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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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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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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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건물 앞에 모인 시위대가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의 안전한 귀환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큰 사진). 거리를 점거한 수천 명의 시위대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헤즈볼라와 교전이 아닌 휴전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며 ‘절대적인 승리’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진압을 시도한 경찰에게 불을 지르며 맞서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주말마다 열린 이스라엘의 반전 시위는 8월 31일 가자지구에서 인질 여섯 명이 숨진 채 발견된 뒤 더욱 격화됐다. 이스라엘이 최근 들어 헤즈볼라에 전례 없는 고강도 공습을 퍼붓는 과정에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양측의 전면전 우려도 커졌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군사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공습과 수뇌부를 겨냥한 암살 작전을 병행 중이다. 이스라엘군이 9월 21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휘하에 있는 헤즈볼라 지도부 여덟 명 가운데 여섯 명이 살해됐다. 하지만 민간인 거주 지역이 타격을 입으면서 피해가 커졌다(사진 1). 레바논 보건부는 9월 23~24일 이틀간 어린이 50명을 포함한 564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레바논 남부 항구 도시 시돈에서 수도 베이루트로 빠져나가는 큰 도로에 차가 몰려 극심한 정체를 빚기도 했다(사진 2).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에서 내려온 이래 지난 2개월간 가자지구 휴전을 비롯한 외교 문제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11월 미국 대선을 불과 한 달여 남겨두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에 타격을 입힐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상황은 더 나빠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에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해리스에게 불리하게끔 일부러 전쟁을 키우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한 전직 서방 정보 당국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네타냐후의 이익에 가장 잘 부합할 것”이라며 “트럼프에게 복귀할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그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월 24일 유엔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 격화에 대해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지만, 구체적인 확전 방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 125억달러(약 16조6762억원)가 넘는 군사적 지원을 했다.

이용성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