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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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고령화 시대의 초기 형태인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 이상·2000년 도달)를 넘어 중기 형태인 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2018년 도달)로 진입한 지 오래고, 지금은 후기 형태인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2026년 도달 예상)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나날이 커져가는 경제 규모, 앞서가는 첨단 과학, 발전하는 의료 기술, 저출산 등과 관련 깊다. 사람의 기대수명 역시 하루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이제는 ‘100세 시대’가 아닌 ‘120세 시대’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하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기대수명의 획기적인 연장, 즉 이른바 ‘장수 혁명’이 수면 위로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노후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경제력 확보는 숙제다. 2020년 기준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평균치(14.2%)를 훌쩍 넘어선 40.4%라고 한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120세 시대,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노후를 책임져줄 경제력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노후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자산 관리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각종 통계 자료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경우 국민 개개인의 총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70% 선이라고 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수준으로 총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인 여타 선진국의 두 배 수준이다. 총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만큼 성공적인 노후를 위한 부동산 투자 전략은 자산 관리의 핵심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 /사진 뉴스1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 /사진 뉴스1

노후 준비용이라면 수익성보다는 안전성과 환금성에 투자해야

통상 부동산 투자의 3요소라고 하면 수익성·환금성·안전성을 말한다. 이는 투자 성향, 자산 규모, 연령 등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 부동산 투자 시 우선순위를 정할 때 판단의 근거로 사용된다. 만일 노후 준비가 목적이라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수익성보다는 안전성과 환금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나치게 높은 투자 수익률에 현혹돼 섣불리 사기성 매물에 접근한다면, 이는 곧 투자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은퇴 이후 노후는 감내하기 힘든 고단한 삶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노후 준비를 위한 부동산 투자라면, 큰 폭의 매각 차익을 노리는 접근 방식보다는 원활한 현금 흐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하고 접근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내 집에 거주하면서 노후 생활 보장해 주는 주택 연금에 주목해야

주택을 소유한 경우라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으로 주택 연금에 가입하기를 추천한다. 주택 연금에 가입하면, 주택 소유자는 자기 집을 담보로 제공하되 거주를 이어가면서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 있다. 국가가 보증하는 일종의 역모기지형 대출 상품인 셈이다. 가입 요건은 부부 중 1명이 만 55세 이상이고, 부부 기준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면 된다. 대상 주택으로는 단독주택, 다세대·연립주택, 아파트는 물론 노인복지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도 가능하다. 다만 주택 연금 가입자라면 가입 후 계속적으로 해당 주택에 거주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위반할 경우 주택 연금 지급이 정지될 수도 있다. 실례로 공시가격 5억원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60세인 사람이 주택 연금에 가입하면, 가입 즉시 평생(가입자 사망 시까지) 매월 약 100만원(정액형 기준)을 받을 수 있다. 노후 생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현 단국대 부동산건설 대학원 외래 교수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현 단국대 부동산건설 대학원 외래 교수

사기성 개발 정보, 지나치게 높은 임대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아야

노후를 준비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50~60대가 적지 않다.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로 불리며 고도의 경제성장과 부동산 불패 신화를 직접 체험하고 지켜본 연령층이다. 이들은 평상시 부동산 투자를 즐겨하고, 상대적이지만 여타 연령층보다 총자산 대비 부동산 상품 비중이 높다. 내 집 마련은 기본이고, 월세 수입을 목적으로 임대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다만 사기성 개발 정보를 맹신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임대 수익률에 현혹돼 섣불리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후를 망치는 위험한 투자 행위다.

사기성 개발 정보로 막대한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획 부동산 토지 매입이 있다. 최근 몇 년간 기획 부동산 업체가 즐겨 홍보해 온 GTX(광역급행철도) 개발 이슈가 그랬다. 해당 토지와 근접한 곳에 수도권 GTX 연장 노선이 들어설 예정인데, 만일 기획 부동산 업체가 매각 중인 일단의 토지를 매입해 빌딩을 신축한다면, 초대박이 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사기성 개발 정보에 현혹된 투자자가 토지를 매입하고 난 후 뒤늦게 알아보니, GTX 연장 노선은 오리무중인 가운데 정상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가격(시세의 10배 수준)에 매입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한편 지나치게 높은 임대 수익률을 보고 거액을 투자해 노후 준비를 망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방 유명 관광지나 수도권 신도시 소재 분양형 호텔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분양형 호텔은 수분양자라고 불리는 투자자가 객실별로 소유권을 갖되 호텔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업체가 수익(객실 임대료)을 배분하는 형태를 띤다. 하지만 호텔 등급을 매길 수 없기에 분양형 호텔을 판매하면서 등급을 언급하거나 또는 특급 호텔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면, 이는 엄연한 사기 행위다. 또한 분양형 호텔 판매 광고에 실린 문구를 유심히 살펴보면, 연 10~15%대를 넘나드는 매우 높은 투자 수익률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현실성 없는 공실률 제로 및대출을 최대한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지렛대 효과)를 과대 포장해 반영한 수치일 경우가 많다.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특히 광고 문구 곳곳에 확정 수익률 연 10% 보장, 확정 수익률 연 12% 책임 등과 같은 말이 자주 등장하는 경우, 설령 사실일지라도 이는 분양 판매를 위한 미끼 상술로, 보통 1년 이하의 기간을 보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울러 분양형 호텔은 일반적인 부동산 매물이 아닌 관계로 투자자가 사정상 매각을 원하더라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환금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노후 준비에 적합하지 않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