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검사는 환자의 신체 조직을 채취해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조직 일부를 떼어내 양초 성분인 파라핀으로 고정하고 염색한 후, 얇은 절편으로 잘라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조직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조직 검사는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전문성에 의해 정확도가 결정된다. 조직 샘플을 준비하는 과정도 모두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직 검사는 의료 분야 중에서도 노동집약적인 분야로 꼽힌다.
국내 기업 큐리오시스는 자체 기술로 조직 검사에 필요한 절차를 자동화하는 ‘디지털 조직 검사 장비’를 개발했다. 사람 손을 거치면 6시간이 걸리는 과정을 2시간으로 줄여 조직 검사에 필요한 수술 시간도 단축했다. 최근 만난 윤호영 큐리오시스 대표는 “그간 해외 기술에 의존해 왔던 조직 검사 장비를 국산화한 것은 물론, 성능도 외국과 경쟁할 수준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산화에 성공했다는데.
“지능형 조직 검사 장비 ‘MSP-320’을 개발해 국산화했다. 디지털 조직 검사 장비는 최근 병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장비지만, 국산 장비는 없었다. 특히 막대한 용량의 조직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만큼 최적화 시스템 구축이 관건이었다. 큐리오시스는 실험 자동화 장비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화에 성공했다.”
성능적인 면에서 경쟁력은 있나.
“‘다중 모드 광영상’ 기술을 적용해 해외 제품보다 성능을 개선했다. 다중 모드 광영상은 3~4시간씩 걸리던 조직 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필수적이다. 다중 모드 광영상 기술은 여러 파장의 빛을 쏘아 염색 없이도 세포 상태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또 빛의 파장에 따라 투과 깊이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조직을 3D로 디지털화할 수 있다.”
사업화 성과는.
“지난해 장비 출시 이후 단국대학교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대형 병원에 납품한 상태다.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여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도 밟고 있다. 현재는 허가를 받지 않아도 판매가 가능한 연구 기관 위주로 납품하면서 지난해에만 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의 도움을 받아 제품 개발, 특허, 인허가 절차를 진행했다. 2차에 걸친 특허 지원 플랫폼 사업에 참여해 디지털 병리 분야 특허 동향 조사와 특허 전략을 통한 지식재산권(IP)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우리는 또 임상학회 자문 플랫폼의 지원도 받아 병리과 전문의의 상세한 의견을 받아 기능을 구현했다. 올해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체외 진단 의료 기기 분야 인허가 자문 지원 사업에 선정돼 유관 기관과 함께 규제 관련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