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의 비즈니스 레슨
제국의 설계자
크리스토퍼 마이클 우드│플랫폼9와3/4 옮김│파이퍼프레스│1만9000원│243쪽│11월 4일 발행
2023년 시작된 테일러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는 외교적 논란으로 비화(飛火)되기도 했다. 2023년 아세안· 호주 특별 정상회의 기자회견장에서 당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에게 에라스 투어에 대한 질문이 나온 것이다.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독점 공연이 아세안 지역의 협력 정신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리셴룽 총리는 독점 계약 사실이 주변국에 대한 적대 행위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스위프트는 2024년 3월 싱가포르에서 여섯 차례 공연했고, 주변국에서 몰려든 팬으로 싱가포르 경제는 특수를 누렸다. 그 결과 애초 2.3%로 제시됐던 싱가포르의 올해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최근 3.5% 이상으로 상향됐다. 싱가포르 무역산업부(MTI)에 따르면, 2024년 1·2 분기 각각 3.0%였던 싱가포르 GDP 성장률은 3분기 5.4%로 치솟았다.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 효과로 도소매 경기가 회복된 것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스위프트의 콘서트가 열리는 지역에는 경기 부양 효과가 발생한다는 ‘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의 대표 사례다. 올해 말 끝나는 디 에라스 투어의 총수입은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23년 수입이 10억달러(약 1조3989억원)를 넘어섰다. 여러 나라 정상이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디 에라스 투어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스위프트의 스토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스위프트의 전 앨범과 시대(era)를 대표하는 곡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그녀의 음악적 여정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스위프트는 1989년 12월 13일(이하 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태어났다. 과거 철강, 석탄, 철도 산업의 중심지였던 레딩은 20세기 중후반 미국 제조업의 쇠퇴로 인구가 감소하고 빈곤율이 상승하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의 대표 지역 중 하나다. 증권 브로커인 부친과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던 모친은 스위프트의 음악적 재능을 꽃피우기 위해 테네시주 내슈빌로 이사했다.
스위프트의 음악이 경기 부양 효과를 일으킬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시대적 상황과 음악을 듣는 사람의 감정을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사회적 고립감을 느낀 사람은 2020년 스위프트가 발표한 정규 앨범인 ‘포크로어’와 ‘에버모어’를 통해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음반에 대해 “추운 방에 놓인 포근한 담요 같았다”면서 “스위프트가 만든 것은 음표로 구성된 노래가 아니라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적언어’”라고 정의했다. 디 에라스 투어 공연 도시별 맞춤형 굿즈를 제작한 것은 스위프트의 마케팅 능력을 보여준다.
스위프트는 신드롬을 만들기도 한다. 2024년 9월 10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토론 후 스위프트는 자신의 고양이 벤저민을 안고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해리스 지지 선언을 했다. 이후 유권자 등록을 돕는 Vote.org 방문자가 하루 평균 3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폭증했다. 스위프트가 영향력 있는 리더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그는 2014년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포티파이에서 자기 음악을 뺐고, 2015년 당시 최신 앨범인 ‘1989’를 애플뮤직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공개편지를 보냈다. 애플이 애플뮤직 무료 체험 기간에 가수에게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이후 애플은 무료 체험 기간에도 가수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꿨다. 스위프트가 데뷔 초부터 마이스페이스 같은 플랫폼으로 팬과 소통하고, 소셜미디어(SNS) 댓글에 직접 응답하고, 피드백을 음악에 반영한 경험이 축적된 결과다. 진정성 있는 교류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능력은 기업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
트럼프의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이 온다
제재 전쟁
조의준│스리체어스│1만8000원│256쪽│11월 27일 발행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으로 2016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트럼프 1기 정부의 처음과 끝을 워싱턴에서 지켜본 저자에게 트럼프 2기 정부의 전망을 들어보자. 그는 트럼프의 말 폭탄 속에 제재와 수출 통제를 통해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을 치르는 미국의 전략이 있다고 한다. 전쟁에 지친 세계 초강대국 미국이 제재와 수출 통제를 통해 어떻게 패권을 유지하려고 할지 점검할 기회가 될 것이다.
주주 권리 탈환 전쟁, 그 한복판에서
할 말 하는 주주
김규식│에프엔미디어│2만원│388쪽│12월 5일 발행
주주자본주의 실현을 꾀하는 행동주의 펀드 FCP와 ‘주인 없는 회사’ KT&G 간 공방전의 비사를 담았다. 변호사 출신 펀드매니저인 저자는 행동주의 펀드는 어떻게 주식시장을 변화시키는지를 알려준다. 주식시장에 투자한 이, 한국 경제에 관심이 많은 이에게 ‘경영권 분쟁’이라는 사건의 내막을 이해할 단초를 제공하는 동시에, 한 편의 대하드라마와도 같은 흥미진진한 논픽션이 펼쳐진다.
노동 희소 사회, 알바 공화국을 위해
천만국가
우석훈│레디앙│1만8000원│330쪽│11월 25일 발행
저자는 저출생으로 인한 영유아와 청소년 수의 급격한 감소가 가져오는 다양한 사회 현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불투명한 경공업의 미래, 사회·문화적 다양성이 축소되는 납작한 사회도 출생률 감소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젊은이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주 노동자, 이민 문제 같은 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갈등과 해법을 다루고 있다.
조선을 움직인 또 하나의 원천, 부!
조선의 부자들
김준태│눌민│1만3000원│208쪽│11월 22일 발행
조선 초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한세상을 풍미했던 부자 스물세 명을 다룬다. 조선의 부자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움직였는지, 어떠한 원칙과 기준으로 부를 축적했는지 그리고 그 부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들을 어떠한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조선시대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활약한 거부의 생생한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가득하다.
은퇴 후, 나를 찾아 떠난 배낭여행 드로잉 에세이
버스타고 산티아고
신우선│시시담시시청│1만9600원│222쪽│11월 8일 발행
40년 공무원 생활을 마친 저자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산티아고’를 선택했다. 저자와 친구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그래. 모든 길을 다 걷지는 못해도 우리가 함께 버스를 타고 산티아고에 가는 그 여정이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저자가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여정을 직접 그린 스케치를 통해 공유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암호화폐 캘린더로 부자가 되는 방법
비트코인 슈퍼사이클(Bitcoin Supercycle)
마이클 터핀│스카이호스│32.99달러│360쪽│11월 19일 발행
CNBC가 ‘암호화폐의 대부’라고 부르는 저자가 비트코인 가격이 부동산 및 주식시장과 유사한 안정적인 주기로 움직이는 방식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의 사계절’ 모델을 설명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숫자, 증거, 차트 및 전략을 제공한다. 2024년 네 번째 반감기로 비트코인 공급이 감소하고 암호화폐 ETF가 시장에 출시되면 새로운 백만장자와 억만장자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