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격전을 치른 8월 25일(이하 현지시각) 헤즈볼라의 공격용 드론이 이스라엘 공군에 산산조각 나고 있다(사진 1).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전투기 100여 대를 출격시켜 레바논 내 헤즈볼라 표적을 선제 타격했다. 헤즈볼라는 즉각 이스라엘에 300발이 넘는 로켓을 쏟아부으며 지난 7월 고위 지휘관이 암살된 데 대한 보복에 나섰다.
가자 지구에서는 전날부터 이어진 이스라엘군 기습 공격으로 최소 71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도 112명이 발생했다고 가자 지구 보건부가 발표했다. 8월 27일 한 무리의 팔레스타인인이 가자 지구 남부 칸 유니스(Khan Younis)에 있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집과 건물이 무너진 현장에 모여있다(큰 사진). 사상자 중 약 70%가 여성과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금까지 최소 4만405명이 숨지고 9만3468명이 다쳤다고 가자 지구 보건부는 덧붙였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스라엘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십여 년간 현지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한 야코프 셰이닌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가자 지구) 전쟁 총비용이 1200억달러(약 158조7360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이스라엘의 국내총생산(GDP)은 5099억달러(약 674조4957억원)였다. 전쟁 때문에 GDP의 23%에 달하는 부담을 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 장관은 8월 26일 중동 근해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려던 항공모함 시어도어루스벨트호 전단(사진 2)을 현 위치에 머무르도록 명령했다. 페르시아만에 이란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동 해역에는 기존 에이브러햄링컨호를 포함해 두 개의 미 항공모함 전단이 나란히 배치되는 드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집트와 카타르, 미국이 중재해 온 가자 지구 휴전 협상은 현재 가자 남부와 이집트 국경 간 필라델피 회랑에서 이스라엘군 거취를 두고 공전 중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이곳에서 자국군을 철수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했다며 휴전을 거부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서 최소한의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