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는 가족·친구·직장·동호회 등 각종 모임이 많아지면서 음주량도 늘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허리 등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중년 남성은 음주량에 따라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술과 허리 건강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간 건강은 허리 건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의학에서는 간이 전신의 근육을 주관한다는 ‘간주근(肝主筋)’ 개념이 있다. 모든 신체에 영양을 공급하는 간 기능이 저하되면 척추 주변 근육·인대 등이 약해질 수 있어,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 같은 각종 척추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아울러 음주량이 많을수록 염증이 쉽게 발생해 척추 질환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 특히 허리 디스크는 디스크 손상에 따른 염증 반응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만큼, 음주는 관련 질환을 더 악화시킨다.
만약 음주 후 허리 통증이 유독 심해진다면 방치하지 말고 치료에 적극 나서길 권장한다. 한의학에서는 척추 질환 증상 개선을 위해 추나요법, 침·약침,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 치료를 실시한다. 추나요법은 틀어진 척추·관절을 바로잡아 특정 부위에 가중되는 부담을 줄여주는 수기 요법으로, 전신 균형의 회복을 돕는다. 그리고 침 치료는 척추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순수 한약재 성분을 주입하는 약침은 척추 손상으로 발생한 염증 및 통증을 신속하게 가라앉힌다. 한약 처방은 약해진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다.
허리 통증에 대한 약침 치료는 일반적인 물리치료보다 빠른 회복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 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요통이 50% 이상 감소하는 데 물리치료군은 치료 후 평균 171일이 소요됐지만, 약침 치료군은 28일로 약 여섯 배 빨랐다. 또한 각 치료군의 통증 정도를 1~10으로 나타내는 평균 통증숫자평가척도(NRS)는 약침의 경우 치료 6주 차에 3.6 이상 감소했으나, 물리치료군은 2 미만 준 것에 그쳤다. 전문적인 치료 외에도 허리 통증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무리한 음주를 삼가야 하며 스트레스 과다, 수면 부족, 과로 등 건강에 무리가 되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 허리 건강을 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흔히 ‘브리지 자세’라 불리는 신전근 스트레칭 동작은 허리 신전근과 엉덩이 근육을 균형적으로 강화해 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아울러 긴장된 대퇴사두근을 이완하고, 허리 안정성을 높여 신체 불균형을 해소하는 대표적인 스트레칭이다.
방법은 등을 바닥에 대고 바른 자세로 누워 두 무릎을 세워준다. 양발은 골반 너비로 벌리고 11 자를 유지한다. 호흡을 내쉬면서 ‘엉덩이→꼬리뼈→등’ 순으로 바닥에서 들어 올린다. 엉덩이 근육의 조임을 느끼고 복부 긴장을 유지한 채 8초간 이 자세를 유지하고 10회 반복한다.
바닥에 누운 채 중력의 부담을 받지 않아, 디스크에 대한 자극을 최대한 줄이면서 복사근과 척추 각각의 관절을 풀어주는 복사근 스트레칭도 있다. 디스크 주변 조직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영양분의 흡수를 촉진하여 회복을 돕는다. 방법은 바닥에 등을 대고 큰대(大) 자로 팔과 다리를 벌려 손바닥은 하늘을 향한다. 오른팔을 왼쪽 머리 위 45도 방향으로 뻗고, 오른발은 발가락 끝을 뒤로 멀리 보낸다. 오른쪽 옆구리 근육이 이완되도록 늘려 15초간 이 자세를 유지한다. 제자리로 돌아와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한다.