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펙스가 개발한 혈액투석 필터를  연구원들이 들고 있다. 사진 중앙 장비가 중환자용 인공신장기다. /사진 조선비즈
시노펙스가 개발한 혈액투석 필터를 연구원들이 들고 있다. 사진 중앙 장비가 중환자용 인공신장기다. /사진 조선비즈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 배출하는 몸의 필터다. 신장이 손상돼 기능을 못 하는 질환이 신부전이다. 만성 신부전 환자는 인위적으로 노폐물을 거르는 혈액투석을 받아야 한다. 혈액투석은 혈액을 빼내 몸 밖에 있는 투석기(인공신장)로 통과시켜 노폐물과 과다한 수분을 제거한 뒤 다시 환자 몸 안으로 넣어주는 방식이다. 

국내 만성 신장병 환자는 2022년 기준 29만6000명, 혈액투석 환자 수는 약 13만5000명이다. 그럼에도 국내 혈액투석 제품 전량을 수입에 의존했다. 이 탓에 제품 선택지가 적고, 공급 불안도 있었다.

국내 나노 소재 부품 기업인 시노펙스가 자체 필터 분리막 기술을 활용해 처음으로 국산 혈액투석 장비를 개발했다. 이 회사의 인공신장기용 혈액 여과기(혈액투석 필터) 11종은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 성과는 국내 기업 최초다.

최근 조선비즈와 만난 이진태 시노펙스 인공신장사업부 본부장은 “이제 혈액투석 필터를 국산 제품으로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며 “지난 8월부터 일반 환자 대상 첫 혈액투석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시노펙스에서 개발한 제품은 기존 외산과 무엇이 다른가.

“수입 혈액투석 필터 제품은 2~4종류에 그쳤는데, 시노펙스는 이를 11종으로 개발해 환자 체질에 따라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다. 시노펙스 필터는 수입 제품보다 두께가 15~25% 얇은 첨단 분리막을 적용해 노폐물 제거 효과가 8~10% 더 크다.” 

이진태 시노펙스 인공신장사업부 본부장 - 동의대 경영학 박사, 스웨덴 갬브로 컬리지, 전 GLG컨설팅(자문위원, 의료기기), 전 갬브로 코리아  영업이사, 전 케이알디 대표이사 /사진 조선비즈
이진태 시노펙스 인공신장사업부 본부장 - 동의대 경영학 박사, 스웨덴 갬브로 컬리지, 전 GLG컨설팅(자문위원, 의료기기), 전 갬브로 코리아 영업이사, 전 케이알디 대표이사 /사진 조선비즈

시노펙스만의 노하우는 무엇인가.

“시노펙스는 헤모글로빈을 측정하기 위해 광원 여러 개를 사용하던 부분을 단일 광원으로 바꾼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 무게와 유지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신사업에 대한 강한 투자 의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너지를 내 개발 성공 결실로 이어졌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이하 범부처사업단)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는가.

“범부처사업단은 시노펙스의 기술력을 인정해 2020년부터 제품 개발부터 인허가 과정까지 밀착 지원했다. 또한 범부처사업단은 내년 말까지 후속 연계 사업에 37억5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가 개발 중인 '원격모니터링 이동형 혈액투석의료기기'인 인공신장기, 정수기, 혈액여과기 10개 모델은 사업단이 선정한 국산화를 위한 올해 10대 연구개발 대표과제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시노펙스는 이동형 인공신장기와 이동형 혈액투석 정수 장치를 개발해, 지난해 8월부터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임상 시험을 하고 있다. 내년에 품목 허가 등록이 목표다. 중환자용 인공신장기는 지난 8월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았다.”

허지윤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