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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 박사, 전 대구경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 박사, 전 대구경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최근까지 국내 경기 여건을 되돌아보면, 내수 경기가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수출 경기가 개선되고 있어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상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8월 수출액(579억달러)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4% 증가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점 △미국에 대한 수출 호조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이 올해 3월부터 흑자로 전환되면서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 △반도체는 물론 무선통신기기와 컴퓨터 및 선박 등 주요 품목의 수출 증가세가 매우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수출 경기회복에 거는 기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우려되는 점도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수출 품목 편중 현상을 들 수 있다. 이미 수차례 지적되어 왔듯 국내 수출 경기 개선 현상의 이면에는 여전히 반도체 등 특정 품목 편중이라는 한계가 있다. 올해 1~7월 수출 증가율 평균치를 단순하게 내보면 10% 정도지만, 여기서 반도체를 제외하면 3%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무역수지 역시 2021년 1월부터 43개월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면 잘 이해할 수 있다.

더군다나 그동안 국내 수출 경기의 버팀목이 되어 왔던 자동차 수출도 전기차 수출이6월부터 30% 넘게 줄어든 탓에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자동차 수출은 국내 수출 경기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변화하고 있다. 이차전지와 철강 제품 등 주요 품목 역시 수출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단기 부진을 보이고 있어서 향후 수출 경기 향방에 대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우려가 기우에 끝나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국내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 둔화와 수입 수요 부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 △중동 등지의 확전(擴戰)에 따르는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 △올해 괄목할 만한 회복세를 보인 탓에 내년에는 기저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할때 향후에도 국내 수출 경기가 호조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는 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선거 결과와는 상관없이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대선 후보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직간접적으로 국내 수출 경기 개선세가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단기적으로는 가장 현실적이고 주의해야 할 시나리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중 누가 당선되든 관세 인상, 원산지 규제 강화, 자국 기업 지원 우선 등과 같은 보호무역주의 장벽은 더 높아질 것이고, 대상국이 중국 등 몇 개국 정도에 그치더라도 국내 수출에는 직간접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국내 주요 기관의 수출 증가율 전망치가 올해 9~10% 정도에서 내년에는 5~6%대로 이미 낮아져 있다는 점에서 상술한 우려가 선반영된 것 같지만, 늘 그렇듯이 리스크가 현실화할 때는 애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