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에서 버블 붕괴, 금융 위기, 슈퍼 엔고, 고령화에 인구 감소까지

일본의 30년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시라카와 마사아키│박기영·민지연 옮김│부키│

3만5000원│744쪽│10월 30일 발행

저자는 일본 전자 산업의 몰락에 대해 “엔고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경쟁에서 뒤진 것”이라고 꼬집는다. /사진 셔터스톡
저자는 일본 전자 산업의 몰락에 대해 “엔고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경쟁에서 뒤진 것”이라고 꼬집는다. /사진 셔터스톡

“지금은 믿기 어렵지만 1980년대 후반에는 일본 전역에 걸쳐 낙관적인 기대감이 팽배했다. 일본 경제의 거시적 성과가 국제적 기준에서 매우 양호했기 때문이었다. 1980년대 일본 경제는 연평균 3.8% 성장한 반면 인플레이션은 1.0%에 그쳤다. (중략) 정확한 날짜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본은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점차 인식하게 됐다. 다만 버블 당시에도 일본 국민은 버블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 같은 공무원도 몰랐고, 언론인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치인도 마찬가지였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BOJ) 총재는 회고록 ‘일본의 30년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서 일본 경제의 초호황기인 1980년대와 버블 붕괴가 시작된 1990년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어느 누구도 일본 경제 격변의 30년인 ‘잃어버린 30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1972년 일본 중앙은행인 BOJ에 입행한 그는 39년간(교토대 교수로 일한 2년 제외) BOJ에서 일하면서 일본의 고도 성장기와 경기 침체를 직접 경험했다. 통화정책 담당자로서 최일선에서 잃어버린 30년을 경험했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30년간 경험한 일본 경제 격변을 담담하게 평가하면서 버블 붕괴 당시 BOJ가 적극적인 금융 완화 정책을 펼치지 않아 잃어버린 30년이 일어났다는 주류 경제학자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통화정책과 환율 조정에 나서야 하는 BOJ가 ‘엔고’에 대응하지 않으면서 소니, 파나소닉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 전자 산업이 몰락했다는 주장에는 “엔고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경쟁에서 뒤진 것”이라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아베노믹스 같은 정치적 압력이 경제 회복을 늦추면서 저물가, 저성장, 저금리가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와중인 2008년에 BOJ 총재에 취임해 아베노믹스에 저항하다, 2013년에 물러난 바 있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고 회복하는 분위기다. 2023년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를 기록하면서 25년 만에 한국(1.4%)을 추월했고,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7월 11일 4만2224를 기록했다. 버블 붕괴 직전 역대 최고치였던 1989년 3만8916을 넘어선 데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잃어버린 30년 이전 일본 상황은 한국의 현재 상황과 닮았다. 1980년 44.4%였던 GDP 대비 가계 부채율이 10년 만에 68.3%(1990년)로 뛰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 된 것과 연평균 4~5%대를 보이던 일본의1980년대 경제성장률이 1990년 들어 0%대(1994년에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0.34%) 기록)로 떨어진 게 대표적이다. 1990년대 초부터 일본 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초고령화, 인구 감소도 현재 한국 모습과 흡사하다.

저자는 일본이 지나온 길을 상세히 전달하면서 한국이 놓인 상황과 한국이 돌파해야 할 문제를 비교하도록 독자를 이끈다. 과연 우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답습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준비돼 있는가 하고 묻는 듯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반면교사 삼을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뒤를 따를 것인가 말이다.

고령화는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만 줄까

고령사회와 부동산

김준형│박영사│

2만8000원│400쪽│

10월 15일 발행

향후 우리 사회가 직면할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는 고령화다. 고령사회 출현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전망이 과연 정확한지, 충분한 실증적 근거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저자는 고령화가 주택, 부동산, 도시 등에 미치는 연구 결과를 제공한다. 동시에 고령 가구의 특성과 주택 다운사이징(크기 줄이기), 주택 형태, 자산 구조, 주택 연금 등을 소개한다.

포지티브 모멘텀, 불안의 시대 Z세대의 생존법

Z세대 트렌드 2025

대학내일20대연구소│

위즈덤하우스│1만8000원│

232쪽│10월 16일 발행

저성장, 고물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외치는 한탄이 쏟아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Z세대(1997~2010년생)는 ‘오히려 좋아’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를 외친다. 누군가는 고생 없이 곱게 자랐기 때문이라고 Z세대를 깎아내리지만, 이 책은 초긍정적 태도(포지티브 모멘텀)가 Z세대를 이끈다고 분석한다. 긍정의 힘으로 살아가는 Z세대를 알아보자.

찻집 알바에서 52조원까지

무한의 부

왕징│김우성 옮김│필로틱│

1만8000원│360쪽│

10월 16일 발행

“순수하게 혼자 하는 사업은 없다. 내 성공의 중요한 비결 중 하나는 좋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다양한 인맥을 쌓아 이를 잘 활용한 것이다.” 

‘무한의 부’는 ‘아시아의 워런 버핏’ 홍콩 최고 부호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의 성공 스토리와 비즈니스 철학을 종합적이고 깊이 있게 전달한다. 리카싱의 성공 전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필독서다.

은행에서 16년 동안 수천 명을 만나며 찾은 부의 비밀

매일 돈 버는 사람들

은행원 소울러브│소용│

1만7900원│224쪽│

10월 25일 발행

우리는 매일 다양한 노동을 하면서 돈을 번다. 이렇게 번 돈을 누군가는 잘 투자해 두세 배로 불리지만, 누군가는 잘못된 투자로 잃기도 한다. 16년간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부자들이 돈을 어떻게 불리는지를 관찰했다. 또 그들과 대화하면서 배운 돈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재테크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막막한 이들에게 현실적인 투자 이야기를 전달한다.

최성락의 돈의 심리

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최성락│월요일의꿈│

1만9000원│284쪽│

10월 18일 발행

돈이 많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 하지만 매일 ‘돈, 돈, 돈’ 하는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돈이란 무엇이고, 돈이 우리들의 삶에 정말 행복을 주는 것일까. 저자는 부자가 되면 인간의 본성이 더 쉽게 나온다고 지적하면서 돈 걱정 없을 것 같은 부자도 실제로는 자나 깨나 돈 생각을 한다고 전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돈을 아는 지식을 전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일상의 변화(Transforming the Daily Grind in the Quest for a Better Life)

과로(Over Work)

브리지트 슐│헨리 홀트 앤드 컴퍼니│

31.99달러│384쪽│

9월 17일 발행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주당 최대 120시간을 일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주 4일 주창자들은 충분한 여가와 휴식이야말로 생산성을 높이는 노동 혁신이라고 반박한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과로에서 벗어나 우리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한다. “집단 전체가 나서 창의적인 변화를 찾을 때, 모두가 과로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저자의 비전 제시를 새길 때다. 

윤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