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제18대 통계청장,
전 유엔 통계위원회 의장단 /사진 서울대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제18대 통계청장, 전 유엔 통계위원회 의장단 /사진 서울대
“빅데이터(big data), 거대 모형(big mod-el), 강력한 컴퓨팅(big computing)의 결합, 이른바 ‘스리 빅스(Three BIGs)’의 상호작용은 전 세계적으로 사회체제와 경제체제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이에 서울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 최고급 실무 전문가 및 최고경영자(CEO)를 양성하고자 한다.”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서울대가 ‘전문가 과정(이하 고급 전문가 과정)’을 마련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제18대 통계청장을 지낸 류 교수가 주관하는 이 과정은 서울대가 2018년 고용노동부와 함께 개설했다. 참가생은 4개월간 빅데이터, 핀테크, AI 분야의 이론 교육을 받고 3개월간 기업이 제시한 문제를 팀 과제로 해결하는 ‘캡스톤 프로젝트(기업 실무 경험)’를 수행한다. 총 7개월간의 교육을 마친 수강생 상당수가 관련 기업에 취업하거나 스타트업을 창업한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대는 11월 11일부터 해당 과정의 10기 모집을 시작했다. 접수 마감은 12월 3일이다. 서류 심사와 면접 심사를 거쳐 12월 11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후 12월 23일부터 내년 7월 23일까지 총 1040시간을 교육받는다. 특히 올해는 기업 CEO와 임원급이 참여할 수 있는 ‘빅데이터 AI CEO 과정(이하 CEO 과정)’도 신설했다. 접수는 11월 22일부터 12월 9일까지다. 마찬가지로 서류 심사와 면접 과정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별, 12월 26일부터 내년 6월 26일까지 교육이 진행된다. 류 교수는 “AI 기술의 최신 동향과 실질적 비즈니스 활용을 극대화하는 과정”이라며 “기업의 디지털 변환을 이끌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가 고급 전문가 과정을 마련한 배경이 궁금하다.

“최근의 기술혁신을 말해주는 주요 키워드는 ‘빅데이터’와 ‘AI’다. 기술 변화로 새로운 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그것에 맞게 직업 훈련도 바뀌어야 한다. 고급 직업 훈련에는 대학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서 서울대가 고용노동부 지원을 받아 해당 과정을 7년째 운영하고 있다. 대학과 산업 현장에서의 인력 수급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학생이 실제 기업 현장에 나가 배운 지식을 접목해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교육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누가 지원하면 좋은가.

“해당 과정은 기술적 심화 학습과 실습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빅데이터, AI, 핀테크 분야에서 실제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분석, 모델링, 딥러닝, 프로그래밍 기술 등을 깊이 있게 배울 것이다. 또 다양한 프로젝트와 실습을 통해 이를 응용할 기회까지 얻게 된다. 여기서 습득한 전문성을 활용해 관련 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고, 추가 진학도 가능하다.”

빅데이터, 핀테크, AI 분야의 비전공자가 지원해도 괜찮은가.

“물론이다. 해당 분야 전공자거나 관련 실무 경험이 있는 지원자라면 교육과정 이수가 용이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비전공자도 훌륭하게 본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교육 과정 초기에 기초 지식을 다질 수 있는 세션을 제공해 초보자도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

실무 역량도 키울 수 있다고.

“그렇다. 해당 과정은 4개월간의 교과 교육 과정과 3개월간의 캡스톤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다. 심층적인 이론 교육을 끝낸 뒤, 기업에 근무하면서 현안과 관계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생생한 실무 경험이 가능하다. 실습이 진행되는 3개월간 한 달 단위로 ‘프로젝트 평가 발표’ 기회를 가지며, 서울대 지도 교수진의 피드백 및 평가 등을 통해 프로젝트 방향성 및 내용 점검도 진행된다.”

올해 기업인 대상의 CEO 과정도 개설했다. 고급 전문가 과정과 무엇이 다른가.

“기업가가 변해야 기업이 변한다. 기업가가 기술 변화를 알아야 필요한 전문가를 고용한다. CEO 과정은 기업의 CEO 및 최고위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한다. 세계적 수준의 서울대 교수진과 연구진이 함께해 빅데이터, AI 분야의 최신 동향 파악과 실질적 비즈니스 활용을 극대화하는 과정이다. 기업의 디지털 변환을 이끌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참가자는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경영 전략에 통합하는 아이디어를 얻게 될 것이다.”

선발 과정에서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첫째는 본 과정에 대한 수행 의지 및 열정이다. 전문가 과정은 4개월간 주 4일 전일제로 하루 8시간 교육을 진행하고, 3개월 실습 과정의 경우, 주 5일 전일제로 기업 측 상근을 통해 프로젝트 과제를 수행한다. 체력과 열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중에 지치기 마련이다. 본 과정을 끝까지 수료해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필수다. CEO 과정도 6개월간 꾸준히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둘째는 협업 능력 및 열린 마음이다. 고급 전문가 과정은 팀 과제 형태 프로젝트가 여러 건 진행된다. 협동심이 부족하면 과제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 CEO 과정의 경우, 빅데이터, AI 분야의 CEO 및 투자사 대표와 네트워킹 기회가 자연스레 형성된다. 기업에 필요한 투자 커넥션 및 필요한 기업 경영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열린 소통 자세가 요구된다.”

어떤 강사진으로 구성될 예정인가.

“두 과정 모두 서울대 석학 및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맡을 예정이다. 고급 전문가 과정의 강사진은 데이터 사이언스, 핀테크, AI 분야에서 최신 연구와 실무 경험이 있는 서울대 교수진 및 현업에서 활동하는 최고 실무 전문가로 이뤄져 있다. CEO 과정은 경영 전략과 기술의 통합을 강조하는 커리큘럼으로 경영, 데이터 과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서울대 교수진이 주도한다. 이와 함께, 산업계의 선도적인 전문가도 강사진에 포함돼, 현장의 경험과 성공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교육 과정 성과를 보여줄 만한 사례가 있나.

“본 교육 과정의 특징은 단순히 이론 수업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과정 내내 실습이 병행됨으로써 현장 적응력을 키운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7년간 소수의 특허와 다수의 실무 적용 결과물이 얻어졌다. 가령 자금 세탁 등 이상 거래 탐지 모형을 개발했고, 편의점 빅데이터를 이용한 재고 효율화 방안을 제안했고, 텍스트 분석 기법을 활용해 법조문 자동 분류 시스템도 구축한 바 있다.”

모든 과정을 수료한 뒤 어떤 혜택이 있나.

“우선 서울대 인증 수료증이 제공된다. 또 실무 중심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미래 산업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해당 과정을 통해 다른 학습자, 교수진, 업계 전문가와 네트워킹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전문가 과정의 경우, 프로젝트에 훌륭하게 임할 경우 기업 측에서 채용 기회 부여할 수도 있다. CEO 과정의 경우 실제 교육 과정에서 작성한 사업계획서 등이 실질적으로 기업 비즈니스 현장에 적용될 수 있다.” 

김우영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