명장과 소통했다. 체감 반응도 뜨거운데, 1차 고객인 점주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베이크하우스405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발주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CU 빵 매출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년 대비 CU 빵 매출 신장률은 2021년 11.7%, 2022년 51.1%, 2023년 28.3%, 올해(1월 1일~3월 17일) 27.5%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6월 기준 CU 빵 관련 실적을 보면 베이크하우스405 시리즈가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크하우스405 시리즈 상품별 순위를 보면 스위트 페스트리가 가장 잘 팔렸고 피넛크림 소보로빵, 소프트롤링 커스터드, 소프트롤링 더블초코 등 순으로 인기가 많았다. 7월에는 크루아상 위에 황치즈맛 쿠키를 얹어 구운 신제품 ‘황치즈 크루키’를 출시했다.

베이크하우스405의 소프트롤링 화이트 커스터드와 소프트롤링 더블초코. /CU
베이크하우스405의 소프트롤링 화이트 커스터드와 소프트롤링 더블초코. /CU

김 MD의 목표는 베이크하우스405 카테고리를 확장해 편의점 프리미엄 PB 빵의 대명사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현재 베이커리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절반 정도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앞으로 카테고리를 넓혀 기본 식사용 빵으로도 좋은 제품을 많이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중소기업과 상생을 유지하면서 편의점 빵 일인자가 되겠다”고 했다. 

Plus Point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올라탄 CU

8월 18일 서울 강남구 CU BGF에 ‘이웃집 통통이 두바이식 초코쿠키’가 전시돼 있다. /뉴스1
8월 18일 서울 강남구 CU BGF에 ‘이웃집 통통이 두바이식 초코쿠키’가 전시돼 있다. /뉴스1
BGF리테일은 CU를 통해 선보인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과 ‘이웃집 통통이 두바이식 초코쿠키’가 각각 110만여 개, 45만여 개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두바이 초콜릿은 피스타치오와 중동식 얇은 국수인 카다이프를 섞은 스프레드를 넣어 만든 제품이다. 아랍에미리트 유명 인플루언서의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현재 가장 핫한 디저트로 떠 올랐다. CU는 이런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맞춰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과 이웃집 통통이 두바이식 초코쿠키를 7월 6일과 17일에 각각 출시한 바 있다. 초도 물량 20만 개가 하루 만에 모두 팔릴 정도로 호응을 이끌었다. 8월 19일까지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은 110만여 개, 이웃집 통통이 두바이식 초코쿠키는 45만여 개가 팔렸다.

CU에 따르면,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의 뜨거운 인기에 그를 대표하는 피스타치오 맛 상품의 매출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7월 CU에서 판매한 피스타치오 맛 상품 매출은 전월 대비 39.6%, 전년 대비로는 8300% 증가했다.

이에 CU는 차별화 베이커리 브랜드 베이크하우스405에도 피스타치오 맛 빵을 추가한다. 피스타치오 초코롤은 빵 사이에 초코 아몬드 페이스트를 바른 후 돌돌 만 초코롤 빵 위에 고소하고 달콤한 피스타치오 가나슈를 듬뿍 올려 달콤함과 고소함을 배가시켰다.

피스타치오 스낵 두 종도 함께 선보인다. 피스타치오 팝콘은 구운 피스타치오 분말이 팝콘에 코팅돼 있어 달콤하면서도 진한 피스타치오 맛을 느낄 수 있으며, 피스타치오 콘스낵은 옥수수의 달콤함과 피스타치오의 고소한 풍미를 더한 스낵으로 맥주 안주 등으로 즐기기 좋다.

김준휘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상품 기획자는 “올해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이 히트하며 이와 관련된 피스타치오에 대한 소비자 호평이 이어지면서 관련 상품의 라인업을 발 빠르게 늘려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효정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