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드레서 슬랙 최고경영자(CEO) - 전 오라클 기업 성과 관리 지역 매니저, 전 세일즈포스 수석 부사장·액셀러레이티드 인더스트리 부문 사장 /사진 슬랙
데니스 드레서 슬랙 최고경영자(CEO) - 전 오라클 기업 성과 관리 지역 매니저, 전 세일즈포스 수석 부사장·액셀러레이티드 인더스트리 부문 사장 /사진 슬랙

“오늘날 전 세계 직장인은 업무 시간의 41%를 정보를 찾거나 요약하는 등 비생산적 일에 낭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슬랙의 인공지능(AI)이 이를 대신할 것이다. 당신은 더 높은 가치의 업무에만 집중하면 된다.”

데니스 드레서(Denise Dresser) 슬랙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슬랙이 AI 기능을 강화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슬랙은 전 세계 20만 개 기업이 사용하는 메신저 기반의 업무 협업 플랫폼이다. 세계 최대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가 2020년 280억달러(약 38조원)를 주고 인수했다. 

슬랙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기업과 사용자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통상 한 기업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은 1000개에 달한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데이터는 분산되고, 부서 간 소통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때 슬랙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앱을 아우르면서 업무를 동시 수행할 수 있는 운영체제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을 생각하면 쉽다. 메신저, 달력, 메모 등 각종 기능을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사용하는 식이다. 다른 부서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드레서 CEO는 “실제로 슬랙을 사용한 뒤 이전보다 업무 생산성이 47% 높아지고, 거래가 36% 더 빨리 성사되며 문제 해결이 32% 더 빨라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슬랙이 AI 기능을 강화하는 이유도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 9월 세일즈포스가 공개한 자율형 AI 비서 활용을 지원하는 ‘에이전트포스(Agentforce)’를 슬랙에도 도입했는데, 이를 통해 AI가 슬랙 내 정보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필요한 자료를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드레서 CEO는 “이제는 AI 비서 ‘에이전트’가 모든 사용자 곁에서 ‘비서실장(chief of staff)’ 역할을 하며 사용자가 처리할 업무를 대신 관리하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효율적인 업무 흐름을 유지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슬랙 CEO의 국내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기업이 슬랙을 도입해야 하는가.

“슬랙은 당신의 업무를 간편하며, 즐겁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다. 실제로 슬랙을 사용한 뒤 업무 생산성이 이전보다 47% 높아졌으며, 거래가 36% 더 빨리 성사되고, 문제 해결이 32% 더 빨리 이뤄졌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슬랙이 단순한 업무 협업 도구를 넘어 포괄적인 업무 운영체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4월 슬랙은 AI 기능을 강화했다. AI가 실제로 우리 업무를 어떻게 도울 수 있나.

“우선 업무 생산성이 높아진다. 오늘날 전 세계 직장인은 업무 시간의 41%를 정보 찾기나 요약 등 비생산적 일에 낭비하고 있다.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소다. 우리가 출시한 ‘슬랙 AI’는 검색과 요약 기능을 강화해 생산성을 높여준다. 일례로 AI가 회의록을 대신 작성해 준다. 회의를 놓친 사람도 회의 내용을 빠르게 확인하고 숙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요약한 메시지만 6억 건 이상이고, 이를 통해 절약된 시간은 100만 시간이 넘는다.”

최근에는 세일즈포스의 AI 비서 에이전트를 슬랙에 도입했다.

“그렇다. 이전보다 AI 기능이 더 강화된 셈이다. 이제는 단순히 사용자 업무를 보조하는 것을 넘어 AI 비서가 사용자 대신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가령 팀 회의에서 가격 전략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AI가 회의 맥락을 분석해 사용자에게 여러 가지 가격 전략을 제안해 주는 것이 가능하다. 앞으로 에이전트가 모든 사용자 곁에서 소위 비서실장 역할을 하며 사용자가 처리할 업무를 대신 관리하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효율적인 업무 흐름을 유지하도록 도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에이전트가 내장된 슬랙의 강력함이다.”

(좌)슬랙 AI를 사용하는 모습. 가령 2025년도 회사 목표를 검색하면 AI가 사내 자료를 분석한 뒤 답변해 준다. (우)읽지 않은 메시지도 AI가 대신 요약해 줄 수 있다. 휴가를 다녀온 뒤 밀린 메시지를 일일이 읽지 않아도 된다. /사진 슬랙
(좌)슬랙 AI를 사용하는 모습. 가령 2025년도 회사 목표를 검색하면 AI가 사내 자료를 분석한 뒤 답변해 준다. (우)읽지 않은 메시지도 AI가 대신 요약해 줄 수 있다. 휴가를 다녀온 뒤 밀린 메시지를 일일이 읽지 않아도 된다. /사진 슬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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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랙 CEO로서 이번 업데이트에 가장 신경쓴 부분은.

“AI의 강점을 모든 사람의 업무 흐름과 통합하는 것이었다. 슬랙을 진정한 AI 기반의 업무 운영체제로 만드는 게 내 목표다. 특히 모든 슬랙 사용자의 업무 생산성이 이전보다 47% 높아지는 것을 계속 경험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AI가 실질적으로 우리 업무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인간과 에이전트를 슬랙이라는 플랫폼 한곳에 모으는 미래를 주도하고자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AI의 강점은.

“실질적으로 업무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점이다. AI 도움으로 인간은 이제 보다 고차원적이며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AI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자리를 만들고, 그간 풀리지 않았던 문제 해결의 새 지평을 열 것이다.”

아무리 AI가 업무 생산성을 높여준다고 해도, 직원이 AI 사용을 거부할 수도 있지 않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조직의 발전을 도울 기회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본다. 슬랙의 연구 조직 ‘워크포스 랩’에 따르면, 조직 내 구성원은 AI 활용 수준에 따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AI를 적극 사용하는 사람, 조용히 혼자만 AI를 사용하는 사람, AI 사용을 거부하는 사람, AI를 응원하지만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는 사람, 마지막으로 AI를 사용하지 않고 관찰만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여전히 AI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조직의 리더라면 우선 직원이 어떤 유형인지부터 파악하라. 이후 각 유형에 맞춰 대응하며 AI를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AI를 거부하는 직원이 AI를 사용하게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슬랙 AI에서 회의 요약 기능을 사용할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이 절약됐는지를 알려주면 된다. AI를 사용함으로써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보상받는 느낌을 제공하란 뜻이다. 또한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슬랙 AI 검색 기능을 사용하면, 검색 결과가 원본 대화와 함께 출처가 명시된 형태로 나타난다. 그럼 별도의 교육 없이도 업무 흐름 속에서 AI를 사용하면서 AI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슬랙 도입을 고민하는 한국 기업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한국은 슬랙이 매우 주력하는 시장이다. 슬랙과 슬랙 AI의 기능을 제공하는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앞으로도 슬랙은 한국 사용자의 업무를 더 즐거우며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Plus Point

LG·카카오도 슬랙 도입
“회의 놓쳐도 AI가 정리”

한국에서도 슬랙을 도입해 업무 생산성을 높인 기업이 많다. 슬랙을 도입한 지 1년 된 패션 기업 데상트코리아는 근태 관리, 신입사원 교육, 전자 결재 등 모든 기능을 슬랙에서 수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슬랙을 사용한다. 과거 이메일이나 사내 메신저를 사용할 때는 누가 어떤 작업을 진행 중인지 파악이 어려웠는데, 슬랙을 도입한 뒤에는 공지 채널을 통해 작업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다른 직원도 해당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업무 중간에 합류한 직원도 AI가 요약한 정보로 이전 업무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죠르디’라는 슬랙 기반 회의 봇을 자체 개발했다. AI가 회의록을 작성해 줘 회의 불참자도 이를 참고해 놓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김우영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