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 - 서울대 의대 방사선응용과학 박사, 서울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겸임부교수, NVIDIA Healthcare AI Council Member(미국),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 전문위원, 전 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 부센터장(영상의료기기 명품화지원실장), 전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영상의학) 연구부교수/사진 조선비즈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 - 서울대 의대 방사선응용과학 박사, 서울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겸임부교수, NVIDIA Healthcare AI Council Member(미국),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 전문위원, 전 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 부센터장(영상의료기기 명품화지원실장), 전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영상의학) 연구부교수/사진 조선비즈

외과 의사는 수술 전에 영상의학과에서 촬영·판독한 영상을 보고 수술 준비를 한다. 그런데 엑스레이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은 영상은 흑백 2차원이다. 영상의학과 전문의야 늘 영상을 보니 쉽게 이해하지만, 정작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 의사는 영상을 실제 인체 내부와 바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다.

의사는 영상 판독 결과물을 다시 해석하는 별도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잘 해내지 못하면 수술 사고가 난다. 복잡한 수술은 수술 도중에도 엑스레이를 자주 촬영하는데, 이렇게 방사선을 자주 쏘다 보면 의사의 손에 피부암이 생기기도 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 부센터장을 지낸 박상준 서울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의사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안전한 영상 장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서울대학교병원 1호 원내 스타트업, 메디컬아이피의 창업 배경”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메디컬아이피를 2015년 창업해 개발한 ‘메딥프로 AR’은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수술 내비게이션이다. 증강현실은 실제 사물을 볼 때 그 위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워 이해를 돕는 기술이다. 

수술 내비게이션에 증강현실을 적용한 것은 메딥프로 AR이 세계 최초다. 올해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의 10대 대표 과제 성과로 선정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메디컬아이피 사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나 개발 여정을 들었다.

'메딥프로 AR'을 소개해달라.

“메딥프로 AR은 의료 영상을 안내 지도로 이용해 수술을 안내하는 장비다. 메딥프로 AR 소프트웨어를 병원 전산 시스템에 설치하면 MRI로 촬영한 환자의 환부가 인공지능(AI)을 통해 AR로 재구성된다. 이차원 평면의 MRI 영상이 고글이나 태블릿 PC에 실제 환부 같은 모습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이때 구현된 3D 영상의 오차는 1.9㎜에 불과하고 인체 구조물 인식 정확도는 96%에 육박한다.”

메딥프로 AR의 장점은 뭔가.

“수술 전 단계(pre-operation)에서 수술 의사는 MRI와 메딥프로 AR을 함께 보고 효율적이고 안전한 수술 방법과 경로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 또 수술받을 환자도 메딥프로 AR을 통해 환부의 상태와 수술 방향에 대해 더 쉬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어떤 수술에 적용할 수 있나.

“메딥프로 AR은 수술 난이도가 가장 높은 뇌종양을 대상으로 등록했다. 최근에는 뇌실내출혈이나 물뇌증 환자에게까지 확장해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수술 외 범위로 활용도를 넓히면 의대생이나 전공의에게 교육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서울대·강원대·제주대 의대에 교육용으로 납품됐다.” 

또 어떤 제품을 개발했는가.

“앞서 3D 프린팅을 하는 ‘아낫델’도 출시했다. 실물과 거의 유사한 촉감과 형상으로 인체 장기를 입체로 인쇄하는 장비다. 수술할 부위를 입체로 보면서 수술 계획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메딥프로 AR과 같은 맥락이다.”

상용화 계획은.

“메딥프로 AR을 실제 수술에 적용했을 때 수술 경로에 대한 안내와 실시간 치료 계획 수립·수정이 가능하도록 수술 경로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해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인허가와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유병훈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