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7은 아우디 SUV 모델의 맏형 격이다. 시승 차는 디젤엔진이 탑재된 Q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으로, 강인하고 큼직한 외모와 달리 주행 감각은 디젤차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조용하고 부드럽다. 일반 도로는 물론 고르지 않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승차감도 장점이다. 

시승 차는 아우디가 국내 첫선을 보인 한정판 모델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이다. 아우디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은 소비자 개인별 맞춤 디자인이 가능하고, 아우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주문할 수 있다. Q7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은 지난해 6월 국내에 10대 출시됐고 현재는 모두 판매된 상태다. 

Q7의 몸집은 대형 SUV 못지않게 육중하다. 그러면서도 한정판 모델다운 올블랙(All Black) 색상, 곳곳에 부각된 직선으로 꽤 날렵한 분위기를 낸다. 차체 길이는 5m를 넘고, 너비와 높이는 각각 1970㎜, 1780㎜, 휠베이스(앞·뒤 바퀴의 중심부 간 거리)는 3m 수준이다.

차체 길이가 5m를 넘는 SUV는 흔치 않다. 국내에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BMW X7, 포드 익스플로러, 링컨 네비게이터,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트래버스 정도다. 국산 SUV 중 가장 큰 편인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차체 길이는 4980㎜로, 5m를 넘지 않는다.

전면부 그릴, 범퍼, 디퓨저 등에는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기본 적용한다. S라인은 ‘최고의 성능(Sovereign Performance)’이라는 의미의 아우디 고성능 모델 제품군이다. 한눈에 고성능을 알아볼 수 있도록 외장 곳곳에 역동성을 드러내는 요소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비행기 프로펠러가 도는 듯한 5더블 스포크 21인치 휠과 탁 트인 느낌을 주는 파노라믹 선루프도 들어갔다. 

특히 레이저가 탑재된 HD(High Defini-tion) 매트릭스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라이트와 LED 테일라이트는 차체 윤곽을 강조한다. 특히 일반 LED보다 높은 휘도(밝기)의 LED를 촘촘하게 배열, 넓은 가시 범위를 제공하고, 시인성도 높였다. 회전 방향으로 순차 점등하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방향 지시등)이 장착됐다. 

아우디 Q7 50 TDI 콰트로 익스클루시브 에디션  코냑 브라운 내부. /아우디코리아
아우디 Q7 50 TDI 콰트로 익스클루시브 에디션 코냑 브라운 내부. /아우디코리아
실내는 화려하지는 않되, 안락한 분위기를 낸다. 시승 차는 시트(좌석), 도어 트림(문짝), 암레스트(팔걸이) 등 내장재에 적갈색의 코냑 브라운을 사용했다. 또 매우 강력한 붉은 색인 크림슨 레드도 고를 수 있다. 시트는 가죽을 사용해 부드럽고 푹신한 느낌을 낸다. 

디스플레이는 상부와 하부 터치 스크린으로 2단 구성했다. 매우 정돈된 느낌이다. 위쪽 화면은 자동차 상태, 미디어(오디오 등), 내비게이션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설정할 수 있다. 주행, 서스펜션, 스티어링, 시트, 실내외 조명 및 시야 등도 조작이 가능하다. 아래쪽 화면으로는 통풍·열선 시트, 공조 장치를 비롯한 부가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조작 방식은 다소 불편했다. 다른 차보다 스크린을 길고, 힘 있게 눌러야 디스플레이가 반응한다. 시스템 오류로 착각해 디스플레이를 껐다가 다시 켜보기도 했지만, 조작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정지 상태에서 이런 문제는 사소할 수 있지만, 운전 중일 때는 자칫 사고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폰트가 크고, 단순한 디자인도 투박해 보인다. 

아우디 Q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 내부. /아우디코리아
아우디 Q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 내부. /아우디코리아

2열 좌석 레그룸(다리 공간), 헤드룸(머리 공간), 트렁크는 모두 여유롭고 넉넉한 공간이다. 3열도 이용할 수 있지만, 맨 뒷자리는 공간이 넓지 않아, 성인은 타기 힘들고, 어린이 정도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좌석을 모두 접어 트렁크로 활용하는 것이 알맞다. 트렁크는 3열을 접은 기본 공간이 740L이고, 2열까지 모두 접으면 1955L로 넓어진다. 캠핑, 레저 활동에 유리하다. 

Q7 50 TDI의 숨은 매력은 주행에 있다. 3.0L V6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TDI)와 8단 팁트로닉 변속기는 크고 묵직한 차를 힘차게 이끈다. 최고 286마력, 최대 61.1㎏·m의 힘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6.1초다. 최고속도는 시속 241㎞다. 연료 효율은 복합 기준 L당 11㎞(도심: 9.7㎞ /L, 고속도로: 13㎞/L)다.

디젤차는 가솔린차보다 시끄럽고 덜컹거린다는 선입견이 있으나, 주행하는 동안 불필요한 소음이나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차체 거동도 부담스럽지 않다. 고속도로에 올라 시속 100㎞까지 속도를 높이면 실내로 바람 소리가 다소 들려오지만, 귀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바닥이나 선루프에서 들어오는 소음도 적은 편이다. 

아우디 독자 개발의 기계식 네 바퀴 굴림 시스템 콰트로 덕분에 도심이나 고속도로는 물론, 자갈이나 흙이 섞인 산길, 오르막길에서도 차가 덜컹거리거나 굼뜬 느낌은 없다. 콰트로는 네 바퀴에 엔진의 힘을 고루 전달하기 때문에 눈이나 빗길에서도 안정적인 접지력(땅에 잘 붙는 힘)과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다양한 안전·편의 품목도 강점이다. 주행 중 사각지대나 차 후방에 다른 차가 가까이 오면 사이드미러를 통해 경고 신호를 보낸다. 여기에 전·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 360° 카메라 등이 장착됐다.

주행 중 차선을 지키는 액티브 레인 어시스트,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는 장거리 주행 피로를 줄인다. 하차 경고 시스템과 교차로 보조 시스템 등이 적용된 프리센스 360°는 탑승자와 보행자 안전을 함께 지킨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활용해 주행 상황과 선호에 따라 지상고(지면에서 차 바닥까지의 높이)를 최대 90㎜ 조절할 수 있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를 통해 컴퍼트(편함), 다이내믹(역동) 등 취향에 맞는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차·운전자·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아우디 커넥트 시스템 등도 갖췄다. 한정판인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에는 고급 오디오 브랜드 뱅앤드올룹슨의 3D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해당 차종을 공식 판매사(딜러)에서 구입하면 기본 보증을 5년 또는 15만㎞(선도래 기준)로 확장해준다. 

모두 팔려나간 Q7 50 TDI 콰트로 익스클 루시브 에디션의 가격은 1억2799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일반 모델인 Q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은 1억1070만원이다. 

권유정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