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깨우는 모닝콜’, 배리 아이켄그린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UC 버클리) 경제학 교수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마리오 드라기가 올 9월 펴낸 ‘유럽연합(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를 두고 이렇게 평했습니다. 일명 드라기 보고서는 경제성장 부진 배경으로 혁신이 좌우하는 총요소생산성(TFP)에서 유럽이 미국보다 약 20% 낮은 현실을 지적합니다. 이어 일반데이터보호규정(GDPR) 및 인공지능(AI) 법 같은 규제의 복잡성과 비일관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연간 8000억유로(약 1195조원)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제언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혁신 뒤진 유럽, AI로 추격 시동’은 유럽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0대 디지털 플랫폼 가운데 유럽산이 한 곳도 없는 혁신 부진의 현실과 이를 극복하려는 유럽의 노력을 조명합니다.
유럽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노동, 자본, TFP 모두 빨간불이 켜진 상태입니다. 저숙련 노동자의 이민 유입은 늘지만, 자본시장의 상대적 미성숙과 규제 강화는 TFP로 대표되는 기술혁신을 이끌 인재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의 유출을 부추깁니다. 드라기 보고서는 유럽이 매년 인구 100만 명당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 졸업생 845명을 배출해 1106명을 내놓는 미국에 뒤진 데다 그마저도 고숙련 인재가 높은 임금 등 더 나은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역외로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 2008~2021년 유럽에서 생겨난 유니콘 중 30%가 본사를 해외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2023년 유럽의 AI 분야에 몰린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80억달러로 같은 기간 미국(680억달러), 중국(150억달러)에 크게 뒤집니다.
EU는 11월 8일(현지시각) 비공식 정상회의를 통해 드라기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EU 경쟁력에 관한 부다페스트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높아지는 규제 장벽, 부진한 자본시장, 심화하는 고령화, 인재 유출,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 속 저성장 등에 직면한 오늘의 유럽 경제 문제는 규제 입법 쏟아내는 국회, 밸류업 요구되는 자본시장, 세계 최저 수준 출산율, 한국 자산가의 순 유출 등 한국 경제를 떠올리게 합니다. 오늘의 유럽을 깨우는 모닝콜이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또!트럼프, 우리는 대비하고 있는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나라를 힘들게 했던 그 트럼프가 돌아왔다. 트럼프는 괴짜 대통령이란 생각이 강했는데, 이번 재선을 생각하면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 1위 미국조차도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태도, 어떤 통상 정책을 펼쳐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주민 회사원
환율·금리·물가, 트럼프 폭풍 우려
트럼프 2기 주요 변화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좋았다. 특히 보편 관세에 대한 설명과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 등이 나와서 이해가 잘됐다. 트럼프 당선으로 환율과 금리,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라는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적인 변동성에 불과하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김용수 펀드매니저
충성파로 덮인 트럼프 2기 행정부
TV쇼 앵커를 국방 장관으로 앉히고, 충성파를 발탁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은 쇼킹하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정부효율부 수장에 앉힌 엽관제가 정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뜻이 맞는 사람으로 채울 수 있는 미국 정치 시스템이 부럽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항상 인사로 싸우기만 하는데 말이다.
-이성로 은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